기트(Gitte) 세종대 실용음악학과 3학년

기트(Gitte)
기트(Gitte)

저는 세종대에 재학 중인 네덜란드 유학생입니다. 현재 실용음악학과와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렸을 적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부모님 말씀으로는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계속 집에서 노래를 듣거나 부르면서 다녔다고 합니다.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을 했는데 음원 녹음, 공연, 성가대 대회 참여 등 무려 8년 동안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간 이후 다양한 음악 장르에 대한 여러 가지 경험이 쌓이면서 음악적 취향도 달라지게 됐습니다. 교회 성가대 활동을 그만둔 이후에는 개인 노래 수업을 받았습니다. ‘취미도 일이 되면 싫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직업으로 노래를 하면 금방 흥미를 잃을까봐 걱정이 됐습니다. 음악 관련 학과가 아닌 다른 전공을 선택한 이유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마음이 불편하고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음악인데 다른 과목을 공부하려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결국 저의 행복을 찾아 세종대 실용음악학과에 편입하기로 결정했고, 다행히 합격해 현재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실용음악을 공부하는 외국인으로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얘기 중 하나가 ‘케이팝(K-POP)’입니다. 네덜란드에서의 제 경험을 토대로 케이팝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열네 살쯤 케이팝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같은 반 친구가 케이팝의 엄청난 팬이어서 이 친구와 친해지다보니 케이팝 얘기를 많이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한국 노래를 그렇게 많이 좋아하는지 궁금증이 더해갔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대화를 나누면서 기억하고 있던 뮤지션 중 ‘슈퍼주니어’를 유튜브에서 찾아봤습니다.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로 놀란 것은 유럽의 밴드나 가수들과는 달리 멤버들이 너무 많았던 점입니다. 두 번째는 제가 한국어를 알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슈퍼주니어가 부르는 노래를 계속 듣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주로 클래식이나 재즈 중심의 음악을 접하다가 화려한 무대효과와 맴버들의 역동적인 춤을 보니 요즘 말로 ‘신박해’ 보여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 네덜란드에서 케이팝은 굉장히 마이너 장르라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케이팝이라는 장르를 알고 있는 네덜란드인이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니까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류가 유럽에서 점점 영향력을 확대해가면서 이제 네덜란드에도 한류 팬들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노래만이 아닌 드라마나 영화의 영향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얼마 전 암스테르담에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콘서트를 했었습니다. 네덜란드에 있는 친구 얘기로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수의 팬들이 공연을 보러 왔다고 합니다. 아마도 현란한 안무와 강렬한 힙합비트 그리고 화려한 무대가 잘 어우러지는 음악에 매료됐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럽에서 케이팝 한류 스타들이 더욱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유학생 단상〉은 우리나라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칼럼입니다. 대학생활이나 한국생활에서 느낀 점, 유학 생활의 애환, 그밖에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보내주세요. 보내주실 곳 opinion@unn.net 자세한 문의는 02-2223-5030.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