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U는 어떻게 세계에서 제일가는 혁신대학이 됐나
“9번 실패해도 1번 성공할 수 있기에 계속 도전해야 하는 것”
남들 다하는 방식 말고…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해야하는 가치에 집중하라

미누 아이프 박사가 ASU의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미누 아이프 박사가 ASU의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미국 애리조나=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미국의 애리조나주립대(ASU)는 각 산업계의 직종별 종사자들과 대학 내 교수진 간 협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문방송학에서도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미누 아이프 박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직 기자들과 교수진이 협업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캠퍼스 내에 라디오 방송국을 개국했다. 거기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이 앞으로는 직업 전선에서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직접 학생들이 겪어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통신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프 박사는 “와이파이(Wi-fi)가 보급되지 않은 곳의 사람들이 어떻게 인터넷을 사용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기술 개발이 이뤄진 것”이라며 “아프리카 비즈니스 단체에서 우리가 개발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수들은 미래의 혁신을 어떻게 이룰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직접 개발해 전 세계에 퍼뜨리는 것, ‘기업가 정신’을 교수들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계 곳곳으로 교수들이 학생들을 함께 데리고 다니며 개도국의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며 “학업적인 부분이 아니라 경험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ASU는 직원들이 주체가 된 혁신적인 학생 교육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대학 내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해,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감소시키고 심리적 균형을 이루게 할지를 항상 고민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ASU도 처음에는 학생들에 대한 상담을 대학이 지원한다는 것을 알리는 전단 배포 정도에 그쳤었다”며 “이후 직접 직원들이 대학 내에 학생들과 놀이를 하며, 건강 이야기도 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참여형 상담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ASU의 시도들에는 한 가지 공통 키워드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행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는 “혁신은 끝에 있을 결과만 보는 게 아니”라며 “우리는 ‘혁신’을 굳이 정의하려 하지 않는다. 수치화해서 계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방법, 과정을 모색하는 것, 협업 과정에서 비록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에 가치를 느끼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SU는 ‘성공하는 대학’ ‘혁신하는 대학’ ‘새로운 대학’을 목표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아이프 박사는 지도자의 리더십과 이를 지지하는 구성원들의 단결력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총장의 재임기간은 보통 4년에서 7년 사이다”라며 “임기를 꾸준히, 계속 유지하는 게 미국에서도 흔한 일은 아니다. 다만 지도자의 리더십이 꾸준히 유지된 상태에서, 그를 포함한 전 구성원이 ‘대학 헌장’에 따라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7년간 ASU의 문화는 참 많이 달라졌는데, 만일 하나의 프로젝트만 조정해 성공했고, 어떤 센터를 개설해서 그것만 성공했다면 대학 전체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교육연수단에 각자가 임하고 있는 대학의 역할과 가치를 깊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미국 내 대학들은 소수의 학생을 엘리트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며 “우리(ASU)는 공공기관(주립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다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았다. 최대한 많은 학생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는 것, 모든 학생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것, 우리의 연구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공헌할 수 있겠느냐를 고민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았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모든 것이 전제됐을 때, 위험을 동반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실패를 한다 해도 우리는 그것을 탓하지 않는다”며 “100개의 젤리를 창문에 던져 90개는 붙지 않고 땅에 떨어지더라도, 창에 붙은 10개의 젤리가 그 학교를 혁신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대학 내에 리더가 한 명일 필요도 없다. 혁신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면 그들이 모두 리더다. 대학 내에서 누구나 항상 시도하는 것이 대학을 앞으로 전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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