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한국 실천민속학회, 일본 일상과 문화 연구회, 한림대학교 일본학연구소가 6~7일 이틀간 한림대 국제회의실에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동아시아 삼국(한‧중‧일)의 민속학자들과 미국, 독일어권 민속학의 전문 연구자가 모여 ‘포스트제국의 문화권력과 버내큘러(vernacular): 민속학으로 일상을 묻다’를 주제로 열띤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한국 사회는 식민 지배와 냉전 체제, 서구적 근대화와 산업화, 그리고 전 지구화와 디지털문화화 등을 거치며 그 어떤 나라들보다도 급격하고 치열하게 근현대 시기를 통과해 왔다. 표제에 보이는 ‘포스트제국’이란 이런 가열(苛烈)한 역사 과정에서 우리가 마주해온 현대 사회의 실존적 이슈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자아와 타자 간의 불균등한 권력관계에서 전개된 근현대 역사, 그 중심은 물론 주변부에 산재(散在)한 사회문화적 상흔들과 기억들은 학지적·제도적·일상적 영역에서 여전히 제국주의적 욕망과 탈제국주의적 의지를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버내큘러(vernacular)’를 핵심적 열쇠말로 현대 사회의 일상적 과제들을 천착해 본다. 다소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버내큘러는 미국민속학에서 기왕의 ‘포클로어(folklore)’를 갈음하며 근년 새로이 부상한 방법론적 개념이자 인식이다. 범박하게 말하면 지배적인 문화, 즉 제도화한 문화권력의 자장권(磁場圈)에서 끊임없이 영위되어온 국지적, 비공식적, 실제적, 역동적, 창발적인 언어와 행위 등이다. 이러한 다종다양한 버내큘러 문화를 이론적, 실천적으로 고찰함으로써 그 일상의 실존적 영위들이 제국적 혹은 탈제국적 문화권력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배와 저항, 혼성, 모방, 전용, 경합, 환류 등의 형태로 생산, 소비되는 과정과 의미를 짚어볼 예정이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버내큘러라는 방법론적 인식을 각국의 민속학자들이 모여 한국학계에서 처음으로 논의하는 자리로서, 버내큘러의 개념이 가진 민속학의 성찰적 방법론, 지성사적 방법론으로서의 특장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동아시아 민속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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