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미네르바스쿨 등 세계유수대학과 새로운 세계대학평가시스템 연구
3~5일 인천대 송도캠퍼스 '제2회 한자대학포럼'에 세계 63개 대학, 11개 대사관 참석

3일 열린 제2회 한자대학동맹 콘퍼런스에서 (왼쪽부터)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창립자. 알렉산드르 카트라이트 미주리대 총장, 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새로운 세계대학평가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3일 열린 제2회 한자대학동맹 콘퍼런스에서 (왼쪽부터)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창립자. 알렉산드르 카트라이트 미주리대 총장, 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새로운 세계대학평가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THE·QS 등 세계대학을 평가하는 시스템은 많지만 정작 지금 시대에 필요한 ‘혁신’을 이룬 대학을 인정해주는 평가시스템은 전무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 혁신이 시급한 상황에서 ‘혁신’에 방점을 둔 새로운 세계대학랭킹을 구축하겠다.”

인천대(총장 조동성)가 세계적으로 ‘혁신대학’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네르바스쿨과 손잡고 새로운 대학평가시스템 구축에 나서며 대학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천대가 3일부터 5일까지 송도에서 ‘제2회 한자대학동맹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3일 오후 송도 경원재호텔 1층에서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창립자와 헨크 필만 네덜란드 한제대학 총장과 ‘제2회 한자대학동맹 콘퍼런스’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과 개혁에 기반한 새로운 세계대학평가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콘퍼런스에는 세계 70여 개 유수 대학 총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혁신사례를 공유하고 세계 고등교육의 미래와 새로운 대학평가시스템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혁신 사례를 두고 이뤄지는 새로운 세계대학랭킹시스템(WURI; World‘s Universities with Real Impact)이 이번 총회에서 첫 베일을 벗으며 관심을 모았다. 미네르바스쿨 같은 혁신적인 대학 모델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존 세계대학랭킹의 지표로는 정당한 평가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창립자는 “미네르바스쿨은 단순한 지식전달보다는 학생들로 하여금 비판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인성을 기르는 것을 교육목표로 설립된 대학”이라면서 “대학에 있어서 ‘연구’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는 전 세계 수많은 대학 중 일부분 대학이 담당하면 될 것으로 나머지 대학들은 각자의 교육목표에 따른 교육방향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각종 세계대학랭킹은 평가지표가 ‘연구’나 ‘평판도’ 등 연구중심대학에 유리한 지표로 이뤄져 혁신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대학은 밀려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조동성 총장은 “지금의 세계대학랭킹은 오로지 연구나 지식전달에만 매몰돼 있고 평가결과는 대학의 ‘재정’ 지표와 연동돼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넬슨 창립자도 “미네르바스쿨에는 캠퍼스도 정년을 보장받는 교수도 없고 오로지 ‘기숙사’만 있을 뿐”이라면서 “미국 대학의 경우 물리적 인프라 유지를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4만명의 학생으로부터 등록금을 받아야만 유지가 가능하지만 미네르바스쿨은 대학 운영의 고정비율을 최소화해 이의 50분의 1 자금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혁신 교육을 이뤄내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일부 세계대학랭킹시스템 평가지표에 포함돼 있는 ‘재정’ 부문이 대학 혁신을 위해 필수요소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혁신’을 위해서는 사회에서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창업’이나 이를 위한 ‘기업가정신’ ‘인성’ 등이 기반돼야 한다는 게 이번 평가시스템 개발의 취지다.

조 총장은 “기존 세계랭킹시스템을 없애자는 게 아니라 각 대학이 자신에 맞는 방식으로 평가받도록 랭킹 평가 기준을 다양화하자는 의미”라면서 ‘WURI’라고 이름 붙인 新 세계대학 랭킹을 개발하기 위해 모인 연구진은 대학이 실제적으로 지역·국가·세계 사회에 공헌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평가지표를 만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헨리 필만 한자대학 총장도 “220년 전 개교한 한자대학은 세계 그 어떤 대학보다 ‘전통적’인 대학이면서도 최근 ‘혁신’에 핵심가치를 두고 교육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학생 창업자 수가 368건에 달할 만큼 ‘창업’이나 ‘기업가정신’ ‘사회기여’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필만 총장은 “지난해 한제대학에서 한자대학동맹을 처음 개최한 것도 그 의의는 ‘사회기여’에 있다”면서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 창업이나 기업가정신을 함양시키는 쪽으로 대학의 역할을 집중해야 한다. 이런 목표를 가진 대학들의 지속가능성은 혁신교육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미국 미네르바스쿨을 비롯해 △네덜란드 한제대학 △중국 옌벤대학 △미국 노던 애리조나대학 등 36개 해외대학과 건국대·경기대·국민대·아주대 등 국내 27개 대학, 11개 대사관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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