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해 건선 환자가 정신질환 발생 위험 2배 이상 사실 밝혀내

이석준 경영학부 교수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선과 정신질환의 관계를 규명했다.
이석준 경영학부 교수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선과 정신질환의 관계를 규명했다.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광운대학교(총장 유지상)는 이석준 경영학부 교수가 의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선’ 환자가 정신질환을 겪을 위험도와 발생 기간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건선 환자는 질병보다는 주위의 편견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다. 건선은 무릎이나 팔꿈치처럼 돌출된 부위에 빨간 반점에 각질이 덮인 모양을 보이며 심할 경우 한꺼번에 온몸으로 번지기도 한다. 노출되는 부위다 보니 전염병으로 오해받기 쉬워 건선 환자들이 사회생활에서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큰 편이다.

이에 이석준 교수, 이지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방철환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임상강사, 윤재웅 광운대 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건선과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만2762명의 질병코드를 분석했다.

정신질환에는 우울증, 불안장애, 급성 스트레스 반응, 신체형 장애, 신경증성 장애, 비기질성 수면장애가 있는데, 연구결과 건선 환자는 건선을 진단받지 않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제외한 나머지 정신질환이 발생할 위험도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불안장애가 2.92배로 가장 높았고 신경증성 장애 2.66배, 신체형 장애 2.62배, 비기질성 수면장애 2.58배 순으로 나타났다. 신체형 장애는 정신적인 갈등 때문에 신체에는 문제가 없는데도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비기질성 수면장애는 신체적 원인이 아닌 정신적인 수면장애를 뜻한다.

여성은 우울증이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았고, 남성은 신경증성 장애와 신체형 장애가 나타날 확률이 높았다. 정신질환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 61일로 가장 짧았고, 우울증과 신경증성 장애가 각각 196일, 224일로 가장 길었다. 불안장애, 신체형 장애, 비기질성 수면장애는 86일에서 94일로 발병까지 3개월 가량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건선 환자가 우울증에 걸리는 기간은 53일로 2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건선이 발병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상 면역시스템 이상으로 몸속 특정 면역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석준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의 강력함과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 연구결과였다. 임상에서도 밝혀진 바 있지만 의료 빅데이터를 이용해 피부질환 건선과 정신질환과의 관계를 좀 더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거대한 양의 의료데이터 분석을 통해 질병들 간의 연관성을 규명할 수 있었다”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고 싶은 분들은 데이터 분석이 광범위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으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도구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건선 환자의 정신질환 위험도가 높고 일부 질환은 2~3개월 만에 발생할 수 있다”며 “건선 환자가 불안 증상이나 우울 증상, 불면증 등이 있을 경우 피부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 5월 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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