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작전’ 극심 전망, 주말 낀 접수일정 탓
일찍 마감하는 대학 주목하라? 8일 3개대학 접수 마감
마감일정 10일 ‘집중’, ‘군외’ KAIST 홀로 11일 마감

(사진=건국대 제공)
(사진=건국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수험생들이 그토록 노력을 쏟으며 준비해 온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6일부터 10일 중 실시된다. 일주일 남짓한 시간밖에 남지 않은 상황. 이제는 무언가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기존에 세웠던 지원전략을 다시 점검하고, 제출서류 등을 가다듬는 정도 외에는 할 일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원서접수가 목전에 다가온 지금, 마지막으로 살펴야 할 것은 원서접수 마감 일정이다. ‘경쟁을 피하라’는 대입의 기본 성공전략은 접수마감 일정을 모르고서는 실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별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일정은 언제인지, 그 중에서도 집중적으로 살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한 데 정리했다. 

■수시 원서접수 마감 8일부터 10일까지, 마지막날 ‘봇물’, KAIST만 12일 =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이다. 대학들은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따라 해당 일정 가운데 3일 이상을 정해 원서접수를 진행한다. 

수험생들이 필히 확인해야 할 부분은 원서접수 ‘마감’ 일정이다. 해당 시기를 놓치면 더 이상 원서접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해진 기한 내 입학원서를 접수하고, 전형료 결제도 마쳐야 한다. 

올해 대학들의 수시모집 마감은 8일부터 10일 중 이뤄진다. 3일 이상 원서접수를 진행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이보다 이른 시기에 원서접수를 마칠 수는 없다. 

다만, 8일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대학은 많지 않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돼 있는 대학별 원서접수 마감일정에 따르면, 8일 원서접수를 끝내는 곳은 3개 대학에 불과하다. 경인교대와 국민대가 오후5시, 서울대가 오후6시에 각각 원서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9일도 접수 마감대학이 비교적 많지 않은 편이다. 다만, 건국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서울권 주요대학 대부분이 이 날 원서접수를 마감한다는 점은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대학들의 마감일정은 10일 ‘봇물’처럼 쏟아진다. 오후4시 2개교에 이어 오후5시 광운대·단국대·세종대 등을 필두로 32개교가 접수를 마감하고, 오후6시에는 무려 113개 대학이 원서접수를 마친다. 이후로도 자정까지 간헐적으로 마감 행렬은 이어진다. 

10일 이후에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곳도 있다. KAIST는 홀로 11일 오후5시 원서접수를 마칠 예정이다. DGIST·GIST대학·UNIST와 더불어 과학기술원으로 분류되는 KAIST는 대입전형 기본사항 등의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문가들 “눈치작전 극심할 것” 이른 마감 대학 ‘주목’ = 올해 수시모집은 예년에 비해 한층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주말을 포함해 원서접수가 진행되다 보니 9일과 10일 이틀에 마감일정이 대폭 몰려 있기 때문이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막론하고 대입에서 가장 효율적인 지원 전략은 ‘경쟁을 피하라’는 것이다. 경쟁자가 많이 몰린 모집단위를 피하고, 경쟁자가 적은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것은 대입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특히, 수능최저가 있다거나 단계별 전형이 이뤄지는 전형에서 경쟁률이 낮게 형성되는 경우 차후 최상위 합격자들이 선호도 높은 중복합격 대학으로 이동하면서 지원자 대부분이 합격증을 거머쥐게 되는 일도 심심찮게 나온다. 

눈치작전은 통상 원서접수 시작일부터 시작된다. 대학들은 대개 정해진 시간 내지 실시간으로 모집단위별 지원자 등을 공개한다. 최대 지원횟수인 6회보다 많은 원서를 작성해놓은 후 마지막 경쟁률을 살펴 지원자가 덜 몰린 곳에 전형료를 결제하는 것이 눈치작전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이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공개된 경쟁률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는 점이다. 눈치작전 결과 마감 전 마지막 경쟁률을 공개했을 때는 지원자가 매우 적었지만, 원서접수를 마감하고 나면 지원자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이 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나온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미 고교 현장 등에서는 8일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대학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막판 경쟁률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눈치작전이 횡행하게 되면, 가장 먼저 접수를 마감하는 대학은 경쟁이 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자사고 3학년부장은 “일찍 원서접수를 마치는 대학들의 경쟁률은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고교 교사들 사이에서는 올해 꼭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사정이 있는 학생을 진학지도 해야 하는 경우 8일 마감대학 지원을 추천하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다만, 서울대는 이같은 눈치작전에서 다소 예외일 것이라고 봐야 한다. 경인교대·국민대와 더불어 가장 이른 8일 원서접수를 마치긴 하지만, 경쟁이 적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실상 서울대 지원 여부는 고3 이른 시기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고교 진학부장은 “서울대는 막판 경쟁률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의 경우 모집단위별 수능 응시영역 규정에 따라 미리 준비해야 하는 데다 고교 추천 여부도 일찍이 결정된다. 일반전형도 면접 및 구술고사 등을 미리 전제하고 학습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받기 어렵다”며 “서울대 지원 학생들은 이미 서울대 지원 여부를 결정해 놓고, 계열 내 모집단위의 경쟁 상황만 체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가 원서접수를 일찍 마치는 것이 특별한 일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기존에도 서울대는 다른 주요대학에 비해 앞서 원서접수를 마감해 왔다. 문·이과 모두 공고히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대학인 서울대가 일찌감치 접수를 마감해 주는 것이 그나마 눈치작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와 반대로 다른 대학보다 늦은 11일 접수를 마감하는 KAIST는 상당히 높은 경쟁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10일 KAIST를 제외한 모든 대학의 접수가 끝나다 보니 느긋하게 원서를 넣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본래도 KAIST 등의 과기원은 6회의 지원횟수에 포함되지 않는 ‘군외대학’ 성격을 지니고 있어 경쟁률이 일반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원서접수 마감일정만 확인하면 끝? 서류제출·대학별고사 등 확인 필수 = 원서접수에 더해 챙겨야할 일정은 또 있다. 전형 특성에 따라 자기소개서 등 제출서류가 있는 경우에는 서류 제출·입력 마감일정, 면접이나 논술 등 대학별고사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일정을 꼭 확인해야 한다. 김명찬 종로학력평가연구소장은 “수시모집 원서접수에 더해 자기소개서·추천서 등 서류 제출도 대학별, 전형별로 일정이 다르다. 일정에 맞춘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류의 경우 마감 기한을 넘기면 별도 구제책이 없다. 간혹 대학들이 수험생의 사정을 고려해 주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학들의 ‘호의’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별도의 입증이 필요한 서류가 아니라면, 실물 제출이 아닌 온라인 입력으로 서류제출을 대신하는 대학이 많아 이러한 배려가 나올 가능성이 한층 적다. 

원서를 잘 접수하고도 서류제출 기한을 놓쳐 아쉬움을 삼키는 사례가 매년 나오고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한 서울권 주요대학 입학관계자는 “매년 자기소개서 등의 온라인 입력이나 별도 서류의 제출 기한을 놓친 학생들의 연락을 받고 있다. 안타깝지만 도와줄 방법은 딱히 없다고 봐야 한다. 뒤늦은 제출 서류를 받아주기 시작하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원서접수 마감일정과 서류제출 기한이 같은 대학이 있는가 하면, 며칠의 여유를 주는 곳도 있다. 대학별 일정을 잘 살펴 불상사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학별고사 일정 확인 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중복’ 여부다. 고사 시간이 겹치는 경우에는 한 곳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6회로 지원 횟수가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한 번의 기회를 놓치는 것은 뼈아픈 실책이 될 수밖에 없다. 

김명찬 종로학력평가연구소장은 “논술, 구술면접, 적성고사 등 대학별 고사가 있는 경우에는 대학별고사의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일정이 중복돼 대학별고사에 응시할 수 없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되도록 같은 날 두 대학 논술고사에 지원하는 것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수능성적을 보고 응시 여부를 결정하는 ‘전략’이 아니라면 두 대학 시험을 하루에 보는 것은 상당히 고된 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성룡 커넥츠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수능 이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의 시험일이 많이 겹친다. 지원 대학을 정할 때 이 점을 꼭 고려해야 한다”며 “하루에 두 대학의 논술고사를 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전략상 상위 대학과 하위 대학에 (함께) 지원했다가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에 따라 (대학별고사) 응시 대학을 정할 수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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