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존호 단국대 창업지원단 총괄매니저(동북아학 박사수료)

단국대학교 창업지원단은 2014년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수많은 스타트업을 지원해 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단국대 창업지원단에서 특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소외계층 창업교육 및 지원이다. 4차 산업혁명이니 블록체인이니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아이템이 주를 이루지만, 예외적으로 창업지원에 소외된 계층들에게 시선을 돌린 지 3년이 되어 간다.

특히 2015년 IBK기업은행, 한국자산공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시작된 ‘북한이탈주민 창업교육’은 올해로 5년째 접어들고 있다. 명실상부 산·학·관 창업지원 모델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이 안정적으로 국내에 정착할 수 있도록 그들의 창업을 활성화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사실상 북한이탈주민들의 창업은 국내 여느 스타트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아이디어나 사업 아이템이 국내 여타 예비창업자들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창업사업화 지원도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5년 동안 북한이탈주민 창업교육을 실시해 오면서, 이제껏 1명을 빼고는 사업화지원까지 연결 짓지 못했다.

매년 북한이탈주민 창업교육을 기획하면서 단순히 교육으로만 끝나지 않는 연결고리를 찾고자 수도 없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사례가 드물다 보니, 과연 북한이탈주민들의 안정된 국내 정착을 위해서 창업이 올바른 것인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 현재 정부의 창업지원 사업에서 연결고리를 찾기가 힘든 것도 현실이다.

매년 북한이탈주민 창업교육을 시작하면서 필자는 “이해를 바란다”는 사과의 말을 전하면서 창업교육 운영에 들어간다. 창업교육이라는 훌륭한 취지의 교육을 제공하면서 내 스스로 사과와 이해를 바라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이탈주민 3만 명 시대가 열린지 오래다. 이제는 4만 명 시대를 대비할 때다. 우리 국민 대비 0.0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소수의 계층만을 위한 정책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실적이 우수한 스타트업,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아이템,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된 팀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정부에서 창업지원 예산을 편성하면서 0.01%라도 소외계층을 위한 예산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북한이탈주민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장애인가정 등 소외계층 구성원들이 조금이나마 더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역시 필자는 개인적인 사과와 함께 “이해를 바란다”는 설명으로 ‘북한이탈주민 창업교육’을 마쳤다.

단국대 창업지원단의 우수한 자율 프로그램 중 하나인 북한이탈주민 창업교육 [사진제공=단국대 창업지원단]
단국대 창업지원단의 우수한 자율 프로그램 중 하나인 북한이탈주민 창업교육 [사진제공=단국대 창업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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