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범 연암공과대학교 총장은 ‘뉴칼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특성화 대학’을 구축하겠다고 지난달 20일 본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웅범 연암공과대학교 총장은 ‘뉴칼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특성화 대학’을 구축하겠다고 지난달 20일 본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이웅범 연암공과대학교 총장은 2018년 총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평생을 LG그룹에 몸담았던 자타공인 ‘LG맨’이다. 

LG전자 생산담당 부사장과 LG이노텍 대표이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거쳐 LG화학 사장을 역임했다. 기술전문가이자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입증해 왔다. 이제는 전자‧전기‧기계 관련 엔지니어링을 비롯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인생 여정을 진행 중이다.

LG에 있을 때부터 그는 줄곧 ‘현장’을 강조해 왔다. 전자‧화학업계에서 현장 경험을 익히며 ‘야전사령관’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는 대학 역시 답은 ‘현장’에 있다고 단언한다. 산업 현장에서 여러 변수와 이에 대한 대응을 직접 지휘하고 대학으로 입성한 덕분에 현장 동향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파악하는 데에는 자신있다고 답했다.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 ‘현장’에 가서 ‘현물’을 보고 ‘현실’을 파악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풀리지 않던 문제들이 현장을 방문한 뒤, 해결했던 경험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 총장은 이를 통해 대학 경영도 산‧학 현장 간 유기적인 협조와 철저한 대응 방안 강구를 통해 대학 위협요소 감소는 물론 공학계열 특성화 대학으로서 ‘스마트팩토리 특성화 대학’ 연암공과대학교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암공과대학교 학과 구조개편을 예로 들며 공학계열 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분야인 ‘스마트팩토리’ 분야의 집중을 통해 미래 산업수요와 일치하는 것은 물론 더욱 공격적인 대학 경쟁력 확립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약 2년에 걸쳐 ‘스마트팩토리 융복합관’을 신축할 계획도 가지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 지난해 총장에 취임했다. 우선 연암공과대학교 총장으로 오게 된 과정에 대해 듣고 싶다.
“지금은 작고한 선대 회장인 고(故) 구본무 회장이 연암학원 이사장으로 있을 때 대학에 대해 늘 강조하던 말이 ‘연암공대는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최우선 하라’는 이야기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LG전자와 LG이노텍, LG화학 등 LG에 다양한 사업을 경험하고 현장 경험이 많은 내가 이런 미션을 달성하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 대학과 기업 경영에서 총장이 생각하는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조직이 보유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해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두 조직이 차이가 없다. 하지만 대학은 기업보다 공익적 성격이 강한 조직이므로, 목표 달성에만 의미를 두지 않고, 목표 달성을 위한 절차에 대해 보다 많은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면 법규와 규정, 내외부 구성원의 민주적 공감대 형성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점이 차이라면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웅범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이웅범 총장 (사진=한명섭 기자)

- 취임 1년이 넘은 시점이다. 그간의 성과에 대해 설명한다면.
“다른 대학도 그러하듯이 가장 큰 성과로는 2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LINC+사업에 신규 진입한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재정지원사업 선정 밖에도 국내외 약 80개 업체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한 것도 들 수 있다. 체결 건수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보다 이면에 있는 의미를 좀 더 살펴보면 그동안에는 LG계열사 중심으로 이뤄지던 산학협력 활동을 LG 이외의 우수 중견기업까지 확대해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취업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

- LINC+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자. 유명 경쟁대학들을 이기고 신규 진입하게 됐다. LINC+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점이라면. 향후 발전계획도 함께 설명 부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연암공과대학교는 기존에 LG계열사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그 기초를 튼튼히 다졌었다. 내가 총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LG 이외에도 대기업 못지않은 수준의 기업 경쟁력과 복지 수준을 자랑하는 많은 중견 강소기업과도 협력관계를 체결했다. 이번 LINC+사업에도 역시 이러한 많은 중견‧중소 기업과 산학협력 체결을 했고, 이는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즉시 통하는 실무 지식을 배우는 기회와 보다 많은 양질의 취업처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산학협력에 있어, 우리 대학은 국내로만 한정하지 않고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몇몇 국내 기업과는 해외생산법인의 필요 인원 교육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 연암공과대학교는 ‘뉴칼라 인재’ 양성을 추구하는 특성화 대학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뉴칼라 인재’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분석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뉴칼라 인재라는 표현은 2016년 IBM의 CEO 버지니아 로메티(Virginia Rometty)가 했던 말이다. 로메티는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뉴칼라(New Collar)’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했었다. 뉴칼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각될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이외의 새롭게 등장할 창의적 전문인재를 이야기한다. 자동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요가 급속히 증가될 직업 계층이다. IBM에서는 이미 ‘P-Tech 학교’를 설립해 IBM에 맞는 뉴칼라 인재를 직접 양성하고 있다. 내가 총장으로 부임한 뒤 새로이 진행했던 대학 발전전략 수립 시 조언을 줬던 LG경제연구원에서 이러한 개념이 우리 대학 인재양성 방향과 적합하다는 제언을 줬었다.”

- ‘뉴칼라 인재’ 양성에 맞춘 교육과정 개편이나 학과, 교직원 구조개편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 ‘뉴칼라 인재’ 양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융복합 교육이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올해부터 전 재학생을 대상으로 코딩을 필수 교육하고 있다. 또한 해외 진출 혹은 선진 지식 습득을 위해 어학 교육도 다양화가 필요하다 판단돼 일본어 과정도 추가로 교육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장기간 소요되는 융복합 학과 신설에 대응해 단기적으로 비슷한 효과가 있는 기업체 주문식 교육(트랙 과정)을 확대하고 있다. 조직 측면에서는 변화하는 교육체계를 선도하기 위해 ‘교육혁신지원센터’를 8월 1일자로 출범했다. 이 조직이 중심이 돼 ‘다학기제’ 등 교육분야 혁신을 주도할 예정이다.”

(사진=한명섭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 튼튼한 대기업의 후원을 받는 대학 가운데 한 곳이다. 이러한 측면에서의 특강점이라면.
“연암공과대학교는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구인회 창업회장이 강조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유지를 받들어 세운 대학교다. 이러한 사회 공헌 이념 덕분에 우리 대학은 LG 연암학원 법인으로부터 해마다 상당액의 전입금을 받고 있다. 실제로 재학생은 1100여 명 수준인데, 이 수준의 학생 수로는 법인전입금 없이 운영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재학생 수를 늘리지 않은 것은 오로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창업회장의 이념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지금도 우리 대학이 필요한 많은 사항들을 법인과 충분히 협의하고, 합의(Consensus)하고 있다. 법인은 금전적 지원을 포함해 대학에 많은 지원을 충분히 하고 있다.”

- 자매대학인 연암대학교도 있다. 두 대학 간 교류는 많은 편인가.
“당연하다. 정기적인 모임 이외에도 여러 다양한 사안에 대해 수시로 소통한다. 최근에는 그동안 상이한 부분이 많던 두 대학 규정에 대해서도 매월 만나 통일화할 수 있는 부분은 통일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경남 진주에 있는 지방대다. 지역 소재로 어려운 점은 없는지.
“가장 큰 어려움이라면 우리 대학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다. 특히 부산과 울산, 경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연암공과대학교’ 이름 자체를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고, 이는 당연히 입학생 모집의 어려움으로 돌아온다. 우리 대학은 앞서 설명했듯이, 지방에 소재하지만 여러 장점이 많은 대학이다. 연암공과대학교에 대한 인지도만 개선한다면 수도권 선호가 심한 현 상황에서도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많이 지원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 다른 어려운 부분은 차별화다. 연암공과대학교는 말 그대로 공학계열 특성화 대학이다. 공학계열 대학은 전문대학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 설치돼 있다. 우리 대학 바로 옆에 있는 경상대 공대는 상당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이러한 여러 대학과 다른 우리 연암공과대학교만의 차별화 된 요소의 발굴이 필요하다. 연암공과대학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부분으로 이러한 차별화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웅범 총장(왼쪽)과 최용섭 본지 발행인이 내년부터 착공할 ‘스마트팩토리 융복합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융복합관 부지를 함께 걷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웅범 총장(왼쪽)과 최용섭 본지 발행인이 내년부터 착공할 ‘스마트팩토리 융복합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융복합관 부지를 함께 걷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스마트팩토리’ 부분으로의 차별화는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우리 대학은 현재 6개 과가 있지만, 공학계열로 더욱 집중하기 위해 예체능 계열인 산업정보디자인과의 경우 현재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 상태다. 이를 통해 향후에는 공학계열로만 구성된 기계 분야, 전기전자 분야, SW 분야 등 3개 분야의 5개 과만 존재하게 되는데, 이 5개 과의 공통점이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분야인 ‘스마트팩토리’ 분야다. 따라서 우리 대학은 미래산업 수요와도 방향이 일치하고, 대학 내부 경쟁력도 충분한 스마트팩토리 분야를 대학 중장기 발전 계획의 최우선 과제로 뽑았다. 현재 학과별로는 스마트팩토리과 등이 다른 대학에도 있지만, 대학 차원에서 ‘스마트팩토리 중점 대학’을 발전 목표로 내세우는 대학은 우리 대학이 유일하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학교법인으로부터 건축비 전액을 지원받아 내년부터 약 2년에 걸쳐 가칭 ‘스마트팩토리 융복합관’을 신축할 예정이다. 이 건물에는 스마트팩토리 랩(Lab)을 비롯해 융복합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서관, 학생 편의시설 등이 들어갈 예정이다. 중장기 대학의 비전인 ‘4차 산업혁명을 현장에서 창의적, 주도적으로 선도할 수 있는 뉴칼라 인재 양성’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대학은 대규모 비용이 필요한 기반시설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진행할 계획이다.”

- 글로벌 분야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이 있나.
“우리 대학은 다른 대학과 비교하면 해외 교류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총장으로 부임한 뒤 살펴보니, 그동안에 우리 대학과 결연을 맺은 해외대학이 약 10군데 정도 있었지만, 실질적인 상호 교류는 중단돼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는 실제적인 협력이 이뤄지지 않는 형식적인 협약 체결은 의미가 없다 생각해, 단순히 해외대학과 교류 체결하는 활동보다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방안들을 찾고 있다. 특히 해외 유학생 유치 등 인바운드 보다는 우리 대학 재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갈 수 있는 ‘해외취업’ 등 ‘아웃바운드’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LG계열사를 포함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여러 이유로 국내 투자보다는 해외생산지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취업처 확보에만 집중해서는 과거와 같은 양질의 취업 실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이에 우리 대학은 LG계열사를 포함한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해외 생산지의 필요인원을 맞춤형으로 양성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 첫걸음으로 우리 대학은 LG화학 폴란드 전지생산공장에서 필요한 테크니션 인원을 양성하는 사업을 이번 2학기부터 신설해 운영을 시작했다. 또한 이 사업은 이번에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관하는 ‘K-Move 스쿨’ 사업에도 신규로 선정돼 해당 기관의 체계적인 지원도 같이 받게 됐다. 이번 K-Move스쿨 신규 사업을 시발점으로 해, 우리 대학은 해외취업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학생지원 구조를 갖추고, ‘국내기업의 해외생산지 테크니션 양성 중심’으로 사업을 집중해 확대, 전개할 예정이다.”

- 슬하에 자녀로 이이경 배우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우리 세대 부모가 그러하겠지만, 나 역시 아들이 평범한 삶을 살기 바랐었다. 그래서 배우가 되겠다는 것을 처음에는 반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영인으로 키우고자 하는 욕심은 없다.”

■이웅범 총장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거쳐 캐나다 맥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LG상사에 입사했다. 2006년 LG전자 MC사업본부 생산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것을 비롯해 LG이노텍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 등으로 있었고, 한국전지산업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 연암공과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했다. 주요 상훈으로는 2002년 산업자원부장관표창, 2003년 국무총리표창, 2014년 한양언론인회 ‘자랑스런 동문상’ 등이 있다. 

<대담=최용섭 발행인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김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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