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낭경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38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공모전 에세이 분야 대상(수원여자대학교 간호학과 재학)

마다가스카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낭경씨(가운데). (사진=본인 제공)
마다가스카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낭경씨(가운데). (사진=본인 제공)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마다가스카르는 제게 새로운 꿈을 심어줬습니다. 마음을 함께하는 간호사, 상대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죠. 그리고 이 마음을 또 다른 누군가와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입니다.”

온전히 베풀고 온전히 받기만 하는 관계는 많지 않을 것이다. 봉사활동은 더더욱 그렇다는 것을 김낭경씨는 알려줬다. 지난 7월 9일부터 21일까지 마다가스카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온 그는 봉사활동을 통해 간호사로서 나아갈 길을 확신하게 됐다. 그곳에서 겪은 것을 그대로 옮긴 글은 청년봉사단 공모전 에세이 분야에서 대상 수상작에 올랐다.

김낭경씨가 봉사활동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후회로 바뀌면서부터였다.

“원래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로 1년 정도 일을 했었어요. 하지만 일이 적성과는 잘 맞지 않았고, 고민 끝에 나이 서른이 돼서 간호학과에 입학했죠. 그런데 간호학과의 길은 생각보다 버거웠어요. 매 학기 엄청난 양을 공부해야 했고, 왜 이 길을 선택했나 후회가 몰려왔어요. 그러던 중에 학교에서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의 38기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모집공고를 보게 됐죠. 봉사활동을 떠나 그곳에서 해답을 찾고 싶었어요.”

그렇게 가게 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그에게 아프리카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곳이었다. 물론 기대했던 것, 예상했던 것보다 현지 사정은 좋지 않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라는 생각에 가슴이 설렜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보건소 환경미화를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간호학과 학생으로서 마다가스카르의 의료환경을 접한다는 사실이 기대됐어요.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보니 열악한 환경에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보건소의 문은 페인트가 벗겨진 채였고, 잠금고리도 떨어지려고 했어요. 환자를 위한 침대 매트리스도 다 삭았더라고요.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아프면 저주에 걸렸다고 생각해 무당을 찾아간다는 이야기가, 말이 아니라 현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의사도, 약도 접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의료환경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은 곳에서 아픈 사람들이 겨우 미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속상했어요.”

한국에서 누렸던 의료혜택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는 김낭경씨. 마다가스카르에서 그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누려 왔던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가를 마음 깊이 느끼게 됐다. 그리고 그 당연한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고 있는가를 두 눈으로 목도할 수 있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미덕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그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2주간 봉사를 하면서 궂은 환경에서도 웃으며 함께한 팀원들, 마다가스카르의 사람들은 제게 이런 질문을 던져주는 존재였습니다. ‘좋은 옷, 깨끗한 물과 음식을 먹고 사는 나는 과연 행복한 사람일까?’ 그리고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남들을 시기하고 선택한 길을 힘들다는 이유로 회피한 제 마음이 도리어 저를 갉아먹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낯선 사람에게 먼저 수줍게 인사하는 용기, 도움을 받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아는 겸손, 이별에 눈물로 아쉬움을 전하는 순수함,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것을 알려준 이들…. 제가 봉사활동에서 배운 미덕이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의 경험은 그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했다. 그가 왜 다시 학교를 다녀야 했고, 간호사의 길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토록 바라던 해답을 정말 찾게 된 것이다.

“저는 항상 가치 있는 곳에 저라는 존재가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며 살았어요. 간호학과에 진학한 이유도 이 좌우명 때문이었고요. 앞으로 한국에서 의료 기술을 열심히 배우고, 한국에서 그리고 마다가스카르에 다시 가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간호사 생활을 하고 싶어요. 또 기술을 더 많이 익히면, 의료 혜택이 닿지 않는 오지 진료에도 나갈 생각입니다. 의료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을 찾아 다니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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