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종 연암대학교 교수(동물보호계열 애완동물전공)

이웅종 연암대학교 교수
이웅종 연암대학교 교수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10월 4일 세계 동물의 날을 앞두고, 반려동물과 인간의 행복한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애견훈련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웅종 연암대학교 교수를 만났다. ‘원조 개통령’으로도 불리는 그는 자신과 같은 전문가를 양성하고, 분야의 선구자로서 애견 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수의 TV 출연으로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이웅종 교수. 그의 활약으로 지금은 애견을 대하는 방법을 많은 이들이 알게 됐고 또 그의 직업인 ‘애견훈련사’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그의 발자취는 애견훈련사라는 직업을 만들고 애견 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 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축산을 전공했어요. 집이 어려워 중학교 때부터 일을 했는데, 동물을 워낙 좋아해 토끼 농사도 200마리까지 지었죠. 그러다 지금은 ‘브리더’라고도 하는, 개를 교배하는 ‘종견 사업’에도 뛰어들었었어요. 군대에서도 군견을 길렀고요. 제대 후에 반려견 훈련소에서 일을 하다가 반려견 문화가 잘 형성돼 있는 미국, 일본으로 단기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죠. 한국에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알려졌지만, 그 전부터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반려견 경기대회에서 1등을 싹쓸이 했었거든요. 봉사활동에도 관심을 보이며 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반려견들과 어울릴 수 있는 봉사활동을 했는데, 그 활동이 입소문을 타서 반려견을 활용한 동물매개치료 분야에도 손을 뻗게 됐습니다. 또 보호자를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해 훈련법을 발전시켰고, 이것이 알려져 TV에도 출연하게 됐죠.”

그러던 그가 연암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연암대학교에 동물보호계열이 만들어진 초창기였다. 반려견 훈련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때였지만, 이론적인 부분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가 이때만 해도 많지 않았다. 이웅종 교수는 직접 자신의 노하우를 교재로 만들었다.

“활동하는 애견훈련사가 당시에도 많았어요. 하지만 체계젹으로 애견훈련사를 기르는 곳은 거의 없었죠. 연암대학교에 와서도 제가 교재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예전에 미국과 일본에서 단기 연수를 할 때 많은 세미나에도 참석했는데 그 당시 배웠던 것들과 제가 현장에서 반려견들을 대하며 알게 된 매뉴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어요. 교과목에 맞게 일일이 조사하고 자료를 만들었죠. 처음 시작할 때는 훈련을 위한 반려견과 교육시설이 부족해 제가 직접 화물차로 훈련장비와 반려견을 데려와 교육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물론 세계 최고수준의 실습 시설과 기자재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이론보다 강조하는 것은 실전 경험이다. 훈련에는 정석이 없다는 것을 수많은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반려견 문화의 변화에 따른 교육의 변화라는 변수도 있다.

“예전에 비해 지금은 반려견의 사회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요. 또 예전에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반려견을 훈련시켰다면, 지금은 반려견을 기를 보호자를 교육하는 것에 방점이 옮겨졌죠. 반려견마다 특성이 다르지만, 보호자도 역시 그 성격과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애견훈련사는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론보다 다양한 실전 경험이 더욱 일을 하는 데 필요하죠. 사실 반려견을 대하는 것보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 더 어렵고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해요. 교과서는 책일 뿐입니다. 책으로 배운 기술은 오래가지 못하죠.”

반려견의 권리, 처우에 대한 인식은 과거보다 월등히 높아졌다. 하지만 그는 섣부른 ‘반려견과 사람의 동일시’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우리 강아지가 항상 사람과 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도리어 반려견을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된다는 의마다.

“요즘 TV 프로그램을 좀 지적하고 싶어요. TV에 나온 훈련사, 수의사들 중 이론만 알고 실제를 모르는 이들이 쉽게 말하는 내용 중에 오류가 많습니다. 특히, 개를 너무나 쉽게 의인화하면서 사람의 동정심을 자극하고 잘못된 정보를 전하는 경우가 있어요. 개는 사람만큼의 지적 능력, 판단 능력을 가진 동물이 아닙니다. 단지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죠.”

이웅종 교수는 ‘개는 개이고 사람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개를 사람처럼 여기고 잘못 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당신이 혼자 있을 때 개의 외로움이 얼마나 큰지 아느냐고 하면 사람들은 동정심을 갖죠. 하지만 아니에요. 개는 혼자 있을 때 밥을 먹거나, 놀거나, 잠을 자는 게 정석입니다. 또 개에게 목줄을 채우는 것, 그 줄을 짧게 채우는 것에 마음 아파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개는 낯선 환경에서는 보호자와 연결돼 있을 때 안정을 할 수 있어요.”

그렇기에 그가 강조하는 애견훈련사의 역할 역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줄 알고, 이론보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내는 ‘전문가’다.

“가장 이상적인 교육법은 실제로 그 개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보호자에게 어떤 케어를 받고 있는가를 보고 분석해야 나와요. 전문적인 지식과 충분한 경험이 함께 갖춰진 상태에서 다양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항상 ‘너희는 전문가임을 잊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전문가란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죠. 잘못된 정보, 경험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함부로 이야기해선 안 됩니다. 특히 애견훈련사는 생명을 책임지는 전문가입니다. 전문가로서 창피하지 않으려면 자료도 수집하고 경험을 많이 쌓으면서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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