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과 지자체의 상생­협력방안 모색⑧]지방자치의 핵심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
[전문대학과 지자체의 상생­협력방안 모색⑧]지방자치의 핵심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도영 수원시정연구원 연구기획팀장

‘전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라(Thinking is global, practice is local)’

1992년 브라질 리우환경회의 브랜드 슬로건이었던 예의 환경 캠페인이 새로운 세기에 들어와 비약적으로 사회적 확장성을 가지며 사회 모든 부문에 녹아들게 됐다. 하지만 지역경제는 장기실업과 저성장, 산업구조의 개편 등으로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런가 하면 대학은 대학대로 학령인구 대비 과밀 분포이다 보니 고등교육기관 간 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시계 제로인 상황이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입학금 폐지에 등록금 동결이 지속돼 재정여건이 한계상황에 달한 상태다. 정부는 대학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강조하면서 질적 수월성을 주장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는 구조개혁 가속화에 다름 아니다.

요컨대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학의 본질과 의의, 역할과 과제, 미래 비전의 알파와 오메가는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백세장수시대에 전문대학의 현 주소는 평생교육과 직업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연-관-산-학, 즉 연구소, 지자체, 산업체와 대학이 연계해 협력할 때만이 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학의 영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러한 기조 하에 전국의 많은 전문대학은 지자체와 보폭을 함께하며 전례 없는 친화력(Rapports)을 보여주고 있다.

본지와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산하 대학지자체상생발전위원회는 10회에 걸쳐 ‘전문대학과 지자체의 상생­협력방안 모색’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①지역발전 모색을 위한 전문대와 지자체의 역할과 과제
②혁신을 지향한 전문대와 해당 지자체 협력 사례
③인덕대학교 협력사례
④서정대학교와 양주시의 협력사례
⑤지자체 커뮤니티 케어와 지역대학의 간호보건 협력 사례
⑥거창 승강기밸리 사업과 추진 대학 간 상생협력의 비전
⑦지역특화형 전문대학과 지자체 간 상생협력 모델 사례
⑧지자체 시정발전연구원 설립과 운영 사례
⑨지자체와 공립 전문대학의 상생협력 성과와 전망
⑩해외 전문대학과 지자체 협력사례
⑪전문가 좌담회

김도영 수원시정연구원 연구기획팀장
김도영 수원시정연구원 연구기획팀장

행정안전부에서 제공하는 2019년 9월 수원시 인구는 119만 6074명이다. 울산광역시 인구가 114만 명 9873명을 기록중이니, 울산광역시보다 약 5만 명이 많은 수치이다. 우리는 초등학교 사회시간에 1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지닌 지방자치단체를 광역시라고 배우며, 일반시(기초자치단체)와 광역시(광역자치단체)의 경계를 100만 명으로 배우고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법에도 일반시가 광역시로 승격하는 기준선을 100만 명이라고 명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수원시를 광역시로 승격시킬 경우 용인시, 고양시 등을 광역시로 승격시켜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단순한 정치논리로 2002년에 100만 명의 인구를 넘긴 수원시는 여전히 일반시이다. 광역시보다 더 인구가 많은 일반시가 존재하는 것이다.

일반시와 광역시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공무원 조직, 인사의 차이는 對시민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예산의 차이는 공영주차장, 복지관 등의 기초생활 인프라의 부족으로 귀결된다. 권한의 차이로 인허가 등의 행정절차는 길어진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큰 차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시정연구원의 존재유무이다. 「지방자치단체 출연 연구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만들어진 시정연구원은 광역시만 설립이 가능했다.

우리 지역을 스스로 다스린다는 지방자치 제도의 핵심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시민이 어떠한 특성을 지니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 파악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위한 정책대안을 내놓는 일이 지방자치의 근간이다. 하지만 현재 기초자치단체는 스스로 생각할 환경이 되지 못한다. 필요에 따라 학술연구용역을 추진해 정책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고 통합적인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은 없다. 미래를 예측해 정책을 추진하기보단 ‘언 발에 오줌누는 식’의 땜질식 정책으로는 시민의 지속 가능하고 안정된 삶을 담보할 수 없다.

기초자치단체도 스스로 생각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정책연구관을 개방형 직위로 공무원 조직에 들여 정책연구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1~2명의 연구자로 기초자치단체의 모든 분야의 연구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수원시, 용인시, 화성시 등에서는 관학 협력모델로서 지역대학에 연구센터를 설치해 다수의 연구자를 뽑아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중앙정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출연 연구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시정연구원을 설립할 수 없으며, 관학 협력모델인 지역대학 연구센터는 유사조직으로 바로 폐쇄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지방자치라고 이야기하지만 스스로 생각하지 말고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는 중앙집권적 사고이다. 다만 법 개정을 통해 1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지닌 기초자치단체는 광역시가 아니더라도 정책연구원의 설립이 가능해졌다.

■브라질 쿠리치바 도시계획연구소(IPPUC) = 16개 광역자치단체와 100만 명 이상 인구를 지닌 4개의 기초자치단체는 제각각 정책연구원을 두고 있다. 20개의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 강화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를 추진한다. 정책연구원의 롤모델로 브라질 쿠리치바의 도시계획연구소(IPPUC)를 주목할 만하다.

쿠리치바는 1943년 알프레드 아가쉬(alfred agache, 프랑스)에 의해 ‘아가쉬 계획’을 최초의 도시계획으로 수립했다. 현대 도시계획의 선조라고 불리우는 영국의 에버니저 하워드(Ebenezer Howard)의 전원도시 개념을 차용해 90만 명이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계획했다.

브라질 꾸리찌바의 아가쉬 계획(1943년)
브라질 쿠리치바의 아가쉬 계획(1943년)

쿠리치바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자가용 붐과 공공자금의 부족으로 중앙철도 등의 건설에 타당성 한계 등이 나타나면서 아가쉬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했고, 계획의 수정과 도시개발 등을 병행하기 위해 1965년 도시계획연구소가 창립됐다. 도시계획연구소는 서민을 위한 저비용 고효율의 정책생산을 목표로 생활밀착형 연구를 진행했다. 쿠리치바의 지속적 교통체증을 극복하기 위해 지하철 건설계획을 마련했으나, 공공자금의 부족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되자 지하철을 대신해 BRT(Bus Rapid Transit)를 도입했다. 서울 버스개혁의 롤모델로 널리 알려진 BRT는 버스를 활용해 지하철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전용차로 설치, 굴절버스 도입, 버스승강장을 설치해 선요금 지불체계를 확보한 것이다. 현재까지도 저비용 고효율을 목표로 하는 도시계획연구소의 자랑으로 여겨지고 있다. 노후된 등대를 저소득층이 활용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한 지혜의 등대, 버스를 이용하는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공공기관을 버스정류장에 설치해 버스요금 지불 없이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시민의 거리, 재활용품을 수거해 신선한 식자재로 교환해주는 녹색교환 제도에서 도시계획연구소의 철학이 고스란히 엿보인다. 우리나라 20개 소의 정책연구원에서 지향해야 하는 시민밀착형 연구의 롤모델인 셈이다.

■지역연구의 블랙홀이 아닌 지역연구 플랫폼 지향 = 서울, 수원 등 정책연구원에서 쿠리치바 도시계획연구소를 롤모델로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쿠리치바 도시계획연구소를 우리나라에서 기대하기는 어렵다. 짧은 역사, 인력 규모, 축적된 데이터의 차이가 존재한다. 더 큰 것은 태생적 차이다. 쿠리치바 도시계획연구소는 공무원 조직이다.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 중 하나의 실/국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우리나라 정책연구원은 공무원 조직이 아닌 재단법인이다. 이 차이는 도시정책을 개발하고 실행까지 주도하는 쿠리치바의 도시계획연구소와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연구에만 집중해야 한다.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는 형태의 연구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정책연구원들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연구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정책연구원은 설립과 운영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정책연구원의 설립으로 지역의 소규모 연구조직과 지역대학의 연구경험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수원시의 사례를 살펴보면 2017~2019년까지 발주한 총 77건의 연구과제 중 20.8%가 수원시정연구원에서 추진됐다. 더 많은 연구수행 요구와 지역연구조직과의 상생 간에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정책연구원은 지역연구를 모두 흡수하는 조직이 아닌, 지역연구를 지원하고 이를 통합적 시각에서 바라 보고 정책대안을 만들어 가는 플랫폼 연구조직을 지향해야 한다. 서울연구원의 작은 연구, 수원시정연구원의 시민과 함께 하는 연구사업 등을 통해 지역연구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나, 전향적으로 지역대학과 협력적 연구, 인적 교류 등을 강화해야 한다.

정책연구원의 연구의 경험적 자산 및 연구를 통한 축적한 기초데이터를 지역과 공유해야 한다. 서울연구원의 구정연구지원, 경기연구원의 시군단위 정책연구 강화는 광역단위 정책연구원의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정책개발능력을 극대화하는 노력이다. 제도적으로 정책연구원을 설립할 수 없는 지자체를 위해 광역단위 연구원이 연구지원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정책연구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거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조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다른 도시가 법에 근거한 정책연구원의 설립은 어렵더라도 지역대학과 지역의 소규모 연구조직과 연계하는 현실적 방법에 대해 중앙정부가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을 스스로 다스리는 지방자치와 중앙의 권한을 나누는 지방분권의 전제는 바로 지역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핵심이고, 그 중심에 정책연구원, 지역대학, 소규모 연구조직이 있다고 하겠다.

<한국대학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가천대학교
  • 건국대학교
  • 경동대학교
  • 경성대학교
  • 경희대학교
  • 국립금오공과대학교
  • 군산대학교
  • 계원예술대학교
  • 대구가톨릭대학
  • 덕성여자대학교
  •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 동덕여자대학교
  • 동서대학교
  • 동양대학교
  • 명지대학교
  • 삼육대
  • 서울디지털대학
  • 서울여자대학교
  • 선문대학교
  • 숙명여대
  • 순천향대학교
  • 숭실대학교
  • 여주대학
  • 영남이공대학
  • 울산과학대학
  • 인천대학교
  • 인천재능대학교
  • 인하공업전문대학교
  • 전북대학교
  • 청주대학교
  • 한국기술교육대학교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 한국영상대학교
  • 한국외국어대학교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 한국항공대학교
  • 한양대학교
  • 한양사이버대학교
  • 호원대학교
  • 세종대
  • 한서대
  • 울산대
  • 경희사이버대
  • 강원관광대
  • 삼육보건대
  • 원광디지털대
  • 서정대학교
  • 성덕대학교
  • 상명대학교
  • 배화여자대학교
  • 국제대학교
  • 조선이공대
  • 우송대
  • 송곡대
  • 아주대
  • 우송정보대학
  • 동서울대학교
  • 수원여자대학교
  • 연성대학교
  • 아주자동차대학
  • 세경대학교
  • 신성대학교
  • 동남보건대학교
  • 유한대
  • 동서울대
  • 우송정보대학
  • 건양대
  • 송곡대
  • 가톨릭대
  • 신성대
  • 수원여자대
  • 연성대
  • 아주자동차대
  • 세경대
  • 동남보건대
  • 연암대
  • 남서울대
  • 계명문화대
  • 수성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