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청소노동자가 요구했던 휴게실 환경 개선, 노동자 사망하고 나서야 급속도로 개선

서울대에서 국감
10일 서울대에서 국감이 열린가운데 서울대 청소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다.(사진=박대호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10일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서울대 총장에게 청소노동자를 비롯한 일반 시설관리직 등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지난 8월 9일, 낮 기온 35도의 폭염 속에서 서울대에서 근무하던 60대 청소노동자가 휴게실에서 휴식 중 사망했다. 이후 청소노동자의 비인간적인 휴게실 환경이 공개되면서 학교는 서울대 내 청소노동자 휴게실 146개소와 경비원 휴게실 82개소를 자체적으로 전수조사 했고, 고용노동부는 서울대에서 전수조사 한 휴게실 중 열악한 휴게실 16개소를 대상으로 나흘간 실태조사 점검을 실시했다.

서울대 자체조사 결과 청소노동자 휴게실 146개소 중 45개소(31%)에 창문이 없었고, 17개소(12%)에 환기장치가 없었으며, 19개소(13%)에 에어컨이 미설치 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창문과 환기장치 모두 없는 곳은 16개소(11%)에 달했다. 

경비원 휴게실 82개소 조사 결과, 창문 없는 휴게실은 11곳(13%), 환기장치 없는 휴게실은 5곳(6%)이었으며 에어컨은 전 휴게실에 모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고용노동부의 ‘서울대 휴게실 16개소 설치·운영 실태조사 점검 결과’를 보면 12개소에 폐쇄 또는 통폐합 및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서울대는 8일 권고사항에 대한 후속조치를 모두 완료했다. 이처럼 두 달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에 급속도로 휴게실 환경이 개선된 것을 보면 학교는 환경을 개선하기에 충분한 여건이었으나 그간 개선을 요구해왔던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임 의원은 “이렇게 빨리 개선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평소 휴게실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했던 청소노동자들의 요구가 외면돼 왔는지 아쉬울 따름”이라며, “서울대는 향후 청소노동자나 일반시설관리직 등 학교에서 일하는 다양한 노동자의 근로 환경에 대한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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