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대학신문DB)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내달 14일 실시될 수능이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기까지 수험생들이 챙겨야 할 점들이 많다. 마무리 학습 전략 등 공부만으로도 부족한 시간인데 컨디션 유지 등 공부 외의 일들까지 수험생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대입 전문가들이 수험생들을 돕기 위해 ‘수능 D-30’을 앞두고 내놓은 조언을 한 데 모았다. 

■‘봐도 봐도 부족한’ 기출문제, 막판까지 놓지 말아야 = 수능 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출문제’다. 시험이 다가오면 문제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봉투 모의고사’ 등에 집중하는 수험생들도 있지만, 이는 효율적인 학습 전략이라 보기 어렵다. 사설 모의고사들은 수능 출제 경향과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이미 수능에서 나왔던 ‘기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이 때 ‘기출문제’는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도해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포함한다. 모의평가 문제는 수능에 앞서 행해지는 ‘난도 조절’ 등의 기능도 아우르고 있기에 해당 시험의 출제경향과 난도를 참고하면 수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기출문제를 풀 때는 ‘문제 풀이’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본인의 ‘취약점’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취약점을 찾아 보강하는 것이 수능을 잘 치를 수 있는 지름길이다. 

기본 원칙은 ‘점수가 오를 수 있는 영역’에 시간을 할애하라는 것이다. 이미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자신 있는 과목도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듯’ 치밀하게 준비해야겠지만, 점수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취약 과목에 대해 학습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모든 영역에 부족함을 느끼거든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요하는 탐구영역이나 영어에 집중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국어와 수학은 성적 향상에 시간적 부담이 크다. 절대평가 체제인 영어,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요하는 탐구 1과목 선택을 고려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 소장의 조언은 특히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수시모집 전형에 지원해 한 등급이 절실한 수험생들에게 있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기출 문제 학습의 연장선상에서 ‘오답 정리’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통상 수험생들은 모의고사 등 연습 과정에서 틀린 문제를 수능에서 다시 틀려 아쉬움을 삼키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푼 모의고사나 문제집을 통해 오답을 체크하고, ‘왜 오답이 됐는지’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틀렸던 문항들을 다시 풀어보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틀렸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다시는 오판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강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수능에서는 공부한 내용을 차분히 시험에 적용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남은 30일은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머리 밖으로 꺼내는 훈련’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한 마디로 요약했다. 

오답노트를 만들더라도 쉬운 문제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고난도 문제 공략에 치우치다 보면 정작 본인이 지닌 실력마저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서다. 김병진 소장은 “아는 것을 완벽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문제풀이·복습 등을 통해 현실적으로 보완 가능한 유형의 오답을 공략해야 시험 당일 엉뚱한 데서 오답이 나오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연습이 곧 실전’ 실전 대비 연습 필수 = 기출 위주 학습이 중요하지만, ‘실전 연습’도 빼 놓아서는 안 된다. 이제 수능까지는 시간이 몇 주 남지 않았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실제 수능을 푼다는 마음가짐으로 시간표에 맞춰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 연습을 통해 실전 대비 능력을 기르고, 시간 안배 연습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수능을 푼다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은 ‘문제풀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주말 등을 활용해 실제 ‘수능날’과 동일하게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 기상 시간부터 고사장 도착 시간, 대기 시간, 1교시 시작 시간 등을 모두 고려해 하루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수능날처럼 보내라는 것이다.

평소 공부하던 곳이 아닌 낯선 곳에서 수능을 치른다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김병진 소장은 “실제 고사장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적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이나 도서관처럼 몸이 익숙한 환경이나 조용한 장소, 넓은 책상보다는 교실이나 약간의 소음이 있는 공간, 좁은 책상 등을 활용하자”고 했다.

실전 대비 연습이 충분한 수험생이라면 시간을 줄여 문제를 푸는 연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실제 시험시간의 70% 내지 80%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라는 것이다. 과목별 시간이 다소 부족하다고 여기는 경우 이 연습을 꾸준히 하면, 시간 배분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김병진 소장은 “처음에는 시간이 부족해 당황할 수 있다. 쉬운 문제부터 먼저 풀고 어려운 문제는 뒤로 넘겨 푸는 훈련을 진행하면 집중력을 기를 수 있다. 시간이 주는 압박에 적응하고, 시간을 배분해 문제를 푸는 방법도 익히게 된다. 부족한 시간에서 오는 당황과 불안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이라고 했다. 

쉬운 문제를 먼저 푸는 버릇은 수능 날 한층 큰 위력을 발휘한다. 대체로 ‘불수능’이라 평가받는 수능들의 공통점은 1교시 국어영역이 어렵다는 데 있다. 막히는 문제를 붙잡고 있다가 컨디션 난조를 겪거나 다른 과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이 빈번하다.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과감히 미루고, 쉬운 문제부터 푸는 훈련을 하면 이러한 악영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실전 대비 연습에서는 ‘마킹’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수능날 시간 내에 끝마쳐야 하는 것은 문제풀이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이 끝나면 모든 행동을 멈추고 답안지를 제출해야 하므로 시간 내에 마킹하는 연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 답안지에 마킹하는 연습을 하지 않고, 문제풀이에만 시간을 쓰는 경우에는 수능 당일 마킹 시간을 고려하지 못해 시간 부족을 겪기 쉽다. OMR 카드 양식과 컴퓨터용 사인펜을 활용해 실전과 동일하게 마킹 연습을 진행하면, 마킹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시간 부족도 피할 수 있다. 

■건강 관리 유의, ‘최적 컨디션’ 유지해야 = 수험생들은 수능 공부 외 건강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수능날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능 즈음해 감기에 걸려 본인이 가진 실력을 채 선보이지 못한다면 그보다 아쉬움을 남길 일은 없을 것이다. 김병진 소장은 “완벽한 학습 전략을 수립하더라도 실천하기 위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무리한 계획은 금물이다. 잠자는 시간을 갑자기 줄이는 것도 피해야 한다. 독감 예방 주사는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접종하고, 간단한 운동도 학습 틈틈이 병행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겠다고 농구·축구 같은 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피로를 불러와 학습에 역효과를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맨손 체조 정도면 컨디션 유지에 충분하다. 

규칙적인 식습관도 중요하다. 아침식사를 챙기고, 과식이나 폭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야식도 되도록 피하고 평소 식단을 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몸에 좋은 음식보다는 좋아하고 늘 먹던 음식이 컨디션 유지에는 보다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