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동국대 등 5개 대학, 교육과정 벗어난 논술·면접 출제
KAIST·동국대 등 5개 대학, 교육과정 벗어난 논술·면접 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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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공교육정상화심의위 최종 결과…교육부, 시정명령 등 부과
'연속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 대상 없어…2016년 첫 판정 후 3년만
지난해 대학들이 실시한 대학별고사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분석한 결과 KAIST와 동국대(서울)을 비롯해 대전대, 중원대, 한국산업기술대까지 5개 대학이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한양대 논술고사 장면. (사진=한양대 제공)
지난해 대학들이 실시한 대학별고사를 대상으로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분석한 결과 KAIST와 동국대(서울)을 비롯해 대전대, 중원대, 한국산업기술대까지 5개 대학이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한양대 논술고사 장면. (사진=한양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KAIST와 동국대(서울)을 비롯해 대전대·중원대·한국산업기술대까지 총 5개 대학이 논술·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전형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지난해 교육과정 위반 판정을 받은 대학들이 올해는 모두 명단에서 제외돼 ‘2년 연속 위반’에 따른 제재조치를 받는 대학은 3년 만에 나오지 않게 됐다. 

■대학별고사 교육과정 위반 여부 결과발표…KAIST·동국대(서울) 등 5개대학 위반 판정 = 교육부는 16일 2019학년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대학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결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동국대(서울)를 비롯해 대전대, 중원대, 한국산업기술대까지 5개 대학의 대학별고사가 교육과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논술과 면접 등에서 출제했다는 것이다.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들은 모두 수학과 과학에서 나왔다. KAIST와 대전대는 생명과학, 중원대는 물리에서 교육과정 밖 문제들이 출제됐다. 동국대(서울)와 한국산업기술대는 수학에서 교육과정을 준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교육과정 위반·준수 여부 판정은 선행학습금지법 또는 공교육정상화법으로 불리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이뤄진다.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문항분석 △1차 심의 △이의신청 △최종심의 순서로 판정이 이어지게 된다.

이번에 발표된 5개 대학의 위반 사실은 최종심의까지 모두 거친 결과물이다. 먼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산하 선행교육예방연구센터가 2019학년 논·구술 및 면접고사를 실시한 53개 대학의 1590개 문항을 대상으로 4월부터 7월까지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분석했다. 이후 교육부는 8월말 1차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를 열어 시정명령을 심의·의결했고, 대학들에 결과를 통보한 후 이의신청을 받았다. 별도의 이의신청이 제기되지 않자 교육부는 16일 2차 심의위를 열어 원안을 최종 확정했다. 

교육부는 위반 사실이 밝혀진 5개 대학을 대상으로 위반사항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정을 명한 상태다. 위반 대학들은 교육부에 기제출한 출제문항에 대한 검증 강화 등 개선사항을 담은 ‘재방방지대책 이행계획서’의 결과보고서를 내년 3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3년 만에 ‘연속 위반’ 대학 없어…2018년 GIST대학, 2017년 연세대(서울·미래) 등 = 이번 판정 결과에서 고무적인 것은 ‘연속 위반’에 해당하는 대학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육과정 위반 대학 목록이 전부 새로운 이름으로 채워진 것은 3년만의 일이다. 판정 2년차를 맞은 2017년에는 연세대가 본교인 서울캠과 분교인 미래캠 모두 교육과정 위반 판정을 받은 데 더해 울산대까지 전부 3개 대학이 연속 위반 판정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 나온 2018년 판정 결과에서도 광주과학기술원(GIST대학)이 2년 연속 교육과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위반 대학이 나오지 않은 상황. ‘행정 처분’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 공교육정상화법은 교육과정 위반 사실이 2년 연속 적발되는 경우 제재를 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평가한 경우 총 입학정원의 10퍼센트 범위에서 모집정지 조치를 한다”는 시행령 세부기준에 따라 연속 위반 사실이 최종 확정되면, 해당 대학에는 입학정원의 10%까지 모집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올해 위반 사실이 드러난 대학들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연속 위반이 아니더라도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평가 시 불이익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발표됐던 ‘2019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에 따르면, 1차 위반 시에는 최대 7점 감점, 2차 위반 시에는 사업비 10% 삭감과 10점 감점이 이뤄진다. 한발 더 나아가 3차 위반인 경우에는 다음해 사업 대상에서 전면 배제된다.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에 필수 전제조건인 입학사정관 확보를 위해서는 인건비를 일부 지원하는 해당 사업 선정이 절실한 상황. 평가 지표 만점이 100점이라는 점을 볼 때 7점 감점은 사업 선정 여부를 가르기에 충분한 수치다. 

■대학 수 늘었지만, 위반비율 ‘지난해와 비슷’…현장안착 평가 나오기도 = 지난해 3개 대학이 위반 판정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올해 위반판정을 받은 대학 수는 5개 대학으로 2개교가 더 늘어났다. 전체 판정 대상은 59개교에서 53개교로 줄었지만, 오히려 위반 대학은 늘어난 것이다. 대학 수를 기준으로 하면 위반비율은 5.1%에서 9.4%로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개별 문항을 기준으로 보면 위반비율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올해 판정 대상이 된 문항은 전체 1590문항. 이 중 대학별로 1문항씩 5문항이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위반비율은 0.3%다. 지난해에는 총 1798문항 가운데 4문항이 위반으로 판정, 0.2%의 위반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 결과를 볼 때 교육과정 위반 판정은 대학가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모양새다. 위반 비율은 물론이고 위반 문항과 대학 등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점을 볼 때 교육과정을 준수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을 위반한 문제의 비율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줄어들었다. 위반 판정이 처음 실시된 2016년에는 자연계 논술만을 대상으로 판정이 이뤄졌음에도 710개 문항 중 55개 문항이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확인되며 7.7%의 높은 위반비율이 나왔다. 인문계와 구술·면접 등을 평가 대상에 포함시키기 시작한 2017년에는 2294개 문항 중 44개 문항이 적발돼 위반비율이 1.9%로 낮아졌다. 여기서 한 차례 더 그래프가 꺾이며 지난해 0.2%, 올해 0.3%의 위반비율이 나왔다. 

위반대학 수와 문항 수도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위반비율이 7.7%에서 0.2~0.3%로 줄어드는 동안 위반 문항 수는 55개에서 4~5개로 크게 감소했다. 위반 대학 수도 11개교~12개교에서 3개교~5개교로 줄었다. 

교육부는 대학들의 노력을 원인으로 손꼽으며, 현재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성근 학교혁신지원실장은 “대학들이 교육과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공교육정상화법과 선행학습 영향평가가 현장에 정착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학별고사가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관계 법령을 집행하고, 담당자 연수 등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과정 위반 ‘잡음’…올해도 논란 피할 전망 = 교육과정 위반 판정 결과가 나올 때면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항상 ‘잡음’이 뒤따랐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대학에서 교육과정 위반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 “교육과정을 어겨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부추긴 대학에 정부 지원금을 주는 것이 합당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게 된다는 점에서다. 특히, 2016년에는 교육과정 위반 사실이 드러난 12개대학 가운데 8개 대학이 지원 대상이었기에 논란이 한층 크게 일어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잡음’은 지난해 들어 사라졌다. 교육과정 위반 사실이 드러난 GIST대학과 동국대(경주), 한국기술교육대가 모두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는 무관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동국대(경주)와 한국기술교육대는 해당 사업 지원금을 받은 적이 없었고, GIST대학은 일반대학이 아닌 과학기술원이라는 점 때문에 2014년 한 차례 지원금을 받았을 뿐 이후로는 사업 대상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올해도 상황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KAIST는 지난해 GIST대학과 마찬가지로 현재로서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무관하다. 대전대와 중원대, 한국산업기술대는 해당 사업을 통해 지원금을 받은 적이 없다. 

문제는 동국대(서울)다. 서울권 주요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동국대(서울)는 그간 다른 대학들에 비해 변환표준점수를 앞서 발표하는 등 신속한 정보공개를 기치로 수요자 중심의 대입전형을 선보여 온 곳이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도 올해 8억9400만원을 지원받는 등 해당 사업이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으로 바뀌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2014년부터 올해까지 한 차례도 빠짐없이 지원금을 받아왔다. 동국대(서울)이 6년이라는 해당 기간 동안 받은 총 지원금은 62억2800만원에 달한다. 

다만, 지원금을 받은 사실만을 기반으로 해당 대학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교육과정 위반 판정에 앞서 지원대상을 선정하기에 해당 결과를 반영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위반 사실에 대한 불이익은 차년도 사업에서 충분히 주어지고 있다. 

■교육과정 위반 판정…대학별고사 난도 낮추는 ‘일등공신’ = 교육과정 위반 판정은 사교육비를 줄이고, 선행학습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실시된다. 

공교육정상화법이 생기기 전에는 논술고사 등의 출제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대학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과정을 배우기 위해 사교육을 찾게 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만 문제를 출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교육과정 위반 판정 취지의 골자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 안에서만 문제를 내면 학생들이 사교육의 도움 없이 대학별고사를 준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취지가 좋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들 입장에서 볼 때 교육과정 위반 판정은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문제다. 사전 예방조치로 출제위원들을 대상으로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에 대해 교육하고, 출제 과정에서 고교 교사 등을 동원해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따져 대학별고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위반 판정을 받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아무리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위반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교육과정 위반 판정을 받은 동국대(서울) 등도 교육과정 위반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쏟는 대학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노력’이 ‘결과’로 꼭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보니 대학들은 문제를 ‘쉽게’ 내는 데 집중한다. 변별력을 확보하려다 보면 자칫 교육과정을 위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변별력을 다소 포기하고 문제를 내면 교육과정을 위반할 개연성은 그만큼 적어지게 된다. 

이처럼 대학들이 문제를 쉽게 내는 데 따른 ‘어부지리’는 수험생들의 몫이다. 최근에는 자연계 논술의 경우 수능만 잘 대비하면 자연스레 논술 준비가 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전반적인 난도가 낮아진 상태다. 

물론 대학들이 쉽게 문제를 내는 것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변별력 확보’가 필요한 모집단위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의대 등 우수 수험생이 다수 몰리는 모집단위에서는 변별력이 있어야만 문제없이 선발이 이뤄질 수 있다. 때문에 단순 대학별고사로 의대 등을 선발하는 데 부담감을 느껴 이를 지양하는 대학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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