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마스 펭쏨분(Chanamas Phengsomboon)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박사과정

태국 축제라고 하면 많은 외국인들이 가장 큰 축제인 송끄란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러나 태국에는 송끄란 외에도 일년 내내 재미있는 축제들이 많습니다. 그중 ‘로이끄라통 축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로이끄라통 축제’는 해마다 음력 12월 보름날에 열립니다. ‘로이’는 띄운다는 의미이며 ‘끄라통’은 바나나 잎으로 만들어진 작은 바구니를 의미합니다. 로이끄라통 축제때 사람들은 낮에 끄라통을 준비해 밤에 강이나 호수 혹은 운하에 끄라통을 띄우기 때문입니다.

보통 끄라통은 연꽃 봉우리의 모습으로 만들어집니다. 또한 끄라통 안에 꽃, 향 그리고 초도 같이 넣습니다. 옛날부터 태국인들은 강 가까이 생활해 왔는데, 농업이나 어업 등을 할 때면 강물이 더럽혀집니다. 그래서 강을 지켜주는 여신인 ‘플라매콩카’에게 사죄하는 의미로 매년 12월 보름날에 끄라통을 띄웁니다. 강에 띄운 끄라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멀리 가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악운을 상징한다는 손톱을 깎아 끄라통 안에 넣기도 합니다. 또 악운을 보내면서 행운과 부를 얻기 위해 그것을 상징하는 동전을 함께 넣기도 합니다.

한편 로이끄라통 축제 다음 날에 많은 끄라통들이 쓰레기가 됩니다. 끄라통은 천연 소재로 만들어졌지만 자연분해가 어려운 초나 향과 같은 것도 있고, 스티로폼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끄라통을 사용한 사람도 있기 때문에 강을 전보다 더 더럽히게 됩니다.

잘 생각해 보면 로이끄라통 축제의 목적은 강이나 호수, 하운의 중요성을 기억하고 자연을 보호하려는 것인데, 많은 태국인들이 이 점을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강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지만 로이끄라통의 목적을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로이끄라통 축제에 참여할 기회가 있으면 자연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인간으로서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면 로이끄라통 축제를 의미 있고 보람찬 축제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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