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 상문고등학교 교장

이제는 어떤 학교에 다니느냐보다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느냐가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 간 연계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고등학교에서는 어떤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가. 고등학교 현장에서 바라본 입시는 어떤 방향인가. 또한 대학과 어떤 방향의 연계를 필요로 하는가. 본지가 이 궁금증에 대해 고등학교 교장을 만나 직접 들어 본다.<편집자 주>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서울특별시 서초구에 위치한 상문고등학교는 ‘지(智)‧성(誠)으로 50년, 창의‧비전으로 100년’을 기치로 ‘세계 시민 상문인, 실력 인재 상문인, 창의 비전 상문인’으로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통한 자기주도 학습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아카데미 활동을 통한 글로벌 리더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스스로 움직이는 학생자치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학생 맞춤형 진로·진학 상담체제를 내실화하고 교실 및 수업 환경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김영익 상문고등학교 교장
김영익 상문고등학교 교장

-교장의 교육 철학이 궁금하다.
“교육 수요자가 우선이다. 가장 먼저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가 되기 위해 학교의 규율을 학생자치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보내고 싶은 학교’가 되기 위해 학부모가 학교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소통하고자 한다. 또한 교사가 ‘가르치고 싶은 학교’가 되기 위해 교직원들이 원하고 희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면.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해 교과목 부장교사들이 직접 전체 학부모들과 소통하는 교육과정 설명회를 연 2회 한다. 담임교사도 2회 이상 개별 상담을 하고, 학생들과 맞춤형 상담을 하며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교과를 개설해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또 교과들과 연계한 비교과 활동들을 설계해, 역량을 확장하고 심화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 학교의 교육목표인 ‘세계 시민 상문인’과 관련해 △인문아카데미△글과 함께하는 영상아카데미 △영어 디베이트반 영국 의회 탐방 △헤롯 국제학교 교육 참가 △인문·과학 아카데미 해외 대학 방문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1인 1 악기 교육 △상문 오케스트라 운영 △인성 협업 활동 바우처 제도 △사제동행 체험 활동 △선비 수련활동 △명심보감 교육 △성인례(成人禮) 연계 교육 △상문 역사의 계단 및 독도의 벽 설치를 통한 역사 인식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실력 인재 상문인’과 관련해서는 △과학 아카데미 △영어 디베이트 △수학·인문 영재학급 △인문·과학 아카데미 여름 캠프 △로봇·메이커 아카데미 대학탐방 여름 캠프 △영자신문 발간 △성적 우수 및 진보 장학금 수여 △기초·심화 학력 향상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창의 비전 상문인’과 관련해서는 △로봇·메이커 아카데미 △무한 상상교실 연구학교 △디지털 방송을 통한 아침 독서 △동아리 보고서 대회 등 30개 이상의 창의적인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방과 후 및 방학 중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나.
“창의적인 교육을 수업 현장에 도입해 전교생 대상 ‘STEAM(융합인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역량과 전문화된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전국 상당수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특성화 프로그램의 모태가 된 ‘상문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자연계열 학생들을 위해서는 과학 아카데미와 상위권 대상 수학 영재반, 중위권 대상 로봇아카데미와 발명아카데미가 진행되고 있다. 또 융합과학 실험을 위한 △무한상상실 △개방형 실험실 △기계 공작실 △발명‧로봇실 △천문 관측실 등 9곳의 과학 특별실을 운영해 심도 있는 실험과 실습으로 창의력을 키우는 산실이 되고 있다. 인문계열 학생들을 위해서는 상위권 대상으로 인문 아카데미와 인문영재반이, 중위권 학생을 대상으로는 영상아카데미가 운영된다.”

상문고의 성인례(成人禮) 교육 모습.
상문고의 성인례(成人禮) 모습.

-진로교육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진로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 학교 진로교육의 목표는 학생 개별적‧정기적‧장기적 진로 설계다. 이를 위해 진로진학 로드맵에 따라서 진로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1대1 진로진학 컨설팅 및 진학설명회, 자기소개서 컨설팅을 공통으로 실시하고 있다. 학년 별로 보면, 1학년 때는 자신의 적성·진로를 찾고 나아가 희망 대학 및 전공을 결정한 후 어떤 전형으로 준비할지를 돕고자 진로적성검사를 진행한다. 2학년을 대상으로는 진로직업체험, 대학 탐방 및 대학생 멘토와 학과 탐색을 진행한다. 3학년 학생들을 위해서는 모의면접과 10여 개의 대학 입학사정관들을 직접 초빙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학부모를 대상으로도 진로 진학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매년 전문가들과 함께 대규모, 소규모 및 1대1 진학설명회와 진학교실 등을 개최하고 있다. 또 모든 담임교사가 진로진학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교원학습공동체를 적극적으로 운영해 진로진학 정보를 얻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학과의 연계 프로그램은.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에서 국내외 대학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제주대와 제주도 지질, 생태 탐사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전공 진로 탐색, 대학 연구소 탐방 등으로 구성된 과학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하계 테마캠프로 진행하고 있다. 또 일본, 중국 등 해외 대학 연구소 탐방 및 교수 강연 등으로 구성된 동계 테마캠프를 운영한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대 물리학부, 화학부, 생물교육과 등을 탐방하고 서울대 농업생명 실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인문아카데미에서는 인문학적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강연을 중심으로 활동을 진행하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캠퍼스 탐방 및 교수 특강을 실시한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강원대 춘천캠퍼스나 동국대 경주캠퍼스 등을 중심으로 지역 탐구를 진행한다. 겨울방학에는 대만이나 일본의 대학과 연계해 현장 연구를 진행하는 탐구활동이 진행된다. 또 한양대 로봇공학과·기계공학과와 상상제작소, 팹랩 등을 탐방하면서 하계테마캠프로 메이커아카데미를 진행하기도 한다. 수학영재학급은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카이스트 등의 전공 교수 연구실을 방문하도록 한다.”

-대학 진학 성과는.
“2019학년도 입시에서 의‧치‧한의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111명이 합격했다. 문과‧이과 계열별 합격률도 고르게 분포돼 있다. 구체적으로 의‧치‧한의대 합격생은 22명이며 이 중 수시 전형 합격생이 10명, 정시 합격생은 12명이다. 수시‧정시 합격생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는 총 19명이 합격했고, 고려대 28명이, 연세대에는 42명이 합격했다. 계열별 합격 비율을 보면 서울권 10개 대학 및 의‧치‧한의대와 카이스트를 포함한 합격생 중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생 총 86명 중 인문계열이 46명, 자연계열이 40명으로 계열별 합격 분포도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 지역 특성상 수시나 정시 한 쪽으로 치우쳐서 합격생이 많은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학교는 학생이든 자신이 원하는 전형에 맞춰서 준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상담하며, 두 전형을 모두 준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설계해 학생의 진학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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