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후남 언어재활과 교수

언어재활센터에서 실습 준비 중인 학생들 [사진=황정일 기자]
언어재활센터에서 실습 준비 중인 학생들 [사진=황정일 기자]

[한국대학신문 황정일 기자] 사회가 발전하면서 언어발달장애, 신경언어장애, 음성장애 등 의사소통장애들이 늘고 있다. 대림대학교 언어재활과는 의사소통의 비정상을 분석하고 진단하며, 개별 치료 프로그램을 계획할 수 있는 젊은 언어재활사(Speech-Language Pathologist; SLP)를 양성한다. 사회의 징검다리가 될 수도권 언어재활사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언어재활과 소개]

지난 2011년 2년 과정으로 처음 개설됐다. 이듬해 언어재활 관련 국가자격증이 만들어지면서 3년제로 늘어났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전문학사 중 유일하게 대림대학교에서 언어재활과를 운영 중이다. 국가자격증 커리큘럼이다 보니 다른 대학의 유사학과들과 교육과정이나 자격증 취득 과정이 모두 동일하다.

다만 대림대학교의 경우 학교 측에서 언어재활 분야에 관심을 두고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졸업하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실습 환경을 매우 잘 꾸며 놨다. 우수한 실습 환경을 갖추고 엄격하게 잘 가르치다 보니 학생들이 언어치료사로 나갔을 대 현장평가가 우수한 편이다. 취업률 역시 상위권에 속한다.

2급 언어재활사 국가자격증 시험이 매년 12월 첫째 주에 실시된다. 전국 언어치료 관련 학과의 졸업생 중 자격증 응시생은 1300여 명에 이르고 작년의 경우 자격증 시험에서 합격한 학생은 980여 명 정도다. 최근 언어재활사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여서 호응이 높고 취업률이 좋은 직종이기도 하다. 병원을 제외하고 발달재활서비스가 필요한 기관이 4000여 개로 추정되는데, 자격증 취득자는 약 1000명 수준이니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재학기간 중 한 명씩 언어장애 아동을 맡아 일대일 상담을 진행한다. [사진=황정일 기자]
재학기간 중 한 명씩 언어장애 아동을 맡아 일대일 상담을 진행한다. [사진=황정일 기자]

[언어재활과 특장점]

실습센터를 통해 학생 수만큼 언어장애 아동을 등록, 일대일 상담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부 임상감독자(supervisor)를 초빙해 소그룹 실습을 중심으로 집중교육을 수행하고, 동영상 촬영 등을 통해 타 학생들과 공유한다. 현장에 있는 치료실 원장들이 참여하는 만큼 취업연계까지 가능하다.

초기에는 언어재활과 보육을 같이 하다가 2018년부터 언어재활에 특화해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기초교과목, 심화교육 등 커리큘럼이 국가자격증 취득과정으로 특화돼 있다.

특히 최근 병원 쪽 구인이 많아지는 추세다. 병원에 취업하는 걸 선호하는 학생도 많아지는 중이다. 재활요양병원, 한방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의원 등 병원에서 부설언어심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취업의 길이 더욱 넓어지고 있어 취업률이 높다. 대림대학교 언어재활과의 경우 자격증 합격률도 전국평균보다 훨씬 웃돈다. 2017년도 제6회 2급 언어재활사 국가시험에는 졸업예정자 56명 전원이 응시해 전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언어재활과 차별화된 경쟁력]

국가자격증 연계 커리큘럼이다 보니 교과목도 정해져 있다. 다만 체계적인 실습이 이뤄진다는 점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3학기 동안 실습을 진행하는데 첫 번째 실습은 관찰실에서 선배학생 임상가들이 실습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시작한다. 다음 학기에는 한 학기 동안 관찰한 것들을 직접 해보는 단계다. 대상자 상담, 평가 및 중재, 보호자 교육 등이 진행된다. 방학 기간에도 실습이 이어지고, 세 번째 학기에는 다른 언어장애 대상자에 대해 같은 절차를 반복 실습한다.

교내에 교수연구실, 강의실, 실습실이 한곳에 모여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수시로 실습 점검이 가능하고 원활한 소통이 즉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실습실에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소지한 전담직원이 상주한다. 전담직원은 실습생에 대해 지도교수의 임상감독이 어려울 때 즉각적인 현장지도가 가능하고, 보호자 상담 및 등록 절차를 돕고, 대상자와 담당 실습학생을 매칭 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 임상현장과 매우 동일한 환경에서 실습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다른 학교에는 없는 강점이다. 대림대학교의 경우 접근성이 좋아서 안양시 이외에 의왕시, 수원시, 광명시, 군포시, 서울 금천구 등지에서도 언어재활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언어장애를 지닌 아동 및 성인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일대일 상담을 진행한다. 학생 임상가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치료에 임한다. 비용부담이 적고 교재, 도구, 검사시설 등이 우수하게 갖춰져 있는 만큼 언어재활 및 치료 분야에서 원활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맞춤형 일대일 실습교육 [사진=황정일 기자]
맞춤형 일대일 실습교육 [사진=황정일 기자]

[졸업 후 진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많은 부분이 기계로 대체되고,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언어재활, 언어치료 분야는 기계가 공감할 수 없는 분야다. 언어가 능숙하지 않아 걱정하는 학생이 있다고 할 때, 내가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많이 하도록 유도하고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해법이다. 이런 부분에서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라 하겠다.

앞서 말했듯이 언어재활 치료 분야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 일반 기관은 물론 병원까지 포함하면 취업처가 널려 있는 셈이다. 병원에서는 최근 언어치료가 실비보험, 태아보험 혜택을 받게 되면서 언어재활사 구인에 힘을 싣고 있다. 복지관, 특수학교, 장애인거주시설, 주간보호센터에서도 언어재활사가 필요하고 최근 언어지연이 의심되는 영유아의 수 증가와 함께 어린이집,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도 구인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인재상]

특수한 분야를 전문으로 하다 보니 학생들의 성향이 중요하다. 평소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많이 해봤고 보람을 느꼈던 학생들이 적성에 잘 맞는다. 대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는 학생들이라면 더욱 적응을 잘하고, 전공을 잘 살려낼 수 있을 것이다. 주요 과목의 성적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잘할 것 같다.

실제로 언어재활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보면 자원봉사를 즐기는 바른 인성의 소유자들이 많다. 또 주변에서 가족이나 친인척들이 언어치료,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보고 주위의 추천을 받아 지망하는 경우도 많다.

신후남 언어재활과 교수 [사진=황정일 기자]
신후남 언어재활과 교수 [사진=황정일 기자]

[예비 수험생들에게]

정부에서 노인, 여성, 아동에 대한 분야, 장애복지 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면서 더욱 그렇다. 언어재활 분야가 국가자격증으로 격상됐다는 것이 인식변화의 기점이다. 언어재활사의 경우 미국에서도 AI가 대체할 수 없는 베스트 잡 중 하나로 꼽힌다. 각종 논문을 통해 직업만족도가 가장 높은 직업군으로 꼽히기도 한다.

특수교사, 치료사를 채용하는 것이 법제화되고 의무화되는 추세다.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각 시도마다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도 있다. 언어재활사가 다 들어가야 한다. 취업 루트가 더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다. 그러나 과정을 견디면 최고의 전문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국가자격증을 취득해서 평생 직업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일하고 싶을 때 일하는 긱 워커(gig worker)가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와 달리 의사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언어평가와 중재를 계획하고 수행하며, 원하는 시간에 시간제(part-time)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경력이 쌓이면 창업도 가능하다. 최근 난독증 아이들이 늘어나 읽기장애 전공 언어재활사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많은 관심과 지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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