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SNS 이용과 커뮤니케이션 만족과의 ‘역(逆)’ 상관관계
[시론] SNS 이용과 커뮤니케이션 만족과의 ‘역(逆)’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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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희 본지 논설위원/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조재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조재희 교수

싸이월드(Cyworld)에서 시작돼 페이스북(Facebook)을 거쳐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는 계속 변해 왔지만, 그 지배력은 절대 줄어들지 않았다.

그 이름에서도 여실히 보여주듯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왔다. 따라서, 엘리슨과 동료들(Ellison, Steinfield, & Lampe, 2007)의 페이스북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와 사회적 자본에 대한 연구는 크게 증가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는 오프라인 관계를 온라인까지 확장함으로써 결속적 사회자본(Bonding Social Capital)과 교량적 사회자본(Bridging Social Capital)을 증가시킨다.

즉 가족 및 친구들과의 소통을 더욱 긴밀하게 유도함으로써 결속적 사회자본을 증가시키고, 모르는 사람들과의 소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교량적 사회자본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의 이와 같은 긍정적인 역할의 기저에는 사람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에 어느 정도 만족을 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가정이 자리 잡고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미국 유학 중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지인들과 소통하면서 외로움도 달래고 관계를 유지으며, 한국에 방문해 지인을 만나면 “못 본 지 오래됐는데, 어제 본 것 같네”라는 얘기를 자주 나누곤 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소통은 관계 유지에 필수적인 것만 같았고, 이에 대해 만족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필자는 이러한 가정과 믿음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됐다. 사실 기존의 연구에서도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의 부정적 기능(예를 들어 사회비교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등)과 이용 중단에 대한 주장을 자주 제기했다. 자기보다 잘사는 타인을 보면 질투가 나고, “나보다 잘난 것도 없는데…”라는 생각에 상대적 박탈감도 느끼면서 ‘분노’를 느끼고, 결국에 일종의 회피인 이용 중단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필자가 겪은 것은 이러한 질투로 인한 분노가 아닌, ‘소통에 대한 기대의 부족’으로 인한 불만족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일화는 다음과 같다.

얼마 전, 중학생인 아들이 학교 행사로 외국에 갈 일이 생겼다. 1주일 동안의 외국 나들이였기 때문에, 부모 없이 혼자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청소년의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에, 아들이 떠나기 1주일 전부터 우리 부부는 온갖 부산을 떨었다. 티셔츠, 신발, 속옷, 바지, 우의, 상비약 등을 사고 싸고 하면서 며칠을 보냈고, 결국 아들을 새벽 6시에 학교에 내려주고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잘 가겠지?” “애들하고 잘 지내겠지?” “재밌게 놀겠지?” 아내와 이 같은 고민을 하면서 조금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집에 왔다.

일곱 날이나 아이를 보내고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을 상황을 생각하면, 이러한 불안감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약 3시간 후부터 (학생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후) 인스타그램에 ‘끊임없이’ 아이들의 사진이 포스트 되기 시작했고, 우리 부부는 사진 속에서 아들 모습을 찾고자 또다시 부산을 떨기 시작했다. 그 수많은 사진을 찍고 올리는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아주 작은 뒤통수라고 할지라도 기가 막히게 아들의 모습을 찾아내는 부모의 초능력을 서로 치하하고는 했다. 그렇게 일곱 날이 지나고 한밤중에 아들을 만났는데, 정말로 ‘어젯밤에 본 아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아들을 만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참으로 신기한 경험을 했다. 원래 같았으면 “뭐 했냐?”고 끊임없이 물어보고 맞장구쳐주고 즐거워했을 텐데, 이미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일 뭘 했는지 모두 알아버리고 나니 무언가를 계속 묻기는 하는데 ‘흥’이 나질 않았다. 이는 민감한 정보 혹은 불필요한 정보를 너무 많이 알게 돼 불편해지는 ‘TMI(Too Much Information: 너무 많은 정보)’와는 다른 경험이었다. 불편하지는 않지만, 재미가 지나치게 반감된 소통이었고 만족도는 되레 줄었다.

이처럼 우리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의 도움(?)을 받아 항상 연결돼 있고, 서로에 대해 알 기회가 참으로 많다. 하지만 이는 결국 소통과 관련된 기대를 반감한다. 즉,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의 소식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어 대면서 진짜로 흥이 나는 대화를 나누는 기회는 줄어든 것이다. 버군(Burgoon)이 기대 불일치(Expectancy Violation) 이론에서 긍정적인 기대 불일치는 사람들이 더 큰 만족도를 느끼게 한다고 했는데, 기대 자체가 발생하지 않으면 더 큰 만족을 느낄 기회도 주는 것이다. 사람들 간의 지속적인 소통을 멈춰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때로는,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가, 아무 것도 모른 채 만나서 신나게 기쁜 얘기를 나누면 더욱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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