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경 교수, 사총협 정기총회서 ‘4차 산업혁명과 대학교육’ 특강
“인공지능 시대, 교수인 나도 언제든 퇴출될 수 있다”
미래 교육의 대안, 무크(MOOC) 같은 오픈 교육시스템 돼야

김창경 한양대 교수가 사총협 정기총회에서 특강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 한명섭 기자]
김창경 한양대 교수가 사총협 정기총회에서 특강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김창경 한양대 교수가 15일 열린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사총협) 정기총회에서 ‘4차 산업혁명과 대학교육’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김 교수는 “처음엔 4차 산업혁명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 생각했지만 당장 남이 아닌 나에게 쓰나미를 몰고 오는 사건과도 같았다”며 “혁신을 위해서는 책상 위 서류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대학교육으로는 ‘무크(MOOC)’와 같은 온라인 오픈 교육 시스템을 꼽으면서, 오픈 교육 시스템을 통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네이처 논문에 실린 알파고 제로는(AlphaGo Zero)는 2016년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4대 1로 이기며 충격을 줬던 인공지능 알파고에 100대 1로 승리한 뒤 은퇴했다. 약 70시간 만에 벌어진 승리다.

골드만삭스는 이제 테크놀로지 회사를 자처한다. 2000년에 골드만삭스에는 연봉 4억을 받던 애널리스트 600명이 있었지만 2017년에는 단 2명이 남았다. 더 이상 인간이 오랜 시간을 들여 분석할 필요가 없게된 것이다. 매우 복잡한 적분 문제도 2.99달러짜리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약 30초 만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엄청난 고민을 하고 있다. 나를 비롯한 우리 젊은 교수들이 가르칠 것이 없다는 고민”이라며 “대부분의 과학기술은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 돼 120년 동안 쌓은 나의 학문 분야가 아주 짧은 시간에 해결된다. 세상은 바뀌고 있지만 우리는 애써 그 변화를 무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무시무시한 4차 산업혁명의 파고 속에서 김 교수가 지적하는 대학교육의 방향은 온라인 오픈 교육 시스템이다. 무크, 에덱스(Edex)등이 대표적이다. 서울대에서도 인공지능 전문가 교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무크는 보다 전문적이고 내실있는 고등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미국 유수의 기업에서는 대학 학위가 무의미해졌다. 구글, 애플, 아마존,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입사지원자들이 ‘어떤 코딩 수업을 들었는가’, ‘어떤 무크 수업을 수강했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 교수는 “이제는 대학의 전공필수를 없애야 한다. 철지난 과목은 가르치지 않는 편이 낫다”며 “대학은 절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학생, 학부모 등 대학의 수요자들이 나서서 혁신적인 교육을 대학에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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