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 전반기 정책 추진 성과 평가가 한창이다. 대통령도 19일 오후 ‘국민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전반기 국정운영의 소회와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청와대도 비서실장, 정책실장, 안보실장 3 실장 합동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2년 반 동안의 정부 정책 추진 성과를 홍보하고 집권 후반기 정책 방향도 큰 변화 없이 추진할 뜻을 강력히 밝혔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모두(冒頭) 발언을 통해 ”문재인 정부 지난 2년 반은 과거를 극복하고, 국가시스템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자, 새로운 대한민국의 토대를 마련한 시기였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치매국가책임제, 문재인 케어, 제조업 르네상스, 공정경제와 대·중·소기업 상생,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당당한 대응, 신북방과 신남방 정책, 실질적인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공정사회 토대 마련’ 등을 전반기 성과로 꼽았다.

그는 "지난 2년 반, 문재인 정부 집권 전반기가 대한민국의 틀을 바꾸는 전환의 시기였다”고 하면서 “남은 2년 반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는 전환의 힘을 토대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도약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 실장의 자화자찬식 모두 발언에 대해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경제는 죽을 쑤고 있는데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듯이 말하고, 일자리 게시판까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하며 법석을 떨었던 일자리 숫자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현상에 대해서 한 마디 논급도 없이 지나갔다는 것이다.

도무지 현실감이 없는 모두 발언에 대해서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일신을 통해 새로운 각오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는 허무하게 무너졌다. 집권 후반기도 전반기와 별다름 없이 그대로 지나간다면 대통령 레임덕과 함께 국가적 혼란이 더 해질 것이란 생각이다.

노 실장의 모두발언에서 교육 관련 언급은 없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밥 먹고, 공부하고, 아이 키우고, 일하는 국민의 일상을 실질적으로 바꾸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됐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 전반기 치적을 자랑하기 위해 마련된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교육은 아예 뒷방지기로 밀려난 셈이다. 전국의 고교 수험생 및 교사들의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잖아도 교육, 문화를 관장하는 청와대 사회수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각 부처별 전반기 정책 추진 성과 평가가 한창이다. 교육부도 지난 11월 11일 '2019 교육 분야 국정과제 중간점검회'를 개최했다. 2주에 걸쳐 교육부의 실‧국별 담당자들이 소관 국정과제 및 주요 정책과 부서 및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중점과제에 대해서 미리 토론을 실시했다고 한다.

교육부 중간 점검회의 내용이 궁금하다. 그리고 국정과제를 총괄하는 정책기획위원회 교육분과 위원과 교육부 자체 평가 위원 등의 총평도 이루어졌다니 그들의 총평 내용도 퍽이나 궁금하다. 정책 추진 성과에 대한 중간점검과 그에 대한 총평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후반기 교육정책은 크게 변화해야 한다.

교육정책에 대한 청와대의 홀대가 느껴지는 마당에 교육부라도 전반기 교육정책 추진 성과를 제대로 점검하고 평가해야 되지 않겠는가? 대학가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학 정책이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평가한다.

노 실장 공언대로 문재인 정부 후반기 정책 기조가 전반기와 다름없이 추진된다면 고등교육의 미래는 암담하다. 학령위기 감소, 미달대학 속출, 재정 악화, 교육의 질 하락, 대학 폐교, 지역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누군가는 끊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시 한번 정부 당국자들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잘못을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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