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U, 5년 연속 美 최고 혁신대학 ‘1위’ 달성···미누 아이프 중책 담당
“IT기술 갖춘 한국, 산업계·정부와 협력해 亞 교육 제공 선도해야”

미누 아이프(Minu Ipe)
미누 아이프(Minu Ipe)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2023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억7500만 명의 근로자가 직업군을 바꿀 것입니다. 전체 근로자의 절반은 재교육을 받아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앞으로의 ASU(애리조나주립대) 교육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보통신(IT)기술을 갖춘 한국도 학령인구에만 제한하지 말고 평생학습자를 위한 교육기회를 대폭 늘려야 합니다.”

5년 연속 미국 최고 혁신대학 ‘1위’, ASU. 미누 아이프(Minu Ipe)는 ASU 총장 고문과 정책 총괄자를 맡아 ASU 혁신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혁신’을 위해 “다 바꾸자”고 선언했던 마이클 크로우(Michael Crow) 총장이 취임하고 미누 아이프는 이듬해 ASU에 합류했다. 지난 16년간 ASU가 이뤄온 혁신의 궤를 함께했다. 경영학·사업가정신학부 교수로서 강단에 서면서도 정보시스템학부 내 경영발전연구센터 연구원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7년간 전문 MBA 프로그램 책임자로도 겸직했다.

2016년부터는 ASU에서 지식기업 설계자와 리더십·제도설계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최근 ASU가 주요 학생 수요자로 끌어들인 ‘평생 학습자’ 과정 설계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 ASU는 기존 일반 대학생이 아닌 사회 ‘리더’를 위한 새로운 툴을 구축하고 배움의 통로를 마련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알려졌지만 계속해서 혁신을 이룩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ASU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게 바로 ‘재교육’ 분야다. 세계적으로 학령인구 감소세에 들어선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기대수명은 늘어나면서 직업의 변화를 겪을 세대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ASU의 움직임을 부추겼다.

미누 아이프는 “정규과정 11만9000여명의 재학생뿐 아니라 온라인과정, 재교육·직업교육·평생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이 ASU 교육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비영리 기관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ASU가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고 혁신적인 일을 지원하는 데 큰 추진력이 되고 있다. 현재 ASU는 스타벅스, 우버 같은 글로벌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해당 기업 직원에게 ASU 교육과정을 무료로 제공한다. 산업계와의 협력이 ASU의 인지도를 미국 전역으로 넓히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학 자체의 노력도 있었지만, 정부와 산업계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는 게 미누 아이프의 말이다. 특히 정부의 ‘규제’에 관련해서는 ‘사회적 사고방식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미국 공립대는 연방 법규를 따르고 있으며 대부분 주(states)에서 임명된 평의원회가 대학을 관리한다. 하지만 대학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미누 아이프는 “미국에도 개별 대학이 변화를 꾀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는 규제가 많이 있지만, 대부분 문화적·사회적 관습에 따른 사고방식인 경우가 많다. 어차피 규제를 비롯한 모든 건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대학이 규제와 관습의 틀을 깨기 위해서는 대학 내 혁신 문화를 먼저 갖추고 제도 수준의 변혁을 위한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ASU의 연간 예산은 정규과정과 온라인 과정을 모두 합하면 32억 달러(3조7000억 원 정도). 대학가 정설(定說)로 통하는 ‘투자만큼 교육성과가 높아진다’는 말에 대해 “투자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제도 내에서 효율성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미누 아이프는 강조했다.

미누 아이프는 “미국도 주(州)마다 공립학교가 받는 보조금이 다르고, 공립대학은 주지사가 임명한 평의회의 관리를 받으며 평의회의 권한 내에서 대학의 노력이 평가를 받는다”며 “순위나 점수를 매기는 평가보다 대학 자율을 보장하면서도 ‘잘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평가가 이뤄진다. 한국도 이처럼 ‘혁신’을 기준으로 평가 체제가 마련된다면 발전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의 대학에 대해서는 아시아 지역 내 학생에게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성공적인 교육 체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수한 교육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언어가 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한국이 가진 IT기술 등의 툴을 이용해 단점을 최소화한다면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뜻이다.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인류에게 웰빙(well-being)이 가능한 거주 환경과 미래를 보장하겠다는 게 ASU의 존재 가치라고 미누 아이프는 설명했다. 미누 아이프는 “당장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없어 목숨을 잃는 지역도 있고, 손쉽게 치료할 수 있는 황달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아픔도 일부 지역에서는 비일비재하다”면서 “전 세계인이 인권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생명의 ‘지속가능성’을 이루기 위해 학제 간 협업을 증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ASU는 최근 ‘글로벌 퓨처스 랩(Global Futures Lab)’을 발족했다. “앞으로 ASU는 단순히 대학을 넘어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미누 아이프의 말에서 ASU의 혁신은 끝이 없다고 느껴진다.

지난달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본지와 애리조나주립대(ASU)가 공동으로 마련한 ‘2019 UCN 혁신대학 해외 벤치마킹 교육연수’ 프로그램에서 아이프(Minu Ipe)가 연수단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본지와 ASU의 공동 ‘2019 UCN 혁신대학 해외 벤치마킹 교육연수’ 프로그램에서 미누 아이프(Minu Ipe)가 연수단에게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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