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아 아주대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상담원

김영아 아주대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김영아 상담원

EBS의 ‘펭수’ 캐릭터가 인기다. 가족 추천으로 펭수 동영상을 봤는데 처음 이게 무슨 부조화인가 싶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피식’ 웃음이 나오고 귀엽다, 웃기다, 재미있다, 시원하다는 말을 했다. 최근 심심하거나 기사, 검색어에 펭수 이름이 오르면 먼저 찾아보고 웃는다. 주변에도 펭수 때문에 행복하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나 역시 행복하다.

이처럼 행복이란,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를 뜻한다. 우리는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간다. 미래의 행복이라는 예금통장을 만들고, 현실은 혼란과 우울이 가득한 삶으로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행복감이 높은 사람들은 최대한 삶을 즐긴다. 또 대체로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주변과 비교했을 때도 스스로를 희망적으로 평가할 줄 안다.

상담사는 행복한 사람보다 행복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나는 직업이다. 필자는 상담에서 자신의 부정 정서를 이해하는 것과 동등하게 자신의 유쾌한 정서를 찾아내고, 이를 현실에서 만들어가며 함께 경험해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과거와 미래란, 현실과 맞닿아 나에게 도움이 될 때 의미 있을 것이다.

또한 필자의 생각에 행복은 저축한 뒤 미래에 찾아 쓰는 시스템에 속하지 않는다. 행복은 그저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욕심내지 않고, 활기와 열정을 갖고,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 지금 행복하기 때문에 미래에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 행복은 이기주의와 다르다. 잘못된 행복추구는 자기 자신에게만 몰두하는 것이고 자신 안에 갇혀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긍정심리학의 대가 마틴 셀리그만에 의하면, 행복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것에 공식이 있다. 영화를 보고, 꽃을 느끼며,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 순간적 긍정 정서가 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우리가 지속적으로 행복할 수 없다. 필자는 펭수가 있어 행복하지만, 모든 필자의 삶이 펭수가 될 수 없다. 펭수는 펭수이고, 나는 나다. 행복 수준은 이미 설정된 기질 특성, 삶의 상황인 외적 환경, 자발적 행동인 내적 환경의 총합이다. 내적 환경인 자발적 행동이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이는 과거에 대한 만족도, 현재의 몰입 정도, 미래에 대한 희망성 정도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

행복의 온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대학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행복온도가 자신에게 적당한지 알기 위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이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강점을 알고 발휘하는 것이다. 이때는 힘이 드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생긴다.

지난 일주일간을 돌이켜보며 다음의 20가지 감정에 1점부터 5점까지 점수를 매겨보자. 재미있다, 맑은 정신이다, 신이 난다, 영감을 받는다, 강인하다, 확고하다, 주의 깊다, 열정적이다, 활기차다, 자랑스럽다, 짜증스럽다, 괴롭다, 부끄럽다, 화가 난다, 긴장한다, 죄책감이 든다, 겁이 난다, 적대적이다, 초조하다, 두렵다. 이는 PANAS 검사다. 일시적 감정을 측정하는 것에 타당성이 검증된 검사다. 앞의 10개는 긍정 정서, 뒤의 10개는 부정 정서다. 최근 내가 어떤 감정을 더 크게 느끼는지, 더 자주 느끼는지 종종 확인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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