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서 영진전문대학교 한일기업지원센터장

정찬서 영진전문대학교 한일기업지원센터장(사진)은 15년 째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을 연결하고, 영진전문대학교 학생들의 일본 진출을 돕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일본과의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본인 제공)
정찬서 영진전문대학교 한일기업지원센터장(사진)은 15년째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을 연결하고, 영진전문대학교 학생들의 일본 진출을 돕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일본과의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본인 제공)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지금은 ‘일본’이라는 두 글자에도 예민한 시기다. 외교 갈등이 경제 갈등으로 비화하면서 국내 일본에 대한 시각이 그 어느 때보다 비판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간 부문의 교류까지 끊어질 필요는 없다.

정찬서 영진전문대학교 한일기업지원센터장은 무려 15년째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을 연결하고, 영진전문대학교 학생들의 일본 진출을 돕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만드는 일본 기업을 대구 소재의 한국의 제조업체와 연결하거나 일본의 기업, 지자체 취업담당부서와 협의해 학생들의 일본 취업을 돕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 학생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외취업박람회도 열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영진전문대학교는 매년 수많은 학생을 일본에 취업시키고 있다. 2018년 2월에는 180여 명의 졸업생이 일본에 취업했다. 취업유지율도 높다. 일본에 취업한 학생들의 이후 상황을 조사하고 있는데 2, 3명 정도의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상당수가 1년 내 일본에 정착하고 있다.

“대개 학생들이 일본 기업에 취업한 지 1년이 지나면 그곳의 생활에 적응합니다. 사실 처음 일본 취업을 지원할 때는 유지율에 신경을 쓰지 않다가, 몇 년 전부터 관리하고 있어요. 일본에 간 학생들과 SNS로 자주 연락하면서 지도하고, 지도교수님이 1년에 두 번에서 세 번 정도는 학생들을 만나러 직접 일본에 가기도 하죠. 그리고 갈 때부터 단단히 마음을 먹도록 합니다. 가능하면 학생들에게 1년은 버텨보라고 조언합니다. 그래야 경력에 도움이 되니까요.”

이처럼 학생을 위해 굳은 의지로 교류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아무래도 경색된 한일관계의 영향을 느끼곤 한다. 일본의 경우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지만, 한국에서는 영향이 있다고.

“일본 기업에서는 한일관계가 나빠졌다고 해 한국인 채용을 줄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근 들어 채용을 약간 더 늘렸어요. 구인 문제에 있어서는 한일관계의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요. 또 일본 유학생도 전보다 늘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영향이 있습니다. 일본 취업을 하려는 학생들이 줄었어요. 일본 취업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일본취업반으로 분류해 1~2년간 지도하고 있는데, 전부터 일본 취업을 준비한 학생들이야 큰 변화가 없지만 새로 들어오는 학생 수가 전보다 감소한 것이죠.”

이처럼 한일관계가 좋지 않은 시점에 어떤 이유에서 일본과 교류를 지속하고 있을까. 그는 “최근 들어 자주 받는 질문”이라며 “일본이라기보다 그곳이 해외이기에,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일본과의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대는 점차 글로벌화돼 가고 있으며, 우리 학생들이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해외 여러 나라 중 하나인 일본은 전문학사 졸업장으로 진출하기 유리한 국가예요. 이외에 전문학사 졸업장으로 취업을 나갈 수 있는 국가 중 학생들이 머물만 한 곳은 호주와 캐나다 정도가 있지만 이곳은 취업이 어렵고요. 반면 일본은 취업의 문도 열려 있죠. 마침 우리 대학은 학생들의 일본 진출을 도울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고요. 무엇이 학생들을 위한 일일까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확고한 신념 뒤에는 그가 직접 경험한 기억이 자리잡고 있다. 정찬서 센터장은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중 지도교수의 추천을 받아 일본 도쿄대에서 원자력 발전 연구를 했다. 무려 7년 7개월간 연구하며 일본에서 공부했던 그는 그곳에서 가정도 꾸리게 됐다.

“일본에서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았어요. 아이를 한국에서 키우는 게 맞겠다고 판단해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일본에서의 경험은 제게 성장을 가져다줬습니다. 지금도 일본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면 ‘어디서 일본어를 배웠기에 이리도 유창하냐’는 질문을 받아요. 일본어만 향상된 것이 아닙니다. 유학 생활 동안 무척 힘든 일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저 스스로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두 나라에서의 경험을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었고 글로벌 경험을 갖게 됐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을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지금의 일을 하며 보람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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