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자도 뒤집히는’ 탐구선택 유·불리…자연계열 서울대 환산점수 ‘역전 가능’
‘만점자도 뒤집히는’ 탐구선택 유·불리…자연계열 서울대 환산점수 ‘역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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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수능 만점자 15명 기반 데이터 확인…과탐 선택방법 따라 순위 뒤집혀
서울대 변환표준점수 발표 ‘촉각’…불보정 시 과탐 영향력 한층 커져
(사진=한명섭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올해 나온 만점자들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도 탐구영역 선택에 따른 ‘유·불리’는 크게 나타났다. 자연계열에서는 탐구 선택에 따라 국어나 수학에서 한 문제를 틀린 사례가 일부 만점자의 점수를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자연계열 만점자가 4명에 불과해 실제 ‘불합격’ 사례로까지는 이어지지 않겠지만, 만점을 받고도 탐구 선택이라는 ‘운’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0 수능 만점자 15명 탐구 선택은?…문과 사회문화 ‘인기’, 이과 화학-생명과학 ‘집중’ = 현재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탐구영역에서 2과목을 선택한다. 한 과목만 선택해 수능에 응시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같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 올해 수능 기준 사탐 1과목만 선택한 학생은 703명, 과탐 1과목만 선택한 학생은 234명에 그쳤다. 사탐 응시자가 총 25만1036명, 과탐 응시자가 총 21만2390명이라는 점을 볼 때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0.1~0.3% 선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다수 수험생이 두 과목을 선택하는 것은 주요대학 대다수가 탐구영역 반영 시 2과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시모집에서 두 과목을 모두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도 탐구영역 반영 시에는 2과목의 평균값을 반영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된다. 

올해 수능에서 한 문제도 틀리지 않고 ‘만점’을 받은 학생들은 탐구 2과목을 어떻게 선택했을까. 인문계열에서 가장 많은 만점자가 선택한 조합은 한국지리와 사회문화다. 김해외고 송영준 학생을 비롯해 외대부고에서 나온 만점자 세 명과 잠실고 손수환 학생, 청심국제고 홍민영 학생 등 6명이 이 조합으로 만점을 받는데 성공했다.

나머지 인문계열 만점자 5명이 선택한 사탐 조합은 각기 달랐다. 다만, 사회문화를 한 과목으로 선택한 사례가 많았다. 단대부고 송○○ 학생은 법과정치와 사회문화, 서문여고 이지원 학생은 동아시아사와 사회문화, 하나고 전호연 학생은 경제와 사회문화를 각각 선택했다. 

인문계 만점자 11명 중 9명이 사회문화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사회문화는 일반적으로 학습량이 적어 대비하기 쉬운 과목으로 여겨진다. 도표 분석 등이 다소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다른 탐구 과목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문화 선택 인원이 많다는 것도 ‘장점’으로 여겨진다. 올해 사탐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선택한 과목은 14만6832명이 고른 생활과 윤리였으며, 사회문화가 13만9144명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4%까지 1등급을 주는 상대평가 체제에 따라 응시자가 많다는 것은 곧 1등급을 받는 인원도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선택인원이 많은 과목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사회문화가 일체 포함되지 않은 사례는 2명에 불과했다. 와부고 이승열 학생이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을 선택했으며, 한영외고 최준영 학생은 동아시아사와 세계사를 각각 선택했다. 이승열 학생의 경우 윤리, 최준영 학생은 역사 위주로 사탐과목을 선택한 것이다. 수험생이 특정 분야에 강점이 있는 경우 비슷한 특성을 지닌 과목들을 동시에 선택하는 것은 수능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만점자가 나온 자연계열에서도 ‘대세’는 존재했다. 공주사대부고 남정환 학생과 ○○고 정○재 학생이 동일한 화학Ⅰ-생명과학Ⅰ 조합을 선택한 데 이어 경북고 김○○ 학생은 화학Ⅰ과 생명과학Ⅱ를 선택했다. 과탐Ⅱ 선택 여부는 달랐지만, 화학과 생명과학을 선택한 사례가 많았던 것이다.

반면, 남은 1명의 자연계열 만점자는 화학과 생명과학을 일체 선택하지 않았다. 늘푸른고 구본류 학생은 물리Ⅰ과 지구과학Ⅱ를 선택해 만점을 받는 데 성공했다. 

‘다수’가 선택한 과목이 ‘대세’를 이룬 인문계열과 달리 자연계열은 응시인원 숫자와 만점자들의 과목 선택 간 별다른 연관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가장 많은 14만8540명의 수험생이 선택한 지구과학Ⅰ은 물론이고 12만8033명이 고른 생명과학Ⅰ을 고른 사례도 없었다. 그나마 Ⅱ과목으로 낙점을 받은 생명과학Ⅱ와 지구과학Ⅱ는 응시생이 각각 7190명과 6656명으로 2천명대에서 그친 물리Ⅱ와 화학Ⅱ에 비해서는 선택인원이 다른 Ⅱ과목에 비해 많은 편이었다. 

■문제는 탐구 ‘유·불리’…선택과목 따라 만점자도 역전 가능 = 만점자들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탐구영역 선택에 따른 유·불리 문제는 올해 수능에서도 여전했다. 만점자들은 모든 영역에서 틀린 문제가 없기에 국어·수학 표점은 동일한 상황. 점수 차이는 탐구영역 선택에서 비롯된다. 

인문계열 만점자 11명 가운데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기준으로 보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하나고 전호연 학생이다. 경제-사회문화를 고른 전호연 학생은 탐구에서 139점의 표점을 얻어 다른 인문계 만점자들을 제치고 선두에 섰다. 

이어 단대부고 송○○ 학생과 서문여고 이지원 학생이 134점을 얻었으며, 김해외고 송영준 학생을 필두로 동일한 한국지리-사회문화를 택한 6명의 만점자가 133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영외고 최준영 학생이 132점의 사탐 표준점수를 각각 기록했다.

가장 탐구영역에서 ‘손해’를 본 만점자는 와부고 이승열 학생이다.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을 고른 이승열 학생은 탐구영역에서 127점을 얻는 데 그쳤다. 만점자가 14.88%나 나오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62점으로 가장 낮고, 틀린 문제가 없는데도 백분위가 93에 그친 윤리와 사상을 선택한 것이 문제였다. 사탐에서 한 과목을 골라 만점을 받은 사실은 동일하지만, 이승열 학생과 전호연 학생의 탐구영역 표준점수 차이는 무려 12점이나 됐다.

백분위로 보면 어떨까. 국어 140점, 수학(가) 134점, 수학(나) 149점 등 만점 수치가 높은 표준점수에 비해 백분위는 아무리 높은 수치도 100에서 끊겨 상대적으로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 사회문화에서 백분위 1점을 손해 본 전호연 학생의 백분위가 399점으로 가장 높은 가운데 단대부고 송○○ 학생의 백분위가 398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송○○ 학생과 표준점수가 같은 서문여고 이지원 학생은 백분위에서는 397점으로 차이가 발생했다. 동일한 과목을 선택한 만점자 6명에 비해 표준점수는 1점 낮았던 한영외고 최준영 학생은 백분위에서는 396점으로 동일한 모습을 보였다. 만점자 중 가장 표점이 낮은 이승열 학생은 백분위도 392점으로 다른 만점자들에 비해 다소 낮았다. 

자연계열에서도 인문계열과 마찬가지로 탐구 선택에 따른 표준점수·백분위 차이가 관측된다. 화학Ⅰ과 생명과학Ⅱ를 고른 경북고 김○○ 학생의 표점과 백분위가 차례대로 409점과 399점으로 가장 높은 데 이어 동일한 화학Ⅰ과 생명과학Ⅰ을 고른 정○재 학생과 남정환 학생이 408점과 398점으로 뒤를 이었다. 늘푸른고 구본류 학생은 만점을 받아도 백분위가 98점, 표준점수가 66점에 그친 지구과학Ⅱ를 선택함에 따라 표준점수 406점, 백분위 397점으로 다른 만점자 대비 점수가 낮았다. 

이처럼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 리가 있다 보니 만점을 받지 못한 수험생이 만점자를 ‘역전’할 수 있는 여지도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국어에서 2점짜리 문제만 하나 틀린 경제와 사회문화 선택 수험생의 표점 합은 426점이다. 이는 전호연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의 인문계열 만점자보다 단순 표점에서 우위에 서는 점수다. 국어에서 3점을 감점당한 경우에는 425점, 수학에서 4점을 감점당한 경우에는 424점을 받는데, 이 역시 표준점수만 놓고 보면 만점자들과 구분할 수 없는 점수다.

그나마 인문계는 상대적으로 그 정도가 덜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조합 중 하나인 경제-사회문화 선택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인문계에서는 국어와 수학에서 한 문제라도 틀리는 순간 전호연 학생의 점수를 넘어서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연계는 사정이 다르다. 자연계 수험생들이 고르는 과탐은 지구과학Ⅰ과 물리Ⅱ를 조합하는 경우 가장 높은 144점의 표점이 나온다. 백분위로는 지구과학Ⅰ+물리Ⅱ, 지구과학Ⅰ+생명과학Ⅱ 조합의 성적이 가장 높다. 하지만, 만점자 중 가장 높은 과탐 표점을 거둔 경북고 김○○ 학생조차도 해당 과목들을 고르지 않아 135점의 표점을 얻는데 그친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자연계는 상황에 따라 만점자 전원의 표점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하다. 지구과학Ⅰ과 물리Ⅱ를 골랐다고 가정한다면, 국어 3점짜리나 수학 4점짜리 중 하나를 틀린 경우 415점의 표점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자연계 만점자 중 가장 높은 409점을 넘어서는 점수다. 

서울대에 실제 지원하는 경우에도 이같은 추세는 이어진다. 서울대는 현재 탐구영역 반영 시 백분위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는 ‘환산 표준점수’를 활용한다. 2019학년 환산식을 적용하면, 자연계 만점자 4명 중 서울대에 지원 가능한 두 만점자의 서울대식 점수는 각각 409.40점과 408.20점이다. 국어나 수학에서 2점만 감점된 수험생이 지구과학Ⅰ+물리Ⅱ 내지 지구과학Ⅰ+생명과학Ⅱ 조합을 선택하면 408.80점을 얻어 409.40점을 얻은 만점자보다는 불리하지만, 408.20점을 얻은 만점자에 비해서는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조만간 발표될 2020학년 서울대 환산식에 따라 이같은 차이는 한층 벌어질 수 있다. 백분위에 따른 점수 격차를 크게 잡는 ‘불보정’이 시행되면, 탐구영역 선택에 따른 유·불리는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 

물론 실제 대입에서는 이러한 사례가 벌어질 가능성이 낮으며, 그에 따른 위험성도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다른 영역에서 전부 만점을 받은 학생이 국어나 수학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2점짜리 문제를 틀리는 것은 희귀한 사례일 수밖에 없다. 설령 이러한 경우가 나오더라도 서울대 의대는 정시 모집인원이 30명이나 되기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만점자가 상당수 나오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올해 자연계 만점자가 4명에 그쳤기에 망정이지, 서울대 의대 정시 모집인원에 육박하는 인원이 나왔다면, 만점을 받고도 불합격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상정하기 어려운 국어 2점이나 수학 2점 감점이 아닌 국어 3점이나 수학 4점 등의 감점을 가정하면, 서울대식 점수는 뒤집히지 않는다. 자연계열에서 가장 유리한 과탐 조합을 선택한 수험생이 국어에서 3점이 깎이면 407.60점, 수학에서 4점이 깎이면 406.40점의 서울대식 점수를 얻는 데 그친다. 이는 4명의 만점자 중 서울대 환산식이 가장 낮은 408.20점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그럼에도 선택과목에 따라 이처럼 점수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전히 ‘운’에 따라 순위가 갈리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한 고교 3학년 부장은 “해마다 과목 난도가 다르기에 유리한 과목, 불리한 과목에 대한 판단은 시험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 올해 시험이 어떻게 출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은 자신이 잘 준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과목을 고르는 수밖에 없다. 선택한 과목에서 최고의 성취도를 이뤘음에도 이처럼 유·불리가 갈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향후 정시모집을 늘린다고 하는데, 정시모집의 기반이 되는 수능에서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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