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구 강동대학교 교수(자동차튜닝과)‧중소기업산학협력센터장

강진구 강동대학교 교수(사진)는 "가진 기술을 기업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강동대학교)
강진구 강동대학교 교수(사진)는 "가진 기술을 기업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강동대학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제가 개발한 기술로 회사가 잘됐을 때 뿌듯하고 보람찹니다. 대가에 대한 욕심이요? 지금의 보람이면 만족합니다. 저도 어차피 누군가에게 배운 것이고, 개발 기술로 사업을 할 계획도 없어서 욕심이 없습니다. 그저 기술이 필요한 곳에 그냥 주는 거죠. 개발하는 게 재미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저에겐 즐거움입니다.”

휴대용 스트레인(Strain) 측정기, 필름 가공 작업용 무인 로봇, 지능형 청소 로봇, 계측신호 변환을 위한 지능형 인터페이스, 효율적 전력사용을 위한 다기능 ESS, 공기조형물용 객체기반 다관절 플랫폼, 고정 필요 없는 전시용 공중부양 조형물 장치, 공기조형물 전용 자세제어와 변형이 가능한 AGV 플랫폼··· 말만 들어도 어려운 이 모든 제품은 2003년부터 최근까지 강진구 교수가 개발한 것들이다.

강 교수는 강동대학교 중소기업산학협력센터장을 맡아 산학연 과제를 수행하며,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의 기술 애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전 활동 등을 펼쳐왔다. 강 교수가 개발한 제품과 기술들은 중소기업에 무상으로 제공됐다. 그 덕분에 기술을 이전 받은 기업은 제품 개발 단계에서 겪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제품 자체를 개발한 경우 기존 제품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이 탄생해 매출 부분에서도 이익을 가져다줬다.

“기술 개발로 매출이 향상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제품이 500만원, 600만원 정도였는데 제가 개발한 기술을 새롭게 적용한 제품은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의 가치를 갖게 돼 고부가가치 제품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 기존에 없던 것이고 효과가 커 가격이 상승한 것이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강 교수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충청 지역의 산학연협력 우수 사례를 소개하고 유공자를 시상하는 ‘2019년 충청권 산학연 우수성과 연합발표회’에서 그는 전문대학 교수 가운데 유일하게 수상자로 호명됐다. 그는 “수상자로 정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런 상을 내가 받아도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겸손해서가 아니라, 그에게 있어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일은 ‘일’이라기보다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성격 탓에, 그의 연구실은 로봇 천지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세밀한 자세제어나 현재 구동이 불가능한 기술을 구현하는 방법을 늘 고민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회로를 설계하는 등 연구를 멈추지 않는다. 어려운 일이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고.

“뭔가 어렵다고 하는 일에 도전, 성공하는 게 재미있어요. 제 좌우명이 ‘남들과 같으면 남보다 나을 수 없다’거든요. 그래서 더 새롭고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화물운송종사자격증이랑 버스운전자격증도 취득했는데, 아는 교수들이 어렵다고 하길래 해본 거예요. 무슨 일이든, 어렵지 않으면 뭐하러 하나 싶기도 하고요.”

이러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그는 스스로를 가리키며 “그러니까 ‘공돌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항상 해결책을 궁리하지만, 항상 ‘뚝딱’ 방법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 일이 ‘감’이 필요한 일이에요. 업체에서 어떤 것을 요구했을 때 ‘가능하겠다’ 아니면 ‘실현이 어렵겠다’ 이런 느낌이 오거든요. 또 실현이 가능할 것 같다면 대략 어떤 방식으로 하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물론 감이 안 오는 때도 있어요. 애드벌룬 같은 공기조형물을 줄로 연결하지 않고 공중에 띄우는 방법을 고민하는데, 처음에는 될지 안 될지 긴가민가 했죠. 한참 고민하다가 문득 드론을 이용해보자 싶었어요. 이러저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전용 드론을 개발했고, 줄 없이 조형물을 띄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항상 무엇인가를 연구하고 만들다 보니, 자연스레 소문이 나 업체에서 계속 기술 개발 문의가 들어온다고. 앞으로도 몸이 허락할 때까지 지금처럼 연구와 개발에 매진할 생각이다.

“제 나이가 이제 53살인데, 슬슬 눈이 잘 안 보이네요. 납땜을 하려면 이제 돋보기가 필요하더라고요. 나이 먹는 것을 절로 느낍니다. 제 몸이 허락할 때까지는 계속 제 기술이 필요하다는 곳에 언제까지든지 드리고 싶어요. 갖고 있는 기술을 썩히면 뭐 하나요. 지역 업체를 돕는 사업도 많은데, 제 기술을 기업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게 바로 상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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