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석환 정발고등학교 교장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이제는 어떤 학교에 다니느냐보다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느냐가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 간 연계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고등학교에서는 어떤 인재를 양성하는가. 고등학교 현장에서 바라본 입시는 어떤 방향인가. 또한 대학과 어떤 방향의 연계를 필요로 하는가. 본지가 이 궁금증에 대해 고등학교 교장을 만나 직접 들어 본다.<편집자 주>

일산 신도시 중심에 위치한 정발고등학교(교장 설석환)는 1996년 개교 이래 ‘미래를 이끌어 갈 창의적 인재 육성’을교육목표로 삼고 인재를 길러왔다. 이를 위해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민주적인 의사소통 구조 속에서 역동적이며 협력적으로 교육활동을 이끌어 가고 있다. 특히 2016년 ‘경기도형 과학중점학교’ ‘소프트웨어(SW) 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되며 학생 중심의 창의 교육과정과 학생 맞춤형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정발고를 이끌고 있는 설석환 교장은 ‘각자의 삶에는 각자의 정상이 있듯이 모두가 1등이 되는 여러 줄의 출발점에 서서 오늘도 내가 오르고 싶은 산을 찾아 나섰는지 되돌아보자’는 마음으로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학교가 노력하면 아이들은 긍정적으로 변한다”고 말한 설 교장. ‘여러 줄 세우기 맞춤형 진로학교’ ‘긍정적 자존과 자성 예언적 철학학교’ ‘남과 다른 길을 찾는 창의적 인재학교’를 만드는 것이 설 교장의 목표다.

설석환 교장.
설석환 교장.

-정발고의 교육과정에 대해 소개한다면.
“크게 다섯가지로 나눠 소개하고 싶다. 첫째, 우리 학교는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관심과 진로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학생의 선택권을 대폭 확대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특성에 맞게 선택과목 간 칸막이를 과감하게 없애고 일반선택과 진로선택 50여 개 이상의 교과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둘째, 과학중점학교라는 우리 학교 특성에 맞게 △융합과학프로젝트 △융합 STEAM 체험활동 △과학 과제연구(R&E) △진로시간 사이매스 콜라보레이션 △심화과학‧의생공학캠프 프로그램 △수학캠프 프로그램 △창의융합 현장체험활동 △과학실험실 안전모델학교 △과학공동체를 위한 봉사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자성 예언적 철학학교’를 꿈꾸는 만큼 인문·사회 교육과정도 다양하다. 자칫 과학중점학교라는 자연과학 과정에 치중하기 쉬운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 △인문융합프로젝트 △토론대회, 인문탐구논술대회 △사회참여프로젝트 △지리탐구프로젝트 △인문학특강 △교내시화전, 정발문학상 공모전 △일본과 중국문화 체험활동 △전 교과 교육과정 독서활동 연계 등을 시행하고 있다. 예체능 과정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진로·진학 멘토링 시스템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넷째, 인근 고등학교와 연계한 ‘교육과정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물리학실험, 사회탐구방법, 문예창작입문 수업 등을 매주 화요일 2시간씩 운영한다. 정규 교육과정에 더해 학생의 진로와 연관된 체계적이고 심화된 교과를 이수함으로써 잠재적인 역량과 재능을 발현시켜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2학년 학생들이 참여하는 ‘가평 꽃동네 봉사활동’, 1학년 학생들이 직접 기획·준비하는 ‘정발 나눔장터’ 프로그램을 통해 나눔·배려·존중을 실천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방과 후 프로그램에는 무엇이 있나.
“소프트웨어(SW)교육 선도학교의 특성을 반영한 방과 후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언어학습 △앱 제작 프로젝트 △3D 프린팅 △로봇 활용 및 회로 구성 △드론 및 로봇 체험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교육 확산을 목표로 지역사회 축제 과학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SW봉사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각 분야별 사이매스 체험활동,  나를 키우는 생각쓰기 논술반,  글쓰기를 통한 인생 설계반 등을 통해 사고력 증진과 진로 탐색 강화에 애쓰고 있다.”

정발고의 2019 인문사회토론대회 모습. (사진=정발고)
정발고의 2019 인문사회토론대회 모습. (사진=정발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교육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우리 학교는 ‘1:1 맞춤형 진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학년 초에 대학 전공 탐색 검사, 진로심리검사, MBTI, 다중지능 검사를 실시한다. 그리고 학생과 교과 교사를 1:1로 연계, 1년간 멘토링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지속적인 멘토 교사와의 상담과 수업 시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구체적인 진로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학교의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각 분야 전문가를 초빙한 직업 특강, 방과 후 대학생 진로 멘토링, 진로직업체험, 대학 탐방 등을 통해서는 학생들이 진로 탐색의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학 진학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을 위해서는 자소서 특강, 모의면접과 각 대학별 설명회를 개최한다. 학부모 대상으로는 진로 진학 특강을 1년에 5차례 정도 전문가들을 초빙, 개최하고 있다. 또한 모든 교과 교사가 진로진학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전문학습공동체를 구성해 함께 연구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대학 진학 성과는.
“매년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다. 서울 최상위권 대학과 의대·교대에도 매년 20여 명의 학생들이 진학하고 있다. 수리·과학, 인문·사회, 예술·체육 교육과정을 고르게 운영해 모든 계열의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통해 목표 학교에 입학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소프트웨어(SW) 선도학교’의 교육 성과로 서울 상위권 대학 정보 특기자 전형에 2명이 합격하는 성과가 있었다.”

-대학과의 연계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나.
“경기도교육청에서 진행하는 ‘경기 꿈의 대학’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리 보는 약학, 과학 기술로 세상 읽기, 병원의 다양한 의료 서비스의 이해, 법을 통해 나와 세상 이해하기, 전쟁으로 본 한국사 등의 강좌에 18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자신의 진로와 전공 탐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교과에서 진행하는 ‘창의지성교과프로그램’을 통해 전공별 대학교수를 초빙, △동방의 진주 홍콩의 어제와 오늘 △한국사의 저수지 3.1운동 △소프트웨어의 발전 동향 및 빅데이터 △과학실 안전교육 △교훈을 바꾼 학생들 △방탄소년단의 인문학 등의 특강을 진행해 학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 학교의 지향점 가운데 하나가 ‘긍정적 자존과 자성 예언적 철학학교’다. 세상을 헤쳐 나가다 보면 현재의 성과에 관계 없이 한 번쯤 실패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중요한 것은 ‘물이 반 컵밖에 없네’가 아닌 ‘물이 반 컵이나 남았네’와 같은 긍정적 사고와 ‘나는 잘할 수 있다’는 긍정의 자성예언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발고는 ‘학교가 차이를 만든다(School can make a Difference)’는 신념하에 여러 줄 세우기 교육을 약속한다. 학생이나 학부모들도 현재의 성취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먼 미래와 넓은 세상을 향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설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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