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공계 대학원은 지난해 최초 미달…‘AI’는 희망자 늘며 선전
2022년까지 AI 인재 1만명 부족…“AI인재 양성 위해 정부예산 대폭 늘려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연초 강남 SW마에스트로에서 개최한 ‘인공지능(AI)대학원 지원사업 설명회’에는 18개 대학 관계자 100명이 참석하며 관심을 보였다. [사진 = 이현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연초 강남 SW마에스트로에서 개최한 ‘인공지능(AI)대학원 지원사업 설명회’에는 18개 대학 관계자 100명이 참석하며 관심을 보였다. [사진 = 이현진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고려대·광주과기원(GIST)·성균관대·포스텍(POSTECH)·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선정한 국내 5개 인공지능(AI)대학원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국내 대학원이 학생모집에 난항을 겪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나 홀로 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AI대학원의 2020학년도 입학 경쟁률이 최대 10 대 1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스트 AI대학원이 40명 모집에 35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며 최고 경쟁률(10 대 1)을 기록했다. 고려대(6 대 1 정도)와 광주과기원(3 대 1)도 타 대학원 대비 지원자가 몰렸다. AI가 유망 산업 분야로 떠오르면서 전공 희망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올해 상반기 1차로 선정한 AI대학원이 지난 가을학기 첫 신입생을 모집한 결과에서도 경쟁은 치열했다. KAIST가 9 대 1, 성균관대와 고려대가 각각 약 8 대 1과 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대가 자체적으로 운영할 예정인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의 첫 신입생 모집에도 지원자가 대거 몰려 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40명 선발의 석사과정에 257명이 지원했다.

학계에서 AI 전문가 인력난 심화를 예고하면서 관련 전공 이수 청년들이 대거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학원 입시에서 이공계열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데 반해 AI대학원은 인기를 얻는 이유다. 지난해 서울대 공대와 자연대 대학원(석사, 박사, 석·박사 통합과정) 입학 경쟁률은 각각 0.88 대 1, 0.95 대 1로 서울대 공대와 자연대가 처음으로 동시에 미달됐다.

AI 전문 인재 부족에 따른 인재 양성 필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AI대학원 추가 신설과 정부 지원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관련 전공자 필요 인력 규모와 전공 희망자에 비해 모집정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22년까지 국내 AI 개발 인력은 현장 수요보다 1만여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핵심 인력으로 꼽히는 석·박사급 개발자는 7300여명이 모자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KAIST와 고려대·성균관대·포스텍·광주과기원 등 과기정통부가 선정한 5개 대학의 AI대학원 연간 정원은 270명 안팎에 그친다.

유창동 인공지능학회장은 “과기정통부 선정으로 AI대학원을 운영하는 대학원이 대부분 40~45명 규모로 선발하는데 지원자는 최대 400여명까지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AI대학원 수도 늘리고 AI 관련 연구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AI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A대학 한 기획처장도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AI대학원 지원사업에 10곳이 넘는 대학이 스스로 대부분 제반을 마련하고 도전해도 정부 지원 예산 부족으로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연구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행·재정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많은 대학들이 AI 인재 양성에 의지를 갖고 있는 상황이고 정부도 최고급 AI 인재 육성을 위해 관련 대학원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들 대학을 필두로 국내 AI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 내년에는 2~3개 정도 AI대학원을 추가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기정통는 AI 핵심 지식과 융합 역량을 갖춘 선도 연구자 양성을 위해 3월 KAIST와 고려대·성균관대 등 3개 대학을 국내 최초의 AI 대학원으로 선정한 데 이어 9월에는 포스텍(POSTECH)과 광주과기원(GIST) 등 2곳을 추가로 선정했다. 5개 대학은 최대 10년간 과기정통부의 지원을 받아 AI대학원을 운영한다. 선정 대학은 올해 1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연간 20억원씩 5년간 90억원을 지원받는다. 향후 평가를 통해 최대 5년 동안 추가로 지원받으며 10년간 총 지원비는 최대 19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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