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전국 성인·청소년 대상 조사
성인 정직지수, 청소년보다 17점 낮아

2019 정직지수 항목별/학령-연령별 조사 결과
2019 정직지수 항목별/학령-연령별 조사 결과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대한민국의 정직지수가 초등학생 때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이후 학력이 오를수록 계속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30대부터 조금씩 정직지수가 올라가지만 성인의 정직지수는 모든 연령대가 청소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센터장 안종배 한세대 교수)가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의 성인(직장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직지수 조사 결과다.

윤리연구센터가 11일 오후 흥사단 강당에서 발표한 ‘국민 정직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직장인)의 정직지수 60.2점으로 청소년 정직지수 77.3점에 비해 무려 17.1점이나 낮게 나타났다. 어른의 정직윤리의식이 청소년보다 현저히 낮다는 게 수치로 확인됐다.

정직지수는 2010년부터 흥사단 투명본부 윤리연구센터에서 개발한 조사 항목으로 직장(학교), 사회, 가정, 친구, 인터넷 부분 각각 5개 문항 25개 문항을 통해 정직윤리의식을 조사 측정하는 것이다.

2019년 정직지수 조사 결과 △초등학생 87.8점 △중학생 76.9점 △고등학생 72.2점 △20대 51.8점 △30대 55.6점 △40대 58.7점 △50대 이상 66.5점으로 나타났다. 즉, 대한민국 정직지수는 초등학생 때 가장 높다. 이후 학력이 오를수록 악화돼 대학생 및 20대 최하점을 찍었다. 30대부터 올라가지만 성인의 정직지수는 모든 연령대에서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부문별로 △직장(학교) 부문: 청소년 73.3점, 성인(직장인) 54.7점 △사회 부문: 청소년 77.2점, 성인(직장인) 56.2점 △가정 부문: 청소년 75.2점, 성인(직장인) 49.5점 △친구 부문: 청소년 74.8점, 성인(직장인) 65.3점 △인터넷 부문: 청소년 85.8점, 성인(직장인) 75.6점으로 모든 부문에서 청소년보다 성인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청소년은 △인터넷부문(85.8점) △사회부문(77.2점) △가정부문(75.2점) △친구부문(74.8점) △학교(직장) 부문 (73.7점) 순서대로 정직지수가 낮아졌다. 성인(직장인)은 △인터넷부문(75.6점) △친구부문(65.3점) △사회부문(56.2점) △직장(학교)부문(54.7점) △가정부문(49.5점)의 순서다.

특히 20대의 정직윤리의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정직지수는 51.8점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25개 조사 항목 중 22개 항목에서 20대 정직지수가 가장 낮다.

이처럼 20대의 정직윤리의식이 타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차이로 낮은 것은 20대의 우리 사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연구책임자인 안종배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장(한세대 교수)은 “우리 사회의 희망이 돼야 하는 청년들이 최근 연애, 결혼, 출산, 집, 경력 등 5가지를 포기하는 ‘오포세대’로 불리고 있고 중산층 붕괴 및 경제력 양극화와 청년 실업률 상승, 모럴 해저드의 만연, 부와 특권의 대물림, 사회지도층의 부정 부패, 더구나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급속한 사회와 직업 변화 등으로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지면서 가치관에 대한 심각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보다는 물질과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10억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항목 조사결과 초등 23%, 중등 42%, 고등 57%, 20대 53%, 30대 43%, 40대 40%, 50대 이상 23%가 ‘괜찮다’고 응답했다. 우리 사회에 10대~30대 젊은 층의 물질중심적인 가치관이 심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사회 지도층의 부정부패 사건이 지속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와 일자리의 변화 등 불안한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 등으로 물질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인(직장인) 대상 항목인 ‘타인에게 자기 가족의 잘못을 감싼다’는 조사 결과 20대 65%가 그렇다고 답했다. 30대 66%, 40대 74%, 50대 이상 64%가 같은 대답을 내놨다. 최근의 조국 전 장관 사태 등 가족 이기주의를 더욱 강화시키는 사건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종배 센터장은 “몇 년 전 국정농단 사태를 우리 사회 정의와 정직이 바로서는 기회로 삼았어야 했는데 오히려 조국사태와 가짜뉴스 등 사회의 부정부패와 거짓이 넘쳐나고 정직하지 못한 모습들이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의 정직과 윤리 의식이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덕과 윤리가 체험적으로 체득되는 창의적 인성 교육이 기본이 되는 학교 교육과 사회 교육의 변혁이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안 센터장은 “경쟁보다는 협업, 자신의 이익보다는 공익과 이웃에 대한 배려가 중시되는 가치관을 키우고 창의적 아이디어와 전문 역량이 개발되고 존중받는 교육 내용과 교육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이에 적합한 입시 제도와 취업 제도 및 직장의 고과 제도 등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 대한민국 성인(직장인) 및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는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전국의 흥사단 지부 및 리서치 전문업체인 K-stat 리서치와 협력해 전국의 성인 직장인 1000명과 청소년 4073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로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3.1%p다.

윤리연구센터가 11일 오후 흥사단 강당에서 ‘2019 국민 정직지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윤리연구센터가 11일 오후 흥사단 강당에서 ‘2019 국민 정직지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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