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국 경희사이버대 관광레저항공경영학과 교수

코타키나발루 마리나와 리조트 개발
코타키나발루 마리나와 리조트 개발

관광개발의 최적 조건

현대의 관광개발은 인간 활동의 모든 영역과 연관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관광의 내용이 다양화되고 있고 특정 지역에 대한 관광개발은 경제적 측면의 긍정적인 효과와 관련된 고용기회, 개발지역의 소득 증대, 조세 수입 증가 등의 논리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관광개발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관광개발은 지역개발의 만능수단으로 활용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데 다양한 요구조건에 부합해야 하고 그 시대의 트렌드를 적절히 반영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이러한 조건에 잘 부합하고 있는 곳으로 연중기온이 좋고, 지가가 저렴하며, 산과 바다가 적절히 조화가 이루고 있는 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이 있으나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또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말레이시아 개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말레이시아는 수도인 쿠알라룸푸르가 있는 말레이 반도 쪽 영역(서 말레이시아(舊말라야 연방 약13만㎢))만을 생각하는 데 동쪽 보르네오 섬 북서부의 사라와크 주 및 사바 주로 이루어지는 동 말레이시아(북 칼리만탄 20만㎢)로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말레이 반도는 적도 바로 위인 1∼7°N, 100∼120°E에 자리 잡고 있다. 북쪽으로 태국, 남쪽으로는 싱가포르와 접해있고 말라카 해협을 건너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과 연결돼 인도양과 남지나해 사이에 십자로의 지정학적 위치를 점하고 있어 예부터 동서양의 무역상인들과 여행자들이 교차하는 장소가 돼왔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말레이시아의 역사는 끊임없는 외세와의 갈등으로 기록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공식 종교는 이슬람교이지만 불교·도교·힌두교·기독교 등이 공존하고 있으며,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 경제는 중국 화교들이 장악하고 있는 반면에 이슬람 회교도는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보이지 않는 권력의 양분 현상이 있다.

코타키나발루 마리나와 리조트 개발
코타키나발루 마리나와 리조트 개발

말레이시아의 관광개발 여건
말레이시아는 그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동서 문화의 교차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이곳은 중국·인도·이슬람 문화와 동남아시아 고유의 문화가 융화·공존하면서 독특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어서 들어온 서구 문화도 말레이시아 문화의 다양성에 크게 기여했다. 아름다운 해변과 크고 작은 섬들과 정글로 뒤덮인 산악 지대가 공존하는 곳인 이 지역은 에코투어 및 문화 체험, 모험 여행, 휴양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함이 있는 여행지다. 그리고 풍부한 지하자원과 영어사용이 가능한 국민을 바탕으로 동양의 자존심을 세우면서 서서히 세계 경제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여러 관광지 중 코타키나발루는 회교지역이라는 독특한 문화적 배경과 뛰어난 해안경관과 키나발루 산이라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 관광자원으로 갖추어져 있어 관광개발을 위한 제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또한 전혀 개발되지 않은 해안지역을 인간의 탁월한 기획력과 의지를 가지고 세계적 관광지로 부상시킨 기업가 정신(상크릴라 탄중아루와 라사리아 리조트가 사례지역)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한다. 더불어 해안가의 리조트와 골프장 개발 과정에서 개발과 보존이라는 관광개발의 오래된 논쟁의 해결책을 모색해 볼 수 있는 모델 지역이기도 하다.

코타키나발루, 샹그리아: 라사리아 비치
코타키나발루, 샹그리아: 라사리아 비치

종교와 문화 용광로 (Melting-pot)
말레이시아의 국교는 이슬람교로, 전체 인구의 60% 정도가 무슬림이다. 무슬림 중 대부분은 말레이계며, 인도계 이슬람교도와 이슬람으로 개종한 일부 중국인도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아라비아의 정통 이슬람 국가와 달리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는 나라로, 인종만큼이나 다양한 종교가 혼재하고 있다. 그중 중국계가 주류를 이루는 불교 신자가 약 19%, 인도계가 주류를 이루는 힌두교 신자가 약 6%다. 대부분 동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기독교 신자도 9% 정도 된다. 이처럼 다양한 종교는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말레이시아 문화의 중요한 배경이다.

인종·언어·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말레이시아에서는 관용의 문화를 토대로 다양한 문화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때로는 각자의 방식으로, 혹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가는 말레이시아 특유의 매혹적인 분위기는 지리·역사적 배경 속에서 오랜 세월 성숙해 온 다문화 전통의 결과다.

종교적으로도 서로의 믿음을 존중하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슬람 모스크, 불교사찰, 힌두교 힌두사원 그리고 교회와 성당까지 여러 종교 시설과 각 종교의 축제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종교 축제 때는 타 종교인을 초대해 즐기는 ‘오픈 하우스(Open House)’ 라는 행사를 개최하는데, 여행객들도 함께 참여해 말레이시아 특유의 성숙된 관용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열대 휴양지, 코타 키나발루(Kota Kinabalu)
코타키나발루는 사바(Sabah) 주의 주도(Capital City)이며 한국과는 비행기로 4~5시간 정도다. 천혜의 자연 환경과 특급 리조트들이 바닷가를 배경으로 펼쳐져 있어 가족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산호초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해안선과 키나발루 산의 순수하고 장엄한 자연경관을 살리려는 말레이시아 정부와 민간기업의 합작으로 오늘날의 아름다운 최고급 휴양관광지인 코타키나발루가 새롭게 탄생했다. 이곳 바닷가에서 보는 낙조는 그리스 산토리니, 남태평양 피지와 함께 세계 3대 해넘이 지역(썬셋 포인트)로 꼽히기 때문에 이곳의 별칭은 ‘황홀한 석양의 섬’이다. 적도가 가까운 곳이라 날씨가 변덕스럽지 않고 사시사철 깨끗한 하늘과 주홍빛 노을을 볼 수 있는 섬이다.

코타 키나발루 인공 비치
코타 키나발루 인공 비치
코타 키나발루 골프장 개발
코타 키나발루 골프장 개발

키나발루 산 국립공원의 지속가능한 관광개발 (Sustainable Tourism Development)
‘키나발루 산’이란 명칭은 원주민인 카다잔족(Kadazans)과 두슨족(Dusuns)의 언어로 ‘아키 나발루’에서 온 것으로 ‘아키’는 조상, ‘나발루’는 산을 의미한다. 그들 조상의 영혼이 이 산에서 살고 있다고 믿고 있고 ‘죽은 자의 영혼을 위한 영원한 안식처’로서 숭배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고봉인 키나발루 산(Mt. Kinabalu, 4102m)은 항상 하얀 구름과 어우러져 신성스러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키나발루 산은 150만년 전에 지표 아래에 있던 대량의 화강암이 약한 암반 표면을 뚫고 위로 융기하기 시작했고, 매년 5mm 가량 솟고 있으며 비탈지의 산사태나 산 정상 아래의 암석 파편이 아직도 계속되는 지각 운동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식생이 수직적 분포가 다양하게 펼쳐져 열대부터 한대까지 약 4000종의 다양한 식생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만 서식하는 세계 최대의 화초인 ‘라플레시아’가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코타키나발루의 관광정책은 해안가의 리조트 및 골프장 개발은 허용한 반면에 해양국립공원과 키나발루 산은 엄격한 개발억제정책과 보존정책을 취하고 있다. 접근도로 및 숙박시설은 공원 내 체험의 즐거움을 위해 제공하지만 엄선된 도로로의 접근만 허용하고 환경친화적 숙박 시설이 배치돼 있다. 특히 키나발루 산 등정을 위한 롯지(lodge)의 운영은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하고, 자연에 해가 되는 행위나 물리적 훼손을 최소화하고 엄격한 수용력을 적용하고 있어 이곳을 등반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몇 달 전에 예약해만 가능하다.

MT. Kinabalu
MT. Kinabalu

코타키나발루의 관광지

케노피 워크 웨이 (Canopy Jungle Walkway)
키나발루 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케노피 워크웨이는 원래 식물학자들이 나무들을 관찰하기 위해 나무와 나무 사이의 길을 연결한 것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것이다. 지상에서 41m 상공에 있어 짜릿한 스릴감과 열대우림의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의 시설물로 케노피 워크를 체험하기 위해 키나발루 산을 찾는 관광객 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포링 온천
사바 주의 키나발루 산 중턱에 위치한 포링 온천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 병사에 의해 발견돼 지금까지 야외 유황 온천으로서 대중적인 인기가 높으며 그 수온이나 성분은 독특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온천수의 성분은 피부병, 여성 질병, 천식, 신경통, 동맥 경화증, 류마티즘, 근육 통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무슬림 국가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맨살을 드러낼 수 없으므로 여자들끼리 혹은 남자들끼리 목욕을 하더라도 반드시 수영복을 착용해야 한다.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Tunku Abdul Rahman Park)
항구에서 배로 20분 이내 거리에 자리한 5개의 섬을 아우르는 말레이시아 제1의 해양국립공원이다. 코타키나발루 해변은 매립한 리조트로 개발됐기 의외로 투명한 수역이 없고 투숙객 이외의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워 마누칸(Manukan)‧마무틱(Mamutik)‧술룽룩(Sulug)‧가야(Gaya)‧사피(Sapi) 5개 섬에서 해변 활동을 즐긴다. 특히 사피섬은 비치가 아름다워 해변에서 해수욕과 여유를 즐기며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 등 해양레포츠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페낭
페낭은 오래 전 해적들의 소굴로 알려졌으나, 18C 영국 동인도회사의 전략적 요충지가 돼 주목을 받기 시작해 현재 ‘동양의 진주' ‘인도양의 에메랄드’라는 애칭이 붙은 아름다운 섬이다. 서 말레이시아의 서북부에 위치해 있으며, 동서 15㎞, 남북 24㎞로 작은 섬이지만 알찬 동서양이 융합된 도시미(都市美)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페낭 섬과 본토는 1985년 건립된 페낭대교에 의해 편리하게 연결돼 있다.

랑카위
랑카위는 104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페낭 섬에서 북서쪽으로 108㎞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전설의 섬이란 칭호에 걸맞게 빼어난 자연경관이며 곳곳에 묻혀있는 애잔한 사연들은 랑카위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휴양지로서의 아늑함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전해 준다. 비록 몇 번의 교통수단을 갈아타고 가야 하는 불편한 곳이지만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해변과 문명의 때를 최대한 억제한 랑카위는 도시와 격리돼 며칠 동안 푹 쉬면서 머리를 비우기 참 좋은 곳이다.

겐팅 하이랜드 (Genting Highlands)
회교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도박(카지노)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곳으로 쿠알라룸푸르에서 북동쪽으로 51㎞ 떨어져 있는 고원 리조트이다. ‘겐팅(구름 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해발 2000m에 가까운 구름 속에 자리해 ‘구름 위의 라스베이거스’라는 별칭이 있으며 카지노와 놀이동산, 리조트, 골프장을 갖춘 복합 레저타운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골프를 즐길 경우 날씨는 좋지만 자외선이 강해 모자를 쓰지 않을 경우 벌겋게 익을 수 있다.

겐팅 하이랜드는 자동차 또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오를 수 있는데 겐팅 그룹(Genting Group)은 현재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유니버셜 스튜디어와 카지노 리조트’를 투자했으며, 필리핀 마닐라에 ‘리조트 월드 마닐라’ 미국 라스베가스에는 ‘리조트 월드 라스베가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단독 200달러를 들고 말레이시아로 건너와 1964년에 화교 림고통이 설립한 카지노 그룹이다. 그런데 이 겐팅 하이랜드의 초기 카지노 개발에 한국의 카지노 회사가 지원해 성공시켰다는 것은 알만한 비밀이다.

겐팅 하이랜드 리조트와 골프장
겐팅 하이랜드 리조트와 골프장

<말레이시아의 단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는 현대적 도시미를 느낄 수 있는 경제중심지이고, 코타키나발루는 한국의 저가 항공사들의 취항 증가로 가성비 높은 관광지로 주목을 받는 지역이다.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연 친화적 요소, 워터프론트 지역에 입지 한 탁월한 리조트와 부대시설, 공항과 양호한 접근성,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기후적 조건을 등이 강점인 지역이다. 다만, 이곳에서는 유흥문화는 없으니 기대하지 말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여행지로 권장하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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