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 지음 《야한 영화의 정치학》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영화에서의 에로티시즘, 야한 영화에서의 정치학을 분석한 책이 나왔다. 《야한 영화의 정치학》은 1910년대부터 2010년대 이후까지 영화사에서 에로티시즘이 어떻게 재현돼 왔는지 시기별로 분석한 책으로, 여성의 몸과 성의 역사이자 인간의 혹은 가부장 중심의 문명이 영화에서 어떻게 이용됐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김효정은 《야한 영화의 정치학》에서 야한 영화나 에로틱 하위 장르들이 당대의 지배 담론과의 총돌 혹은 대항으로 잉태된 문화적 산물이며 동시에 억압이 생산의 근거로 기능했음을 예시하는 사료로 표현한다.

제1장에서는 1910년대의 초기 무성영화부터 1950년대 이전의 고전영화들, 특히 무성영화들이 성적 금기를 시각적, 내러티브적으로 암시하고 재현한 사례를 분석한다. 제2장에서는 1960년대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기수인 마이크 니콜스와 존 슐레진저,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빛낸 리얼리스트 김수용,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등 영화사의 중추를 차지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이들이 어떻게 사회문화적 언어로서 성을 위치시키고 영화적으로 전달하는지 살펴본다.

제3장은 격변의 혁명기를 거치고 난 이후 제작된 영화들을 통해 각기 다른 문화권 안에서 여전히 자행되고 있던 억압, 혹은 해방이 성을 통해 대조되는 양상을 보여준며 제4장은 1980년대에 성행했던 미국 슬래셔 영화에서 성, 특히 여성의 성이 그려지는 경향과 한국 에로영화 전성기의 작품들 속 성 재현을 분석함으로써 여성의 성이 대중문화 안에서 본격적으로 소비화 되는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

제5장에서 다루는 1990년대에서는 좀 더 다각적인 시각에서 조명된 에로티시즘의 영화적 사례들을 든다. 여성감독의 시각에서 여성의 욕망을 다루는 ‘피아노’를 포함하여 ‘북회귀선’ ‘발몽’과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같은 영화들은 금기를 다루었던 고전문학이 현대의 영상작가들을 통해 어떻게 재탄생했는지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제6장에서는 2000년대 이후를 다룬다. 스탠리 큐브릭에서부터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까지 영화로 혁명을 일궈냈던 감독들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 김효정은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영화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영화학 석사,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영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양대 미래융합인 문학부 겸임교수, 수원대 영화영상학부 객원교수로 있다. ‘문화일보’에서 ‘에로틱 시네마’, ‘오마이뉴스’에서 ‘야한영화의 정치학’을 연재했다. (카모바일북스/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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