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치한’ 향한 열기 뜨거워…최근 6년 중 최고 경쟁률 기록

(사진=경희대 제공)
(사진=경희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치대의 인기는 여전했다. 학령인구 절벽을 맞이한 첫 대입 정시모집에서 전국 11개 치대는 전년보다 한층 뜨거워진 지원 열기를 발판 삼아 6.42대 1로 경쟁률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모집규모 축소라는 경쟁률 상승요인이 더해지면서 근 6년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선보이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끝난 정시모집 원서접수 현황을 본지가 자체 취합한 결과 전국 11개 치대의 경쟁률이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홀로 지원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던 원광대가 2일 공지한 최종 경쟁률을 포함한 결과다. 

2020학년 기준 현재 고졸 신입생 모집을 실시하는 치대는 전국 11개교다. 서울대와 부산대, 전남대는 치과대학이 아닌 치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운영되지만, 학·석사 통합과정을 통해 고졸 신입생을 모집한다. 

11개 치대의 정원내 전형을 기준으로 집계한 2020학년 정시모집 경쟁률은 6.42대 1이다. 271명을 모집한 전국 치대에는 총 1739명의 수험생이 원서를 냈다. 전년에는 335명을 모집하는데 2101명이 지원해 6.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집군별 양상은 다르게 나타났다. 대다수 치대가 포진해 있는 가군 경쟁률은 4.99대 1로 전년 5.14대 1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나군과 다군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올랐다. 나군은 5.85대 1에서 6.11대 1이 됐고, 강릉원주대만 있는 다군도 14.2대 1에서 14.56대 1로 경쟁률이 높아졌다. 

물론 모집군 내 개별대학의 양상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군의 경우 전반적인 경쟁률은 하락했지만 서울대와 전북대, 경북대 등 경쟁률이 오른 사례가 있었으며, 나군은 전반적인 경쟁률이 올랐지만, 원광대를 제외한 단국대와 연세대의 경쟁률은 모두 하락 양상을 보였다. 단국대는 5.66대 1에서 5.14대 1, 연세대는 5.46대 1에서 5.1대 1로 경쟁률이 낮아졌다. 

올해 가군 최고 경쟁률 치대는 예상을 뒤엎고 서울대가 차지했다. 2명을 모집한 서울대는 10.5대 1로 동일 모집군 내 치대를 압도하는 수준의 지원 열기를 선보였다. 2015학년 이래 치대 정시모집에서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이 나온 것은 2017학년 조선대 일반전형이 10대 1을 기록한 사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같은 시기 서울대가 기록한 최고 경쟁률은 2015학년부터 2017학년까지 기록한 7대 1이었다. 

서울대의 높은 경쟁률은 모집인원이 유독 적었던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본래 정시모집에서 치대를 선발할 계획이 없는 대학이다. 수시에서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정시모집을 실시한다. 2017학년 7명, 2018학년 11명, 2019학년 7명 등 꾸준히 10명 안팎을 유지하던 수시이월 규모가 올해 2명으로 크게 줄어든 탓에 경쟁률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서울대 치대가 상위권 의대 지원자들의 ‘안정지원’ 루트로 활용된다는 것도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 모집군을 통틀어 가장 경쟁률이 높은 치대는 유일하게 다군 모집을 실시하는 강릉원주대였다. 27명을 모집한 강릉원주대는 393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14.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나군 모집을 실시한 원광대의 경쟁률도 높은 편이었다. 치대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을 구분해 선발하는 원광대의 인문계열 선발 전형 경쟁률은 12.5대 1이나 됐다. 자연계열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7.56대 1을 기록한 탓에 합산 경쟁률은 8.08대 1로 서울대나 강릉원주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개별 치대를 향한 지원열기가 뜨거웠던 탓에 치대 경쟁률은 근 6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수 있었다. 2018학년 6.02대 1을 기록한 이래 2년 연속 상승세도 이어졌다. 

의대에 더해 치대마저 경쟁률이 오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의학계열’ 내지 ‘의치한’을 향한 인기는 여전히 높다는 것을 증명해 낸 형국이다. 고3 재학생이 크게 감소한 ‘학령인구 절벽’ 첫 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의학계열의 인기는 난공불락이었다. 

물론 이번에 높아진 치대 경쟁률은 모집규모가 줄어든 영향도 있어 보인다. 서울대의 수시이월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더해 원광대 자연계열 모집인원이 30명, 경북대 모집인원이 15명, 연세대 모집인원이 6명 줄어드는 등 몸집을 줄인 치대가 많았기에 경쟁률 상승은 예견 가능했던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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