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 법인 우일학원, 지난해 이사진 ‘중원대’ 인사로 채우며 매각 추진
구성원 반발 등으로 교육부가 이사 승인 거부하며 매각 난항
일부 구성원 “장 전 총장은 매각 위한 인사였다”…본부 “사실무근”

안양대
안양대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 지난해 4월 총장으로 취임한 장병집 안양대 총장이 부임 8개월 만에 스스로 사직서를 내면서 안양대가 또 다시 총장 공석사태를 맞게 됐다. 특히 대학 내부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안양대 법인 우일학원 이사회(이사장 김광태)가 중원대에 대학 매각을 추진했지만 일부 구성원 반발과 교육부의 학교법인 이사승인 거부 등으로 무산된 것이 장 전 총장의 면직 배경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9일 안양대에 따르면, 안양대는 이날 권원현 전 기획처장을 부총장 겸 총장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면직된 장 전 총장의 공석에 따른 것이다. 안양대는 유석성 전 총장이 물러나자 1개여월의 공석 사태를 깨고 장 전 총장을 총장직에 임명한 바 있다.

장 전 총장은 지난 2일 시무식을 시작으로 6일까지 학내 업무를 봤지만 우일학원 측은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소급해 장 전 총장을 면직했다.

장 전 총장이 8개월의 짧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데는 안양대가 지난해 본격적으로 추진했던 ‘매각’의 일단락을 의미한다는 게 일부 대학 구성원들의 시선이다. 안양대 한 교수는 “장 전 총장이 취임할 당시 안양대는 한참 중원대로의 매각을 추진 중이었고, 그러면서 중원대 측근 인사로 이뤄진 게 장 전 총장의 취임 배경이라는 소문이 대학 내에 파다했다”고 귀띔했다.

장 전 총장은 중원대가 위치한 충청북도지역에서 2009년부터 3년간 충북지역대학(17대학) 총장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2008년부터 2년간 충청북도 지역혁신협의회 위원, 2009년 국립 한국교통대학교 총장(4년) 등을 지내며 충북지역 내 대학가의 굵직한 인맥을 이어온 인사다. 장 전 총장이 중원대와 직접적인 접점이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안양대 총장으로 취임 당시 “중원대로의 매각을 위한 인사”라는 학내 이야기가 퍼진 이유로 해석된다.

앞서 우일학원은 2018년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신임 이사 4명의 선임을 추진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사 승인 절차에서 이를 거부하며 안양대의 계획이 틀어졌다. 대학 구성원들이 재단인 우일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구성원 간 내홍이 일었기 때문에 교육부가 내린 결정이다. 총 4명의 이사가 ‘중원대 재단’ 측 인사라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 원인이다.

대학 측은 중원대로의 매각 추진은 멈춘 상태지만 추후 새로운 법인을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양대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중원대로의 매각 과정은 진행이 멈춰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안양대가 새로운 법인을 맞이하는 등의 동적요인이 활성화되면 얼마든지 (새로운 총장 선출 등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장 전 총장이 스스로 우일학원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재단 측의 사임 압박은 없었다는 게 대학 본부 측의 입장이다. 대학 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장 전 총장이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한 장 전 총장이 중원대나 대순진리회 측근 인사라는 소문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권원현 부총장 겸 총장직무대행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학의 매각이나 인수 등의 문제는 법인의 일이라 잘 모르는 사안이다. 갑자기 보직을 받게 된 상황이지만 안양대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양대는 1948년 장로회신학교로 설립됐다. 이후 1993년 대신대, 1995년 안양대로 교명이 변경됐다. 1990년대 초 김영실 총장이 대학을 인수해 운영했으며 2002년 차남 김승태 총장이 취임했다. 그러나 2012년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자 김영실 총장의 장남 김광태 현 이사장이 대학을 실질적으로 운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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