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희 유한대학교 사업통합관리본부 팀장

정원희 유한대학교 사업통합관리본부 팀장
정원희 유한대학교 사업통합관리본부 팀장

공청회 이후 대부분의 전문대학에서 자체 분석하고 있는 대학정보공시 데이터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어떻게 이런 데이터가 나왔는지 아직까지 모른다. 하지만 오랜 시간 평가를 담당한 직원들은 정책연구TFT에서 조금만 신경 썼으면 이런 자료가 나올 수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오류는 대학정보공시 자료 분석 시 제외해야 하는 대학들이 포함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평가 정량지표에서 제외해야 할 전문대학이 포함돼, 지표 평균값이 높게 나온 것이다. 대학정보공시에서‘전문대학’으로 공시자료를 받으면 폴리텍대학(기능대학), 사이버대학도 포함된다. 심지어 폐교나 통합된 전문대학도 대상이 된다. 그래서 대학 현장에서는 현재 고등교육법에서 벗어난 전문대학들을 제외하고 공시자료를 분석한다.

평가지표 중 일부 수시 공시자료가 자칫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그 배경에 있다. 교육부의 2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도 수시 공시자료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평가본부에서 확인해 진단 이전에 모든 대학에 공시변경 불가 일자를 통보했다. 이는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위반 시 중대위반으로 대학에 큰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뤄지는 조치다. 하지만 며칠 전 몇몇 대학이 공시자료 및 정성자료를 조작해 사업에 선정된 후, 거짓이 밝혀져 패널티를 받았다. 즉 이와 같은 사례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는 것이다.

지표 평가방법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절대평가, 상대평가, 순 기여도 평가를 혼용해 실시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일부 상대평가 항목은 절대평가로, 일부 절대평가 항목은 상대평가로 기준을 마련한 것과 순 기여도 평가를 통해 상대등급을 상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때문에 기관평가인증처럼 일정 기준은 아니더라도 평균값 이상 또는 혁신지원사업 대학인 만큼 평균값보다 상향한 기준 이상으로 해야할 지표 및 기준값을 정한 후,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소숫점까지 점수로 해야할 지표로 나누어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수년간 대학들은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일정한 평가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공청회 이후 평가지표에 대한 의견 수렴이 없다는 점이다. 모든 평가 관련 공청회는 그 공청회 자체가 절차상 형식적인 부분일지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의견수렴을 거친 후 심의를 거쳐 확정(안)을 발표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아직까지 의견수렴은 불과하고 아무런 내용도 공지되지 않고 있다.

대학 현장에서는 이번 공청회의 연차평가 지표(안)가 과연 정책연구를 통해 나온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까지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심지어 공시자료를 다운로드만 받아 검토없이 분석프로그램을 돌린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모든 대학이 제시된 기준에 만족할 수 없지만, 다수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기준으로 마련된다면, 정보공시에 대한 단순 오류, 공시자료의 신뢰 여부, 평가방법의 공정성 논란, 의견수렴 없은 소통 등의 의문점은 사라질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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