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이스 유무 미리 파악 사고예방 가능해져

성태현 교수.
성태현 교수.

[한국대학신문 신지원 기자] 성태현 한양대학교 전기·생체공학부 교수팀이 최근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의 하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세라믹 기반의 ‘압전(壓電) 발전장치’를 개발했다.

해당 기술을 이용할 경우 외부 전력공급 없이도 온도·습도·압력·변형 등을 측정하는 각종 센서(sensor)를 작동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겨울철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적되는 도로의 블랙아이스 유무를 미리 파악하는 등의 사고예방 시스템 구축은 물론 IoT 산업 전반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차량의 주행 시 발생하는 에너지는 노면의 진동과 변형, 마찰로 인한 기계에너지 형태로 소비된다. 해당 에너지들은 버려지는 에너지들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이를 재활용하는 에너지 하베스팅(harvesting)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소재와 발전 방식을 바탕으로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을 도로 설계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하지만 낮은 발전량으로 인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림 1 압전 발전장치의 도로 적용 모식도
그림 1 압전 발전장치의 도로 적용 모식도

성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력밀도가 높은 세라믹 소재의 압전 소재를 활용했다. 또 차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힘과 압전 소재와의 관계를 모델링해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발전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압전 발전장치는 기아자동차의 카니발과 같은 대형차량 기준 최대 4.3W의 전력을 성공적으로 수확할 수 있었다. 이는 해외 유수 연구기관 연구 결과보다 10여 배 이상 높은 값이다.

성 교수팀은 한국도로공사의 지원을 받아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 시험도로에 해당 압전 발전장치를 매설해 실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한 개의 압전 발전장치만으로도 차량 한 대가 지나갈 때마다 10mW급의 무선 센서를 약 10초 동안 작동시킬 만큼의 전기가 생산됐으며, 이를 통해 노면의 상태를 체크할 수 있었다.

그림 2 매설된 압전 발전장치.
그림 2 매설된 압전 발전장치.

성 교수는 이런 우수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0월 에너지 환경 분야 노벨상인 ‘에니(Eni Award)’의 2020년 수상 후보자로도 추천 받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MOTIE)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과 한국도로공사(KEC) 도로교통연구원(KECRI)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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