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서 ‘2020년 전문대교협 정기총회’ 개최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차기 회장에 추대
유 부총리도 참석…“전문대 담당 조직‧인원 확대 논의 중”“공동 TF 올해도 이어가자”
마이스터 대학 추진 향한 전문대 관심 잇따라

21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서 ‘2020년 전문대교협 정기총회’가 열렸다. (사진=한명섭 기자)
21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서 ‘2020년 전문대교협 정기총회’가 열렸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21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2020년 전문대교협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에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을 추대했다. 또한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문대에 대한 교육부 조직과 인력 확대를 언급하며 지원 의지를 밝힌 가운데, 신임 총장들 사이에선 전문대를 둘러싼 위기와 대학 운영의 어려움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마이스터대학이 위기를 극복할 해법으로 여겨지며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남성희 총장 19대 회장 추대 “여러 어려움 잘 알아…부지런한 회장될 것” = 이날 총회에서 전문대 총장들은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을 차기 회장에 추대했다. 교육부 승인이 이뤄지면 제19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회장 임기는 전 회장의 잔여임기인 9월 4일까지다. 이는 이기우 전 회장이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이유로 임기를 마치기 전 회장직을 사임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남 총장은 전문대교협 회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이날 남 회장직무대행은 “전문대의 어려움은 물론, 지방대 총장으로서 지방대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여성으로서 마이너의 어려움도 잘 알고 있다”며 “소속 대학이 근거리에 있진 않지만, 탁월한 부지런함으로 극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문대가 나갈 방향에 대한 제언도 전했다. 그는 “전문대학의 혁신은 무엇보다 교육에서 시작돼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학생의 바람직한 변화와 학생 성공에 있다”며 “학생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교육은 존재 의미가 없다. 이에 기초해 대학의 모든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할 때다. 산업 현장과의 접점을 넓혀 학생들의 직업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일 전문대교협 총회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21일 전문대교협 총회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유 부총리, 전문대 지원 의지 밝혀 = 이날 총회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자리해 전문대 총장단을 만나고, 교육부의 전문대 지원 방향을 전했다. 특히 전문대 정책을 담당할 조직과 인력을 확대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 부총리는 “전문대 정책 담당 부서를 2개 과로 확대 개편하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며 “전문대학에 대한 혁신지원과 사업을 행정적으로, 정책적으로 차질 없이 뒷받침하기 위해 인력을 증원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에 대해 “전문대 정책 담당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전문대 역할을 강조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서 ‘2020년 전문대교협 정기총회’가 열렸다. (사진=한명섭 기자)
21일 정기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는 신임 총장들. (사진=한명섭 기자)

■신임 총장들 사이에는 학령인구 감소 위기감에 ‘도와달라’ 읍소 나오기도 = 이처럼 지원 약속이 전해졌지만, 신임 총장들 사이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난으로 인한 어려움과 위기 상황에서 맡은 전문대 총장직의 무게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교육부의 도움을 촉구하며 읍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홍수현 동부산대학교 총장은 대학의 어려움을 밝히며 도움을 간절히 구했다. 홍 총장은 “우리 대학은 2020학년도 입시를 하지 않았다. 지금 바람은 오직 남아있는 학생들이 무사히 정상적으로 교육을 마칠 수 있게 되는 것뿐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 장관을 만나 우리 대학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구하고자 오늘 이 자리에 참석했다. 도와달라. 또한 이 자리에 함께하신 총장들에게도 도움을 구한다”고 말했다. 발언 도중 홍 총장은 감정을 억누르기 어려운 듯 울먹이며 간신히 발언을 진행했다.

다만 유 부총리가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떠난 뒤 발언이 이뤄져, 이러한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전해지진 못했다.

이어 이남식 서울예술대학교 총장은 “이전에도 전문대학 총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때보다 형편이 어려워졌다”며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고등직업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체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차보숙 수원여자대학교 총장은 “전문대의 어려움은 말하지 않아도 몸소 느끼고 있다. 이번 입시 결과를 보면 어깨가 무겁다”며 “힘을 합쳐 나아갈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완휘 웅지세무대학교 총장은 “이 자리에 모인 전문대 모두 정부 예산을 많이 지원 받아 학교를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신입생 모집에도 성공해 학생을 꽉꽉 채우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바람을 전하며 전문대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들을 비롯해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 6월 전문대교협 임시총회 후 전문대 총장에 취임한 △전찬환 강원도립대학교 총장 △고숙희 대원대학교 총장 △이규선 동남보건대학교 총장 △조병섭 두원공과대학교 총장 △송기신 백석문화대학교 총장 △류해민 부산경상대학교 총장 △구건서 숭의여자대학교 총장 △허남윤 오산대학교 총장 △백준흠 원광보건대학교 총장 △김현중 유한대학교 총장 △권대봉 인천재능대학교 총장 △이현석 한국승강기대학교 총장 △나세리 한양여자대학교 총장 등 17명의 총장이 인사했다. 2019년 8월 취임한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도 함께 인사했다.

남 회장직무대행은 “전문대학 혁신방안에 전문대학을 마이스터 대학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담겨, 전문대학의 숙원이었던 수업연한 다양화의 불씨를 살리는 기회가 됐다”며 기대를 전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남 회장직무대행은 “전문대학 혁신방안에 전문대학을 마이스터대학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담겨, 전문대학의 숙원이었던 수업연한 다양화의 불씨를 살리는 기회가 됐다”며 기대를 전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마이스터 대학’ 도입 향한 기대 전해져 = 2019년 12월 발표된 전문대학 혁신방안에 담긴 가칭 ‘마이스터 대학’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마이스터 대학의 도입으로 전문대의 숙원을 해소하고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총회 보고안건인 ‘제21대 총선대비 전문대학 정책공약 개발’ 내용에서 전문대교협은 마이스터 대학 조기 도입을 요구했다. 보고를 맡은 이보형 사무총장은 “기존 고등교육 체제를 재구조화하고, 교육부가 발표한 전문대학 혁신방안의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된 마이스터 대학을 조기도입하라”며 “수업연한 다양화와 마이스터대학원 설치, 평생직업교육 실현을 위한 유연한 학사체제 운영 등을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남 회장직무대행은 “전문대학 혁신방안에 전문대학을 마이스터 대학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담겨, 전문대학의 숙원이었던 수업연한 다양화의 불씨를 살리는 기회가 됐다”며 “아직 구상에 불과한 전문대학 혁신방안이 실질적인 사업과 제도로 실현될 수 있도록 전문대학 구성원이 함께 참여해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마이스터 대학 추진의 의지를 공표했다. 그는 “이번 전문대학 혁신 방안에 고숙련 실무형 전문기술인을 양성하기 위한 마이스터 대학의 도입과 이를 위한 로드맵을 담았다. 올해는 마이스터 대학 추진을 위한 정책연구를 하고, 내년부터 마이스터 대학을 시범운영 하는 사항들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문대학 혁신방안에 대한 전문대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혁신방안에 담겨있는 계획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또한 총회에서는 이기우 전 회장에 대한 공로패 수여도 이뤄졌다. 이 전 회장은 총장단에 큰절을 올리며 감사를 전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고등직업교육의 완성을 위해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외에도 총회에서는 전문대학인상 시상을 비롯해 2020년도 전문대교협의 주요 업무 추진계획 보고가 이뤄졌다. 또한 △2020년도 사업계획안 △2020 회계연도 본예산 △2019 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 등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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