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변화 없는 2021학년 대입 지형, 수시모집 우선, 정시모집도 고려
교과·비교과·수능·논술 경쟁력 파악하기, 목표 대학·학과 설정도 방법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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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예비 고3들은 올해 3월 본격적인 대입 레이스에 뛰어든다. 하지만, 그 때부터 대입을 준비하는 것은 늦다. 겨울방학 기간 동안 부족한 학습량을 채움과 동시에 자신의 주력 전형을 선별해 놓아야 뒤처지지 않고, 대입을 준비할 수 있다. 주력 전형을 정하고 시기별 실천 전략을 세워 둔다면, 고3 수험생활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아직 3학년 1학기 학생부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지난 2년간의 학생부 기록이 존재한다. 충분히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가능성을 가늠해 대입을 준비할 여건이 마련돼 있다. 대입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나에게 맞는 전형을 탐색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2021학년 대입 어떤 모습일까…일부 변화 있지만 전년과 큰 차이 없어 = 2021학년 대입은 최근 숨 가쁘게 이뤄졌던 대입 개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과도기’적인 시기다. 수능 출제범위 등에 일부 변화는 있지만, 전면 개편이 이뤄지는 2022학년과 달리 소폭 변화에 그친다. 

대입 전형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 전체 모집인원이 34만7447명으로 2020학년 34만7866명에 비해 400여 명 줄어든 가운데 수시모집인원이 26만7374명으로 전년 대비 1400여 명 축소되고, 반대급부로 정시모집이 7만9090명에서 8만73명으로 1000여 명 확대되는 것이 전부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시모집 비율이 소폭 감소하고, 정시 비율은 소폭 늘어났다. 예비 고3들은 수능 선발 비율이 늘어난 점을 제외하면 종전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년과 대입이 크게 달라지지 않기에 예비 고3들의 기본적인 대입전략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시 지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전년 대비 1400여 명이 줄었지만, 여전히 수시모집이 전체 대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로 정시모집을 압도한다. 수시 지원은 여전히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 

다만, 정시모집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2021학년은 정부의 정시 확대의지에 따라 서울권 주요대학 중 상당수가 정시모집인원을 늘린 해다. 여기에 수시에서 계획한 인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모집에서 추가 인원을 선발하는 ‘수시이월’과 수시 전반에서 반영하는 ‘수능최저학력기준’도 생각해야 한다. 수시모집이 더 비중이 큰 것은 맞지만, 수능 공부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시에 대비해 지원 전략을 세우되 정시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내신 대비를 철저히 하며 수시에 대비하고, 틈틈이 수능 공부도 해야 한다. 수시에만 지원하더라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고려하면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강점요소·가능성 판단 발판 삼아 전형 결정하기 = 대입 전형 결정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수험생 스스로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이다. 강점요소와 합격 가능성은 전형 결정에 있어 결정적인 토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강점과 약점을 판단할 때는 4개 전형요소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교과 △비교과 △논술 △수능의 4개 전형 요소를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해보라는 것이다. 고2까지 쌓아놓은 학생부 성적을 비롯해 모의고사 성적 등을 전부 확인해야 한다.

가장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수능 경쟁력’이다. 모든 대입 전략 수립의 기준은 수능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수능 경쟁력이 없다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수시모집에는 지원할 수 없다. 또한, 수능에 경쟁력이 있어 정시모집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학과가 있다면, 수시모집은 이보다 더욱 선호하는 대학·학과에 지원하는 것이 기본적인 전략이다. 

대입의 최종 관문은 수능을 기반으로 한 정시모집이다. 수시모집에서 합격한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정시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이야말로 최종 합격 대학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비 고3은 겨울방학 기간 동안 그간 치른 모의고사 성적 흐름을 분석해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이 어디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전형 결정과 수시모집 지원 범위를 정할 수 있다. 

수능 경쟁력을 확인했다면, 교과 성적을 분석해야 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교과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기에 대학들의 입시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다. 수능 경쟁력에 비해 교과 성적에 더 강점이 있다면,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을 우선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에는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합격선이 다소 낮아지고 있으니 이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비교과 경쟁력은 교과 성적과 더불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다만, 종합적이고 정성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기에 스스로 정량적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스스로의 판단을 맹신하기 보다는 재학 중인 고교 담임 교사와 상담해 다각도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살펴야 한다.

논술 역시 스스로 경쟁력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학들이 공개한 기출 문제를 직접 풀어본다면, 대략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전형요소별 분석을 끝낸 수험생은 자신의 강점이 월등히 높은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논술의 경쟁력이 높다면 논술전형, 교과와 비교과 경쟁력이 높다면 학생부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 수능 경쟁력이 뛰어나다면 정시모집에 중점을 두고 대입을 준비해야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경쟁력이 상대적 우위에 있다면 정시모집을 목표로 수능 학습을 꾸준히 하면서 논술전형 위주의 상향지원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강점 파악 어렵다면? ‘목표 설정’부터 시작해야 = 문제는 이같은 강점 파악이 어려운 수험생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4개 전형요소의 경쟁력이 엇비슷하다거나 특별히 강점이 있는 분야가 없는 경우라면 어떻게 대입 전형을 선택해야 할까.

이 경우에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에 대한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 목표 대학과 학과들을 선택해 입학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전형들을 확인하고, 현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합격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전형들은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

강점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전형요소별 판단 순서를 달리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미 지난 2년간의 노력이 결과물로 나와 있어 앞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교과 성적과 비교과 경쟁력부터 우선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목표대학과 학과를 판단하고, 앞으로의 노력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는 논술이나 수능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타진해 보면 강점을 보다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목표 설정에 따른 전형 결정은 과감한 포기와 선택을 요하기에 위험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목표 대학과 학과를 설정할 때부터 신중함을 결코 잃지 않아야 한다. 막연한 희망으로 목표를 설정하기 보다는 현재 자신의 학업역량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목표가 명확하게 세워졌다 하더라도 해당 대학·학과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선호도가 비슷한 대학·학과 지원도 능동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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