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세라믹기술원 공동 연구진 ‘마찰전기 에너지소자’ 디자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2월호 표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2월호 표지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호주머니 안에서 옷감만 스쳐도, 바람만 불어도 충전되는 스마트폰이 나올 수도 있겠다.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폰 충전에 활용될 수 있는 ‘마찰전기 에너지’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조성범 한국세라믹기술원 박사(왼쪽)와 방창현 성균관대 교수
조성범 한국세라믹기술원 박사(왼쪽)와 방창현 성균관대 교수

13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방창현 성균관대 교수(화학공학)와 조성범 한국세라믹기술원 박사 공동 연구팀이 머리카락을 닮은 나노구조물을 이용해,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헬스케어 등 다양한 저전력 전자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태양광이나 진동, 열, 바람 등 일상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에너지를 수확해 전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다.

이러한 가운데 물체의 접촉에서 생기는 마찰전기를 이용하는 나노발전기 역시 높은 접근성과 효율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 접촉면의 수직방향의 움직임에만 반응하기 때문에, 효율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방창현 성균관대 교수는 “기존에는 수평방향이나 회전하는 움직임을 이용하기 위해 소자 자체의 구조를 바꿔야만 했다”며 “이 경우 가장 효율이 높은 수직방향의 움직임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모든 방향의 움직임을 수직 방향으로 바꿔주는 ‘머리카락 모양’의 나노구조물을 기존 마찰전기 소자 위에 부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머리카락 모양의 작은 구조물이 마치 기차 선로전환기 역학을 해, 버려지는 것 없이 모든 방향의 움직임으로부터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 이렇게 만든 소자를 옷감에 부착한 결과 지폐를 팽팽하게 편 것의 5분의1의 힘에 불과한 0.2파스칼(Pa) 이하의 아주 적은 수평방향 압력에도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심지어 옷깃이 흔들릴 정도의 아주 작은 바람에도 마찰전기를 유도할 정도로 에너지 수확효율이 향상됐다.

머리카락 구조를 캐패시터 층 위에 얹은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 소자 개요도
머리카락 구조를 캐패시터 층 위에 얹은 마찰전기 에너지 수확 소자 개요도

연구팀은 머리카락 모양 구조의 비밀도 함께 알아냈다. 머리카락 모양의 구조체에 형성되는 반복적인 응력분포의 집중-분산 때문에 수평방향의 힘을 수직방향으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연구팀은 “초소형 IoT 기기, 생체삽입형 소자의 전원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같은 기기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13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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