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력 부족에 자처, 환자애와 동료애에 감동 선사

계명문화대학교 간호학과 학생들의 봉사활동 모습(사진 제공 = 계명문화대학교)
계명문화대학교 간호학과 학생들의 봉사활동 모습. (사진=계명문화대학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늘면서 의료 인력도 크게 부족한 상태다. 이에 대구 지역 대학의 간호학과 교수와 졸업생들이 ‘코로나19 전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코로나19가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크게 번지고 있다. 의료 인력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구광역시간호사회 회장은 지역 대학 간호사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최석진 대구광역시간호사회 회장은 “현재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609개 병상이 운영되고 있고, 추가 1600개 병상으로 확대해 운영하기 위해 대구보훈병원과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서도 준비 중에 있다”며 대구 지역 대학 간호학부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협조를 구했다.

이에 대구보건대학교‧대구과학대학교‧계명문화대학교‧계명대 간호학과에서 인력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간호학과 교수들은 물론,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졸업생들까지 참여한 것이다.

가장 먼저 지원에 나선 곳은 대구보건대학교다. 참여 의사를 밝힌 졸업생 중 2명이 24일부터 현장에 투입됐다. 이후 2월 28일까지 총 31명의 졸업생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들은 각각 대구 동산병원과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대구보훈병원에서 의료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계명문화대학교에서도 2월 28일 기준 총 5명의 졸업생과 3명의 교수가 지원 의사를 밝혔다. 대구과학대학교에서는 8명의 간호학과 교수가 의료지원 활동에 동참했고, 28일 하루에만 6명의 졸업생들이 참여를 신청했다.

대구 지역 간호학과 교수와 졸업생들이 현장으로 향하게 된 것은 동료 의료인들의 고충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장의 의료인 부족 현상이 ‘전쟁’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동료들과 함께하기 위해 참여를 결심한 것이다.

이번 의료 지원에 참여하는 이혜란 계명문화대학교 간호학과장은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지금 의료 현장은 ‘소리 없는 전쟁터’라고 들었다”며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제 힘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우숙 대구과학대학교 간호학과장도 “바이러스가 ‘총’이라면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전쟁’과 똑같다”며 “현장에 있는 의사‧간호사 선생님들이 퇴근도 못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제 막 간호인으로 발걸음을 뗀 졸업생들 역시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현장 파견을 마음먹었다. 계명문화대학교 졸업생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현장에 투입된 송민경 간호사는 2월 28일 밤 11시부터 대구 동산병원 근무에 투입됐다.

그는 “감염 우려 때문에 부모님이 파견 지원을 반대하기도 하셨지만, 다른 걱정보다 환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컸다“며 ”경북대 병원에 합격한 뒤 아직 발령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 경험이 부족하지만, 작은 것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대구의 의료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송민경 간호사는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근무하면서 보니, 파견 나온 분들이 다른 병원에도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다시 다른 곳으로 파견되는 일이 잦아 의료 인력이 계속 모자란 상태였다”며 “근무 인력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보니, ‘이브-데이’ 근무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럴 때는 사실 거의 잠을 못 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브-데이’ 근무란 오후 3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일하는 이브닝 근무에 이어 다음날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의 데이 근무를 하는 상황을 말한다.

의료인들의 코로나19 병원 파견 근무를 호소하고 있는 최석진 회장은 “현재까지 대구의 여러 간호학과 교수와 졸업생들이 지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여전히 의료 인력이 많이 부족한 만큼, 더 많은 의료인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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