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통 분담 위해 물자 지원, 기부금 모금 등 활발

포항대가 지난달 포항의료원에 식음료, 물티슈 등을 지원하며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했다.
포항대학교가 지난달 포항의료원에 식음료, 물티슈 등을 지원하며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했다.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대학가가 코로나19 여파로 개강 연기, 개강 후 온라인 수업 등 학사 운영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서도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물품 기부, 의료 자원봉사, 임대료 면제 등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포항대학교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포항의료원을 방문해 의료진, 직원들을 위한 식음료와 물티슈 등 지원 물품을 전달했다. 포항대학교는 포항의료원의 물자와 의료진 부족 등의 상황을 보고 지역 대학으로서 발 빠르게 지원에 나섰다.

울산과학대학교에서는 2월 간호사 국가시험에 합격, 4월 전문의무병 입대를 압둔 간호학과 졸업생 정민균씨가 군입대를 미루고 포항의료원으로 자원 봉사활동을 떠나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정씨는 2일 포항의료원에서 교육받고 3일부터 첫 업무를 시작했다. 정씨는 음압병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체온과 혈압을 측정하고 식사 배달, 병실 청소, 검체 채취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씨는 당초 4월 입대를 앞두고 남은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려고 했으나, 점차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됨을 보고 재능을 살려 자원봉사활동을 결심했다. 그는 “아버지께서도 몸조심하라며 격려하셨다. 배운 것들을 의미 있게 쓸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착한 임대인 운동도 화제다. 전북대 전북지역창업보육협의회는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3개월간 보육료 감면, 관리비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삼육대도 대학 내 입점한 학생 식당, 문구점, 안경점 등 11개 사업장의 3월 임대료를 전액 감면하기로 했다. 총 감면 금액은 1061만원이다. 삼육대 관계자는 “사립대의 경영 상황도 좋지 않지만 당장 어려움에 처한 임대 사업자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협력하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포항대학교는 물품 지원뿐 아니라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의 임대료를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50% 감면하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포항대학교는 신규 영업 지연, 기존 거래업체의 영업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입주 기업들의 어려움을 위해 임대료 감면을 결정했다.

모금 활동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삼육대 학생들은 코로나19를 위해 자발적인 모금 활동을 펼치는 등 따뜻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화학생명과학과 4학년인 김민희씨는 코로나19로 사투하는 자원봉사자들과 지친 의료진들의 모습을 보고 기부를 결심했다. 이후 김씨는 대학 내 구성원들과 의미 있는 기부 모금을 만들기 위해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취지의 글을 올렸고 많은 학생들이 긍정적인 참여 의사를 내비쳤다.

김씨는 투명한 기부 모금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모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수시로 인스타그램 등에 모금 현황을 알렸다. 김 씨는 “모금은 8일까지 진행한 후 학생들과 투표로 기부처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 학생들도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달심리학과 19학번인 김우원씨의 제안으로 시작된 모금 활동에는 졸업생들까지 참여하며 3일 기준 약 1500만 원이 모였다. 이들은 모금 금액을 전국 재해 구호 협회와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 기부했다.

학생들의 기부 활동은 교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코리아텍 교직원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성금을 모아 커피포트, 휴지, 종이컵 등을 구입하고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천안의료원에 전달했다. 특히 코리아텍은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대구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해 8개 고등학교에도 보건용 마스크 1600여 장을 기부할 예정이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새벽으로부터’와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The본’도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의료진과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웃들에게 1000만 원을 기부했다.

양 캠퍼스 총학생회는 4일부터 모금을 진행했다. 1차 목표액이었던 3000만 원은 시작 2시간 만에, 2차 목표액이었던 7000만 원은 시작 21시간 만에 성공했다. 5일 기준으로 총 1000만원을 모아 ‘한국외대 학생 일동’ 명의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한국외대는 끊이지 않는 관심과 참여로 3차 모금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며 별도의 목표액을 설정하지 않고 8일 자정까지 입금되는 기부금 전액을 기부할 예정이다.

한편 소비 심리 위축으로 경영 악화 등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직접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달 충북도립대학교 공병영 총장과 교직원들은 옥천5일장을 찾아 장보기 행사를 가졌다. 특히 충북도립대학교는 교직원들에게 당직비, 생일자 기념품 등을 옥천사랑상품권으로 확대 지급하며 상품권을 이용해 직접 지역의 농특산물을 구입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시장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도 했다.

전북대도 교직원들에게 점심시간 등에 지역 상권을 적극 이용하도록 장려했다. 김동원 총장은 교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외부 식당에서 먹는 등 소상공인의 고통을 분담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김동원 총장은 “코로나19 여파가 매우 큰 상황에서 어려운 이웃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의 지역확산 방지 노력과 함께 시름에 잠긴 이들과도 따뜻하게 동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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