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습 필수’ 자격 관련 학과들 “코로나19 이후 ‘실습 대란’ 온다” 우려
‘현장실습 필수’ 자격 관련 학과들 “코로나19 이후 ‘실습 대란’ 온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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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건대학교 유아교육과의 실습 수업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대구보건대학교 유아교육과의 실습 수업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코로나19로 여름방학 현장실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측되면서, 자격증 취득과 관련된 학과들의 근심이 큰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종강을 연기하면서, 실습 기간이 될 여름방학 기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실습이 몰릴 경우 이른바 ‘현장실습 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도 일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현장실습 기준 완화 등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문대를 중심으로 현장실습에 대한 어려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현장실습기관이 폐쇄되거나 실습을 중단하고 있어 현장실습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고, 대학 학사일정의 변경으로 오는 여름방학 실습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자격 관련 학과들은 이로 인해 학생들의 자격 취득에 지장이 생길까 걱정하고 있다.

자격을 취득해야 하는 학과들의 경우, 자격별로 충족해야 하는 현장실습 기준이 있다. 관련법에 의해 대학 재학 중 현장실습 교과목을 이수해야 하고, 대학은 이를 위해 실습시간 등 정해진 기준에 따라 현장실습을 실시해야 한다. 현장실습에 문제가 생기면 학생들의 자격 취득이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장실습이 필요한 자격‧면허는 △간호사 △작업치료사 △보육교사(2급) △유치원정교사(2급) △사회복지사(2급) △보건교사(2급) △언어재활사(2급) △응급구조사(1‧2급) △영양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등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여름방학 실습 타격 불가피 = 대학들의 가장 큰 걱정은 현장실습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여름방학 시작일이 종강 연기로 미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여름방학이 줄어들고, 현장실습 기간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실습이 가능한 기간이 줄어들면, 정해진 실습 시간을 채우기가 더욱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우선 전문대의 1학기 종강은 기존보다 한 달가량 늦은 7월 중순 경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연 한국전문대학교수학습발전협의회 회장은 “대부분의 대학들이 코로나19로 개강을 2주 정도 연기했고, 등교일도 추가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보강을 실시하거나 대학 차원에서 종강 일정을 뒤로 미뤄야 하는 처지”라며 “7월 중순이나 돼야 종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전문대에서는 여름방학에 ‘현장실습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상당수 대학들이 방학 중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어, 당장 오는 여름방학 실습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전남 지역 A 전문대 관계자는 “현장실습은 실습지도자가 있는 상태에서 이뤄져야 해, 기관 운영 시간인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에 학기 중 실습은 어렵고, 대부분이 방학 중 실습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습기관을 찾고 학생과 연결해주는 데도 시간이 걸리지만, 실습기관마다 받을 수 있는 학생 수가 정해져있고, 실습기관의 사정에 따라 실습 기간이 정해지기에 여름방학이 줄어들면 실습을 하기에는 모자란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상태라면 여름방학 현장실습 기간은 7월 중순부터 2학기 개강인 9월 전까지인 40여 일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평소보다 줄어든 기간 동안 학생들이 실습기관에 집중된다. 이에 더해 그나마 학기 중 실습을 해왔던 곳들도 현재 실습을 하지 못하고 있어, 이들도 여름방학 기간에 실습을 실시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평소보다 실습 기관, 실습 시간 확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겨울방학에도 실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졸업을 앞 둔 학생들에게는 이번 여름방학이 사실상 마지막 실습 기간이다. 또한 실습기관이 여름방학에 실습생 받는 것을 선호하기에, 코로나19로 여름방학 실습에 지장이 생긴 것은 치명적이라는 게 전문대의 입장이다.

김수연 회장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2학기에 현장실습 교과목을 이수해 실습 기준을 맞춰야 한다. 2학기에 개설될 현장실습 교과목을 위해, 미리 여름방학에 현장실습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학기 수업에 대한 현장실습을 겨울방학에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장실습 이후 성적을 산출하는 절차에도 시간이 들고, 성적 사정이 완료돼야 학기를 종료할 수 있다”며 “졸업생의 경우 이 과정을 모두 마친 뒤에 졸업사정도 해야 한다. 졸업일을 연기하지 않는 이상, 이 모든 과정을 마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당장의 현장실습도 문제지만, 외부인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 탓에 실습기관들이 실습생을 수용하는 것을 당분간 꺼릴 것으로 보여, 여름방학 현장실습에 지장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키운다. 강원권 B 전문대 관계자는 “실습기관에서 외부인이 드나드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커져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외부인인 실습생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도권 C 전문대 관계자 역시 “실습기관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외부인을 들인다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 “정부 차원 대책 나와야”…현장실습 기준 완화 요구 = 우려가 계속되자, 전문대교협은 전문대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16일 교육부에 현장실습과 관련한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전문대교협은 보육교사(2급)‧유치원정교사(2급)‧사회복지사(2급)‧보건교사(2급)‧언어재활사(2급)‧응급구조사(1‧2급)‧영양사‧보건의료정보관리사 등 8개 자격에 대해 현장실습 실시 기준을 변경해줄 것을 요구했다.

전문대교협은 “자격 관련 학과들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현장실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기에, 실습시간을 축소하거나 교내실습, 비대면 수업을 실습시간으로 인정하는 등의 현장실습 기준 변경이 필요해보인다”며 “이로 인한 교육과정을 변경하는 것을 허용하고, 구체적으로 대학에서 어떻게 대응할 지를 지침으로 마련해야 대학 현장의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적을 처리한 후에 이뤄진 현장실습도 인정하거나, 성적 처리기간을 연장하는 탄력 조치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박주희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상황”이라며 “이로 인한 현장실습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 조치해야 할 부분”이라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교육부는 전문대교협의 건의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와 함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엄중흠 교육부 산학협력일자리정책과 사무관은 “23일에 교육부 관련 부서와 보건복지부 관련 부서에 내용을 전달했고, 검토 의견을 전달받은 뒤 조정하는 과정도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현장실습 시간을 못 맞추면 자격증 취득과 취업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대학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현장실습을 다 진행하지 못하면 학생들에 대한 성적 부여와 졸업 사정과 관련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민원도 듣고 있다”며 다만 “민감한 사안이고 상반된 입장도 있어 한 쪽에 치우쳐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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