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사상 최초 12월行, 12월 3월 실시 예정
6월·9월 모평 ‘2주씩 연기’, 6월 모평 18일, 9월 모평 16일
‘네 차례 연기’ 3월학평, 4월 17일에나…4월 학평도 5월 7일 시행

(사진=경기교육청 제공)
(사진=경기교육청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끝내 단계적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서 수능은 물론이고 학평·모평 등의 전국단위 모의고사 일정도 전반적으로 늦춰졌다.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주관하는 모의평가(모평)는 줄줄이 2주씩 연기됐다. 앞서 3월 학평은 네 차례나 일정이 조정된 끝에 4월 17일로 일정이 정해졌고, 4월 학평도 이름이 무색하게도 5월 7일에서나 시행 가능한 상황이다. 7월 학평과 10월 학평만 기존 일정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수능을 비롯해 학평·모평 등 올해 변경된 일정으로 치러질 시험들을 시기별로 한 데 정리했다.

■‘가닥 잡힌’ 학평·모평 일정, 줄줄이 연기 = 2021학년 대입을 치를 고3 학생들이 응시할 ‘전국단위 모의고사’와 수능 등의 일정이 31일이 돼서야 가닥이 잡혔다. 코로나19로 인해 거듭 일정이 변경되거나 향후 변경 가능성이 타진되는 등 기존에는 시험일정들이 말 그대로 ‘오리무중’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라도 단계적으로나마 개학을 추진하고, 수능은 2주 연기한다는 교육부 발표가 31일 나오면서 학평·모평 등의 일정들도 모두 흔들림 없이 정해지게 됐다.

가장 먼저 치러지는 3월 학평은 이미 앞서 네 차례 연기됐다. 3월 12일이던 일정이 19일로 일주일 연기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개학이 또 연기됨에 따라 3월 학평은 4월 2일로 또 다시 일정을 옮겼고, 16일로 또 한 차례 일정이 변경됐다. 

최근 들어 17일로 하루를 더 연기한 것은 ‘수업 결손’ 문제를 의식해서다. 수능을 비롯해 이대로라면 4월학평, 6월 모평까지 총 네 차례 시험이 목요일에 시행된다. 일정을 변경하지 않으면, 목요일 수업들은 그만큼 ‘펑크’가 날 수밖에 없다. 서울교육청은 이같은 판단 아래 모의고사가 없는 금요일로 3월학평 시행일정을 변경했다. 

4월 학평도 3월 학평과 마찬가지로 명칭이 무색하다. 내달 8일 시행될 예정이었던 4월 학평은 3월 학평 일정이 점차 밀림에 따라 28일로 자리를 한 차례 바꾸더니 급기야 5월 7일 시행으로 ‘달’을 건너뛰었다. 교육부 결정에 따라 온라인으로라도 내달 9일 개학이 이뤄지게 되면서 기존 안대로 5월 7일에 시험이 시행될 예정이다. 

수능이 연기되면서 모평들도 ‘줄연기’를 피하지 못한 상태다. 6월 모평과 9월 모평 모두 사이좋게 2주씩 뒤로 일정을 물린다. 6월 4일 시행 예정이던 6월 모평은 18일, 9월 2일 시행 예정이던 9월 모평은 16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수능도 모평과 마찬가지로 2주 뒤로 밀려났다. 본래 11월 19일 치러졌어야 할 수능은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12월 3일로 일정이 달라졌다. 기존에도 포항 지진이나 APEC, G20 정상회담 등으로 인해 수능 일정이 연기된 적은 있지만, 12월이 돼서야 수능이 실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머지 7월 학평과 10월 학평은 현재까지는 제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7월 학평은 7월 8일, 10월 학평은 10월 13일에 시행된다는 최초 계획이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7월 학평의 경우 6월 모평과 일정이 너무 가까운 탓에 차후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 입시기관 관계자는 “6월 모평과 7월 학평 사이 일정 여유가 너무 적다. 9월 모평이 밀린 것을 볼 때 7월 학평을 약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전했다.

■일정 달라져도 출제 범위는 그대로, ‘중요한 시험’ 철저히 준비해야 = 개학 연기에 따른 후속조치로 수능을 비롯해 모의고사 일정들이 줄줄이 연기됐지만, 출제범위나 문제 형식 등에는 변함이 없다. 시험 일정에 따라 출제범위를 달리하는 방식도 고스란히 유지된다. 

일반적으로 학평·모평은 후기 일정일수록 출제범위가 넓어지는 경향을 띈다. 첫 시험인 3월 학평에서는 과탐Ⅱ과목이 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국어·수학·영어도 고2까지 배운 내용이 출제되는 등 출제범위가 다소 좁다. 서울대 인문계열 등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필수 응시해야 하는 제2외국어/한문도 출제하지 않는다.

전 범위 출제는 9월 모평에 가서야 이뤄진다. 전체 범위에서 문제가 출제되고, 제2외국어/한문 등도 제외되지 않는 등 수능과 동일한 형식의 시험은 9월 모평 때나 경험해볼 수 있다. 때문에 시기별 출제범위를 잘 살펴야 보다 효율적으로 시험을 대비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학평과 모평은 ‘전국단위 모의고사’라는 점은 같지만, 중요도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학평보다는 수능과 더 연관이 크다는 점에서 모평이 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학평과 모평의 차이는 △주관 기관 △시험 참가 대상에서 나온다. 교육청이 주관하는 학평은 고3 재학생만 치르는 시험이다. 반면, 평가원이 주관하는 모평은 재학생을 넘어 졸업생도 대상이다. 수능도 재학생·졸업생이 한 데 각축을 벌이는 시험이라는 점을 볼 때 모평의 중요도가 한층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6월과 9월 두 모평 중에서는 9월 모평이 더 중요하다. ‘반수생’의 존재 때문이다. 대학을 다니다 재수험에 뛰어드는 반수생들은 통상 1학기를 마치고 수능을 준비하다 보니 6월 모평을 건너뛰고 여름방학 이후 실시되는 9월 모평부터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올해는 대학 개강이미뤄진 데다 수능마저 연기되면서 반수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반수생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 고3에게는 새로운 악재”라고 진단했다.

물론 모평이 중요하다는 것은 상대적인 의미에 불과하다. 학평도 대입을 준비하는 고3 수험생에게는 충분히 중요한 시험이다. 졸업생 대비 네 차례 더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하고 충실히 시험을 대비해야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학평 중에서는 특히 3월 학평이 ‘첫 시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첫 시험에서 얻은 자신감은 수험기간 내내 큰 힘이 될 수 있다. 첫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까지 꼭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서 있는 출발점이 어딘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만드는 시험”이라고 3월 학평을 평가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영덕 소장은 “아직 올해 대입 일정의 많은 부분이 불확실하다. 불안하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공부는 물론이고 수시모집 지원 전략 계획 등을 잘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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