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성균관대 뒤이어 ‘무기한’ 온라인강의 시행, 코로나 해소 시점까지
‘5월까지 연장’ 연세대 12일, 중앙대 9일, 고려대 2일까지 온라인강의
13일에 문 연다? 경희대·서강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추가 연장 카드 ‘만지작’ 

(사진=한국대학신문DB)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좀처럼 종식 기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서울권 주요대학들이 ‘초강수’를 뒀다. 집단감염 위험이 존재하는 대면수업을 실시하지 않는 방식으로 코로나19 확산을 근원부터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초·중·고 단계적 온라인 개학방안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서울대와 이화여대가 1학기를 전부 온라인 강의로 채우기로 결정했고, 한양대도 코로나가 해소될 때까지 온라인 강의를 무기한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연세대·중앙대·고려대도 발 빠르게 5월까지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기로 했다. 아직 추가 조치를 발표하지 않아 계획대로라면 이달 중 대면수업을 실시할 상황에 놓인 나머지 주요대학도 온라인 강의 연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권 주요대학 온라인 강의 대폭 연장, 서울대·이화여대는 1학기 전면 시행 = 서울권 주요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대폭 연장한다. 지난달 31일 교육부가 초중고 개학을 온라인을 통해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발표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다. 초중고도 학교 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보다 규모가 큰 대학들이 대면 수업을 시행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초중고와 달리 대학 수업은 대학들이 자체 결정할 사항이라고 보지만, 사실상 지침이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급기야 전면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는 서울권 주요대학도 나왔다. 서울대와 이화여대는 1일 한 학기 동안 온라인 강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지난달 19일 전국 대학 중 최초로 1학기 온라인 강의 전면 실시 사실을 발표하긴 했지만, 서울권 대학 가운데 온라인 강의 전면 시행 대학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는 1일 연 학사운영위원회를 통해 온라인 강의 전면 시행을 결정했다. 종강 때까지 대면 수업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화여대도 같은 날 “2020학년 1학기 전 기간에 대해 원격수업(온라인 강의)을 실시한다”는 공지를 내걸었다. 

단, 온라인 강의 전면 시행은 이론수업에 한해서다. 온라인 강의만으로는 수업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워 대면 수업이 불가피한 실험·실습·실기수업은 제한적으로나마 대면 수업을 허용한다. 서울대 관계자는 “실험·실습·실기수업은 제한적으로 대면 강의를 허용한다. 6월과 7월에 추가 보충 수업 기간을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화여대도 마찬가지다. 내달 4일부터 일부 과목에 한해 대면수업을 진행한다. 이화여대는 “실험·실습·실기 과목과 같이 대면 수업이 불가피한 과목에 한해 4일부터 강의실 수업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단, 방역대책 시행 후 학장·원장의 승인을 받도록 할 예정이며, 대면수업이 시행될 교과목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했다.

두 대학 모두 전면 온라인 강의 시행을 결정함에 따라 중간고사 등 시험은 교수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담당 교수의 재량에 따라 중간고사를 시행하지 않고, 과제물 평가 등으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화여대는 중간고사를 오프라인에서 시행하는 경우 내달 4일 이후부터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는 1학기 학습 환경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등급제 성적평가 대신 절대평가를 실시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종식과 관계없이 완전히 1학기를 온라인으로 채우기로 한 이화여대와 달리 서울대는 상황에 따라 대면 수업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는 "별도의 대면 전환이 결정될 때까지 비대면 수업을 유지한다. 상황에 따라 학기말까지 온라인 강의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실험 등을 포함하는 수업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시점에 맞춰 필요한 방역조치를 확보해 제한적, 단계적으로 대면 수업 전환을 검토한다"고 했다.

■‘코로나 잠잠해질 때까지’ 무기한 온라인 강의 대학들도 ‘속속’ = 한양대는 온라인 강의를 코로나 확산세가 잠잠해질 때까지 ‘무기한’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0일만 하더라도 학생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4월 13일에 더 악화되지 않는 한 그냥 오프라인 개강을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31일 교육부의 발표를 보고 신속히 온라인 강의 연장에 나섰다. 

한양대가 1일 발표한 ‘2020학년 1학기 원격수업 기간 변경 안내’에 따르면,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 모두 이달 11일까지던 온라인 강의 기간을 “코로나 대응상황 안정기까지”로 늘린다. 코로나19가 계속되면 온라인 강의도 계속된다는 점에서 한 학기 전면 시행 이상의 강도 높은 조치로 볼 수 있다.

무기한 온라인 강의 시행 결정은 이미 서울권 주요대학 가운데 나온 전례가 있다. 지난달 24일 성균관대는 교무위원회의를 열어 “코로나19 확산이 해소될 때까지 모든 강의를 온라인 강의로 지속”한다고 결정했다. 

수도권 밖에서도 발빠른 결정을 내린 대학들이 많다. 지난달 13일에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17일에는 부경대 등이 온라인 강의를 무기한 시행하기로 했다.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의 과기원들도 무기한 온라인 강의에 들어갔다. 

온라인 강의가 무기한 연장됐지만, 서울대·이화여대와 마찬가지로 대면 수업을 일체 실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성균관대는 ‘안전강의실 조성 이후’라는 단서를 달고, 일부 전문대학원에서는 강의실 수업을 시행한다고 했다. 예술대학·스포츠대학의 실기과목도 별도 일정을 마련해 실외수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양대는 자체 감염병관리위원회 기준을 준수하고, 단과대 학장의 승인을 받는 경우에 한해 대면수업을 허용할 계획이다. 

성균관대는 여기에 학생들의 ‘수업권 확보’를 위해 여러 추가 조치들도 내놓은 상태다. 학생 대표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민원을 수렴한 결과 수강 가능 학점을 3학점 늘렸다. 강의 수강정원도 20% 확대했으며, 다음 학기로 이월 가능한 학점도 2학점에서 3학점으로 조정했다. 

■온라인 강의 ‘일단 연장’, 연세대·중앙대·고려대 등 = 무기한이나 1학기 전면 시행은 아니지만, 온라인 강의를 일단 늘리기로 한 대학들도 있다. 연세대는 내달 12일, 중앙대는 내달 9일, 고려대는 내달 2일까지 온라인 강의를 시행한다.

연세대는 1일 “비대면·온라인 강의를 추가로 연장 실시한다”며, 내달 12일까지로 기간을 공지했다. 앞서 30일 연 ‘임시 교무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며, “일정이 종료되기 최소 2주 전에는 이후 일정을 안내할 예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중앙대도 같은 날 공지를 띄워 온라인 강의가 내달 9일까지 연장됐음을 알렸다. 박상규 중앙대 총장은 “온라인 수업기간을 5월 9일까지로 기존보다 4주 연장했다. 총 8주간 (온라인 수업을) 시행한다”고 했다. 

고려대는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공지를 내놨다. 온라인 강의 필수시행 기간을 추가 연장한다며, 내달 2일까지 모든 이론 수업에서는 원칙적으로 출석 수업을 금지한다고 알렸다. 

다른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대학도 일부 강의에 한해서는 대면 수업을 허용한다. 고려대는 “체육 실기 등 실기수업은 제한적으로 대면 수업이 가능하다”며 “실험실습강의, 전문대학원 강의(도) 교무처와 협의해 부분적으로 대면수업”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중앙대도 “실험·실습, 실기 수업은 연장되는 온라인 강의만큼 보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온라인 강의가) 불가능한 과목에 대해서는 철저한 안전관리 대책 수립 후 대면 수업을 실시하는 것을 허용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대는 온라인 강의 기간이 늘어난 데 따른 추가조치들도 함께 발표한 상태다. △중간고사 교수 재량 △절대평가 실시 △필수 수강 과목 폐강 방지 등이 대책으로 함께 언급됐다. 박 총장은 “1학기에 한해 전 과목에 절대평가를 적용한다. 중간고사는 재택시험이나 과제물 대체 등 교수 재량 하에 운영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주고자 한다. 중간고사를 실시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며 “수업권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필수 수강 과목들이 폐강되지 않도록 요청한 과목에 대해서는 강의 개설을 허용했다”고 했다.

■‘이달 중 대면수업 강행?’ 경희대·서강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 이외 서울권 주요대학인 경희대·서강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는 아직 별다른 방침을 내놓지 않았다. 

이들 대학의 온라인 강의 종료 시점은 모두 이달 10일이다. 본래 지난달 2일이었던 개강이 2주 밀려 16일이 됐고, 온라인 강의를 지난달 27일까지 2주간 시행하려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2주 더 추가하는 일반적인 대학가의 흐름을 따른 결과물이다. 

현 방침대로면 이들 대학은 13일부터 대면수업을 강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낮다. 지난달 31일에야 교육부의 ‘방침’이 나오다 보니 추가 연장 방침이 늦춰진 것에 불과하다고 대학가에서는 바라봤다.

한 대학 관계자는 “초중고도 온라인 개학을 하는 판국에 훨씬 많은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대학에서 강의를 진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해당 대학들도 온라인 강의를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