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한 순천제일대학교 기획처장
혁신은 사용자 간 공감에서 시작… 선입견 없는 ‘창의적 교육법’ 실현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 주최로 ‘2019 선진직업교육 혁신사례 해외벤치마킹(연수)’이 1월 30일부터 2월 6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LA 직업교육기관에서 진행됐다. 당시 연수단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LA 직업교육기관을 둘러보며 △4차 산업혁명시대 창의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한 고등직업교육 혁신 △해외 선진 직업교육정책과 인력양성체계 △역량기반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 사례 △대학-지자체-산업체 연계 직업교육 거버넌스 운영 사례 △해외 고등직업교육기관 운영시스템과 노하우 등을 벤치마킹했다. 본지가 백승한 순천제일대학교 기획처장의 혁신 리포트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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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한 순천제일대학교 기획처장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례 없이 각급 학교들의 개학이 늦춰지고 있다. 때맞춰 비대면 강좌, 온라인 수업 등으로 수업방식이 대체되고 있는데 표준화된 수업지침도 미비한 데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서브다운 등의 관련 시스템 안정화 또한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말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혁신적인 교육환경 변화를 부르짖고 있었지만 정작 우리는 기존 교육방식 바탕 위에 소극적 변화에만 급급했다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지난 겨울 미국 선진직업 교육기관 벤치마킹을 통해 느꼈던 다소 충격적인 혁신적 직업교육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한다. 이를 통해 어떠한 난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수요자 중심의 능동적 교육 환경 구축의 토대를 기대해 본다.

위 사례는 스탠퍼드대 디스쿨의 얘기다. 디자인스쿨(Design school)의 약자이며 디자인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생각과 아이디어를 디자인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스탠퍼드대 디스쿨은 혁신적 교육을 실현하는 대표적인 교육 기관으로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스탠퍼드대 디스쿨의 이러한 명성에는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이라는 혁신적 교육 방법론이 자리하고 있다. 디스쿨의 수업은 ‘혁신은 사회과학(인간적 가치)과 비즈니스, 기술의 교집합에서 나온다’라는 디자인싱킹의 원리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혁신은 인간이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하며 이를 가시적으로 만들기 위해 기술이 필요하고, 혁신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한다는 이론이다. 디자인싱킹의 프로세스를 간추린다면 우선 고객이나 사용자의 공감(Empathize)을 얻고, 문제점을 찾아낸다. 이 문제에 대해 신중히 정의(Define)를 내린다. 그리고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아이디어(Ideate)를 최대한 많이 도출하고, 이들 중 최적의 아이디어를 뽑아 원형(Prototype)을 제작한다. 마지막으로 제작된 결과물을 테스트(Test)하게 되는데, 예상했던 최적의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다시 이전 단계로 돌아가서 그 과정을 반복한다.

스탠포드대 디스쿨 특강 장면
스탠포드대 디스쿨 특강 장면

이러한 교육과정의 핵심적 공통 요소는 미래역량을 키울 수 있는 창의적 교육법이다. 결코 다듬어지지 않은 제안도 선입관념 없이 장점을 발굴하여 제안자로 하여금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도록 용기를 독려한다. 또한 다른 특징은 전공기반의 관점을 바탕으로 다학제적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힘을 키우는 것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아이디어에 좀 더 포커스를 좁혀 다듬는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다. 색다르며 큰 여운으로 아직 남아 있는 것은 질보다 많은 양의 원형(Prototype) 제작을 요구하는 것이다. 실천해라(Be visiual!). 노력하는 자를 당할 수 없다는 속담과 어울리는 말이다.

한편 우리의 획일적 교육시스템과 차별되는 대표적 사례를 하나 찾았는데 바로 학점이 부여되지만, 스탠포드 학생들은 학점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디스쿨 결과를 통해 펀딩만 받는다면 학교를 그만둬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기회는 또 다른 기회이며, 그렇기에 본인의 생각을 교수들에게 자연스럽게 어필하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물론 학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전부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여겨진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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