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학사일정 연기 따라 일정 전반 조정, 원서접수 일정도 늦춰져
‘특수대학 진학 첫 관문’ 1차 시험, 수능 출제범위 변화 등에 ‘유의’

(사진=해군사관학교 제공)
(사진=해군사관학교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수능을 비롯한 전체 대입 일정이 연기되면서 ‘특수대학’ 시험 일정도 늦춰졌다. 교육계에 따르면, 사관학교는 이미 7월 25일로 잡혀 있던 1차 시험을 8월 15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고, 경찰대학도 같은 날로 시험을 미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수대학은 수시 6회 지원 등 대입지원사항의 규제를 받지 않아 대입에서 ‘추가 기회’ 성격을 갖다 보니 상위권 수험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곳. 올해 특수대학 지원을 염두에 뒀던 수험생들은 바뀐 일정을 필히 확인해 ‘첫 관문’ 격인 1차 시험 등을 대비해야 할 전망이다. 

■특수대학도 피하지 못한 입시 일정 연기, 1차 시험 8월15일 예정 = 코로나19로 인한 불가피한 대입일정 연기 조치는 특수대학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고교 개학이 한 달 이상 연기되고, 수능도 2주 늦춰지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계속됨에 따라 특수대학들도 대입 일정을 전면 연기할 계획이다. 

사관학교들은 이미 1차 시험 일정을 8월 15일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앞서 발표된 시행계획에 따르면, 기존 특수대학 1차 시험 날짜는 7월 25일이었다. 공식 발표가 난 것은 아니지만 육군사관학교(육사)는 이미 홈페이지 Q&A 등을 통해 1차 시험 일정이 8월 15일로 연기됐음을 알리는 중이다. 

1차 시험을 미룬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고교 학사 일정 연기와 관계가 깊어 보인다. 개학이 크게 늦춰지면서 교육과정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여름방학이 단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 기존 일정을 고수하는 경우에는 학기 중에 1차 시험을 치르게 되며, 지필고사인 기말고사 등과 시기가 겹칠 가능성이 높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육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1차 시험 일정은 8월 15일로 3주 미뤄지게 됐다. 당초 예정된 날짜(7월 25일)가 학교 기말고사와 겹친다는 이유”라고 전했다.

1차 시험에 더해 원서접수 일정도 달라졌다. 본래 계획됐던 원서접수 일정은 6월 19일부터 29일이었지만, 7월 10일에서야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사관학교들은 빠른 시일 내 이같은 일정 변경 사실을 공지할 계획이다. 한 사관학교 관계자는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1차 시험 일정 변경 사실을 공식 공지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대학의 1차 시험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관학교와 일정이 겹칠 가능성이 크다. 1차 시험을 같은 날 실시하는 것이 ‘관행’처럼 자리 잡혀 있기 때문이다. 2016학년과 2017학년 1차 시험 일정을 다른 날로 배정했던 경찰대학과 사관학교는 2018학년부터 매년 같은 날 1차 시험을 실시하는 중이다. 올해도 수험생들은 사관학교와 경찰대학 중 하나를 택해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장은 “사관학교 1차 시험일은 경찰대학과 겹쳐 중복지원이 어려웠다. 올해도 그럴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본다”고 했다.

■수험생 인기 높은 ‘특수대학’ 선발방법은? 1차 시험 등 어떻게 준비할까 = 특수대학 선발방법은 학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1차 시험과 2차 시험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1차 시험을 통해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2차 시험을 실시하고, 이후 수능과 학생부 성적 등을 더해 합격자를 가린다. 

최근 사관학교 입시에서는 수능의 중요도가 예전만 못하다. 수능을 반영하지 않고, 1차 시험과 2차 시험 등을 합산해 선발하는 우선선발이 시행되고 있어서다. 올해 입시 기준 전체 정원 대비 국간사는 50%, 육사는 35%, 공사와 해사는 각 20%를 수능성적을 반영해 선발할 계획이다. 수능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선발하는 사례가 더 많은 것이다. 이 중 공사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모든 신입생을 수능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선발했지만, 올해는 수능성적을 반영하는 전형을 일부 도입하기로 했다.

이 소장은 “선발 시기에 따라 우선선발에서는 1차·2차 시험 성적에 학생부 성적을 반영해 선발한다. 우선선발 되지 않은 학생들은 수능성적을 합산해 최종 선발하는 종합선발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사관학교와 달리 경찰대학 입시에서는 여전히 수능의 중요도가 높다. 수능을 반영하지 않는 우선선발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도 경찰대학은 1차 시험과 2차 시험, 수능 성적을 모두 합산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수능의 비중도 50%로 다른 전형요소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필기시험인 1차 시험은 수능과 유사한 형태다. 영어 듣기평가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수능과 출제방식 등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 시험 출제 과목은 국어·수학·영어다. 출제 형태가 비슷하기에 수능 준비와 1차 시험 준비를 병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출문제를 파악해 1차 시험을 준비하면 된다.

단, 경찰대학 1차 시험은 난도가 상당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수능에 비해서도 경찰대학 1차 시험은 훨씬 난도가 높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문·이과를 구분하는 사관학교 1차 시험과 달리 계열 구분 없이 공통 시험이 치러진다는 점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올해 1차 시험 출제범위가 바뀐 교육과정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라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고3 재학생들은 고교 입학 당시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학습했기에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재수생 등은 바뀐 출제범위를 잘 확인해 시험을 대비해야 한다.

2차 시험 전형요소는 학교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신체검사, 체력검정, 면접 등이 실시된다는 점은 대체로 유사하지만, 공사는 역사·안보 논술, 국간사는 인성검사를 실시하는 등 학교에 따라 별도의 시험을 치르는 경우가 존재한다. 

올해 2차시험 가운데 면접의 경우 ‘AI’가 화두다. 지난해 육사에서 처음 도입한 AI면접을 올해는 모든 사관학교가 실시할 예정이다. 점수를 직접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면접 참고자료로 이를 활용한다. 안면인식과 질의응답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비대면 평가를 시행하는 AI 면접 시스템은 얼굴 표정과 얼굴색 변화, 음성의 높낮이·속도, 자주 쓰는 단어·표현, 호감도, 조직적합성, 열정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 평가하는 데 쓰인다. 

■특수대학은? 대입 ‘추가기회’, 지원은 신중히 결정해야 = 특수대학은 사관학교와 경찰대학을 한 데 아우르는 개념이다. 공군·육군·해군·국군간호 4개 사관학교와 경찰대학까지 총 5개 기관이 특수대학으로 분류된다. 이들 대학은 특수 인력 양성을 위해 세워진 곳이기에 일반 대학과 다소 체제가 다르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구분해 선발을 시행하는 일반대와 달리 한 차례만 모집을 실시하는 데다 모집시기도 더 빠르다. 별도의 선발 절차인 1차 시험도 시행한다. 

수험생들이 특수대학을 주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들 대학을 나오는 경우에는 먼저 ‘취업난’에 시달릴 일이 없다. 사관학교는 장교, 경찰대학은 경찰간부로 전면 임용되기에 공무원 신분이 보장된다. 

지원책이나 혜택도 다양하다. 경찰대학은 올해부터 전면 개편에 들어가 학비 지원 등의 혜택을 없애겠다는 입장이지만, 사관학교 입학 시에는 여전히 학비 지원을 비롯해 품위유지비 지급 등이 이뤄져 재정적인 고민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다. 사관학교의 경우 장교로 임용되기에 남학생들의 경우 별도의 병역의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졸업 후에는 혜택을 받은 만큼 일정 기간 의무복무를 수행해야 하며, 재학기간 동안 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공동 생활을 감수해야 한다. 학과 교육에 더해 군사훈련 등도 치러야 한다. 

때문에 지원책이나 취업난 해결 등 장점들만 바라보고 입학을 결정했다가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퇴교하는 사례들도 많다. 이 소장은 “(특수대학은) 여러 혜택이 있는 만큼 요구 조건도 많다. 혜택에 편승해 지원하기보다는 진로에 대한 뚜렷한 확신과 사명감이 우선이 돼야 한다. 육체적·정신적 강인함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고 조언을 남겼다.

그럼에도 상위권 수험생들이 특수대학을 일단 주목하는 것은 대입 구조에서 기인한다. 현 대입구조상 특수대학은 일반대와 달리 다소 독특한 위치를 점하기 때문이다. 

특수대학은 일반대와 다른 성격을 지닌 탓에 ‘대입 지원 제한사항’에서 자유롭다. 일반대는 수시에서 6회, 정시에서 3회까지만 지원 가능하며, 수시 합격 시 정시에는 지원할 수 없는 등의 제약을 받지만, 특수대학은 예외다. 지원횟수에 포함되지 않을뿐더러 특수대학에 합격하더라도 일반대에 진학할 수 있다. 반대 경우도 물론 허용된다. 

때문에 수험생들은 특수대학을 ‘추가 기회’로 인식한다. 지원·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일반대와 중복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특수대학과 일반대학에 모두 합격한 이후 한 곳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해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손해 볼 일이 없다. 

높은 인기가 당연한 특수대학의 구조상 경쟁률은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지난해 사관학교 경쟁률은 공사 48.7대 1, 육사 44.4대 1, 국간사 44.3대 1, 해사 25.1대 1 순이었다. 일반대의 경우 서울권 주요대학조차 지난해 수시 경쟁률이 평균 17.5대 1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관학교를 향한 높은 지원 열기를 실감할 수 있다. 

다만, 아무리 좋은 혜택이 많고, 인기가 높다 하더라도 특수대학 지원 여부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1차 시험을 비롯해 신체검사·체력검정·면접 등 넘어야 할 관문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준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사관학교 입시의 특징을 볼 때 진학 의지가 뚜렷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대 입시에 시간을 더 쏟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대입을 준비할 시간이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므로 ‘양자택일’을 잘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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