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전체 193개 대학 중 85.9%인 165개 대학이 온라인 수업을 한다고 밝혔다(출처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2020년 1학기 대학가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겪고 있다. 미래교육을 준비하고 있던 대학들도 예상치 못한 시기와 이유로 급작스레 원격수업에 돌입했다. 교육부가 사상 처음으로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한 이후부터 대입일정 순연, 1학기 원격수업 도입 등 코로나19 관련 대학 이슈를 돌아봤다. 

■ 교육부, 사상 최초로 대학 개강 연기 권고 = 중국 우한發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초기에, 7만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밀집한 대학이 뇌관으로 떠올랐다. 춘제(春節) 이후 3월 개강이 시작되면서 국내 입국 중국인 유학생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졌다. 

2월 5일 교육부는 사상 최초로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하고 나섰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이 개강시기를 4주 이내에서 조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한 감염증 예방을 위해, 중국을 거쳐 입국한 유학생을 대상으로 ‘입국단계-입국 후 14일-14일 이후’ 3단계로 나눠, 정부와 대학 간 단계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으로 입국 단계에서 후베이성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을 고려, 관리한다고 밝혔다.

■ 원격수업 규제 폐지…학사운영 가이드라인 마련 = 2월 12일 교육부는 대학의 개강 연기에 따른 안정적 학사운영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대학에 안내했다. 이는 학사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가이드라인이 시급하다는 현장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원격수업 20%’ 규제 적용을 제외했다. 출석 인정에 대해서는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과제물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감염증으로 인해 국내 입국이 지연되거나, 중국에서 입국 후 14일간 등교 중지된 학생은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입국자가 아니어도 감염증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에 대해서는 관련 증빙서류가 확인되면 출석을 인정하기로 했다.

■ 기숙사 부족 문제, 지자체와 공조 = 2월 13일 교육부는 17개 시도지사와 ‘정부-지자체-보건당국’이 함께 공동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지자체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대학 개강 시기에 다수의 중국 체류 학생들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숙사 수용 문제 등이 불거지자, 사전에 지자체와 협업하려고 나선 것이다. 

대학이 기숙사 등의 수용 능력 한계로 지원을 요청할 경우 지자체 소속의 숙박 가능 시설을 중국 입국 유학생들의 등교 중지 기간 동안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숙사를 이용하지 않는 학생에 대해 지자체와 함께 공동 관리 체계를 구축해 협업하고, 지역 의료원과 보건소에 학생 건강 상태 진단과 전문적인 의료 자문 제공 지원을 요청했다.

■ 중국 유학생 밀집 대학 현장점검 = 2월 18일 신천지 대구교회 31번째 환자를 통한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국내 환자 수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교육부는 2월 19일부터 중국 유학생이 1000명 이상인 대학 17개교에 교육부 직원을 보내 대학의 중국 입국 유학생 보호‧관리 현황에 대한 점검을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 유학생이 50명 이상 1000명 미만인 대학(105개교)에 대해서도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현장점검은 △입국 전 △입국 시 △입국 후 14일간 △14일 이후 단계별로 대학에서 유학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체크리스트를 중심으로 점검했다. 

■ 대학재정지원사업 잇따라 미뤄 = 2월 23일 코로나19 감염병 재난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유학생 관리가 본격화되는 등 코로나 대응과 관련한 대학 현장의 어려움이 확대됐다. 이에 교육부는 2월 말~3월 중 신청 마감 예정인 대학 지원 사업의 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2월 26일 밝혔다. 

△대학의 창의적 자산 실용화 단계평가 △대학 창업교육 체제구축 △3단계 학교기업 지원사업 △대학창업펀드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 신규 선정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3유형 신규 선정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 등을 연기해 대학이 사업을 충실히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 중국 유학생, 한국행 취소 ‘역전현상’ = 2월 28일 한국 교육부와 중국 교육부는 자국의 유학생 보호를 위해 양국 유학생의 출국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유학생 상호 간 출·입국 자제 권고’를 합의했다. 여기에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행을 취소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초기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을 피해 서둘러 한국행에 몸을 실은 모습과 반전된 상황이다.

3월 1일 강원도 지역의 중국인 유학생이 코로나19 감염자로 첫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육부는 해당 유학생은 인천공항 입국 당시부터 대학의 직접 관리 하에 타인과의 접촉은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추가 감염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대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사진 = 한명섭 기자)
연세대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사진 = 한명섭 기자)

■ 원격수업 활용하는 학사운영 방안 발표 =  3월 2일 교육부는 2020학년도 1학기 대학 학사 운영 권고안을 담은 ‘교육 분야 학사운영 및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등교에 의한 집합수업은 하지 않고 재택수업을 하도록 명시했다. 또한, 대학이 원격수업 교과목 개설이나 콘텐츠 구성방식 등을 자체적으로 편성해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 대학의 학사 관련 조치로 인해 교육부가 실시하는 평가·감사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 WHO,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 3월 11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정부는 특별입국 절차 적용 대상 국가를 기존 중국(2월 4일~)에서부터 △홍콩‧마카오(2월 12일~) △일본(3월 9일~) △이탈리아‧이란(3월 12일~)까지 확대했다. 3월 15일부터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총 5개 국가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교육부는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국가의 유학생에게 입국 단계별로 △원격수업 확대 등 사전공지 △특별입국절차를 통한 검역 강화 △등교중지 조치를 확대‧적용하기로 했다.

■ 국회, 추경 2872억원 편성 = 3월 17일 국회는 교육 분야에서 추가경정예산 2872억원을 통과시켰다. 이날 확정된 2020년 교육부 추경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2534억원 △유치원 운영 한시 지원 320억원 △대학 온라인 강의 지원 18억원 등 총 2872억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이 긴급하게 온라인 강의로 전환함에 따라 공용 인프라와 콘텐츠를 지원하는 예산이 반영됐다. 온라인 강의 지원금은 △방송통신대학교 일반대학콘텐츠 지원 12억원 △원격교육운영지원센터(KERIS) 지정·운영 4억5000만원 △K-MOOC 인프라 증설 1억5000만원 등으로 편성됐다.

■ 수능 2주 연기…대입일정 줄줄이 연기 = 3월 22일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거리두기’를 선언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하반기 예정된 대학입시 일정도 줄줄이 미뤄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을 2주 미룬 12월 3일에 치른다고 3월 31일 발표했다. 6월·9월 모의평가는 물론 수시·정시 모집 등 대입 일정도 함께 연기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대입 일정이 늦춰지는 유례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대입의 77%를 차지하는 수시모집 일정도 변화가 생겼다. 8월 31일로 예정된 1학기 학생부 마감일은 9월 16일로 늦춰졌다. 수시모집 원서접수 역시 9월 23~28일로 미뤄졌다. 

■ ‘생활 속 거리두기’ 이후 일부 대면수업 시작 = 5월 6일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후 대학들이 실험·실습수업 위주로 대면수업을 시작하자 정부가 대학 100개교를 선정, 방역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5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각 중앙 부처 및 17개 시·도와 함께 대학 방역 관리현황 및 계획 등을 논의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대학이 실험·실습과목 등을 제한적으로 대면 수업으로 운영함에 따라 대학가에 지역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권역별로 5월 13일~29일 대학 방역 관리현황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대면수업 실시 시기 및 규모, 대학 소재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 점검대상 대학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 △사전 발열 검사 실시 여부 △기숙사 등 다중이용시설 관리 상황을 집중 점검한다고 밝혔다.

■ 이태원 클럽발 확산…대학, 1학기 원격수업 = 5월 7일 이태원 클럽발 용인 6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n차 감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4년제 대학 4곳 가운데 3곳이 올해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사립 및 국공립 4년제 대학 193개교를 조사한 결과 75.1%에 해당하는 145곳이 사실상 1학기 내내 원격수업을 유지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5월 12일 밝혔다.

상당수 대학이 실험·실습수업을 중심으로 대면수업을 시작했으나, 황금연휴 때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지역 감염이 확산되자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가 안정화되는 듯했으나, 재확산되면서 대학가에서는 1학기 내 코로나가 완전히 안정화되기는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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