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입 대비 3.2% 비중 불과? 논술선발 실시 대학 기준 11.9%
서울시립대 일괄선발 전환 등 전형방법 변화 ‘유의’, 논술고사 비중 확대 추세
‘최선의 지원전략’ 수능 대비 병행, 수능최저 적용 사례 대다수
일정확인 필수, 논술고사 일정 중복 시 지원기회 ‘공중분해’

(사진=한양대 제공)
(사진=한양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올해도 논술전형은 대입에서 주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대학을 기준으로 보면 3.2% 비중에 불과한 전형이지만, 실제 선발을 실시하는 대학들로 범위를 좁혀보면, 11.9%로 그 비중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권 주요 11개 대학 가운데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9개 대학의 경우 논술 선발 비중이 13.3%나 된다. 학생부에 다소 약점이 있는 경우라면 주요대학 진학에 있어 논술전형만한 ‘지름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올해도 논술전형에는 변화가 많다. 단계별 선발에서 일괄 선발로 선발방식 자체를 바꾼 서울시립대를 비롯해 논술고사 비중을 늘리는 등 전형방법을 달리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수능최저를 완화하는 사례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전형방법 변화와 수능최저, 그리고 지원 과정에서 꼭 유의해야 할 논술고사 일정 등을 한 데 정리했다. 

■올해도 중요한 논술, 전체 대비 3.2%? 논술선발 실시 대학 한정 시 11.9%로 ‘껑충’ = 올해 논술전형은 지난해 대비 다소 축소됐다. 지난해 논술전형 선발 규모는 총 1만 2056명이었지만, 올해는 1만 1162명으로 894명 줄었다. 

논술전형의 규모가 줄어든 것은 정부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을 통해 대학들의 논술전형 축소를 꾸준히 요구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한국산업기술대가 지난해 대비 118명 늘어난 268명, 한국항공대가 5명 늘어난 171명을 선발하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31개 대학은 전년 대비 논술 규모를 줄였거나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많은 인원을 줄인 대학은 연세대(서울)다. 지난해 607명을 논술로 선발한 연세대는 올해 384명으로 223명이나 인원을 줄였다. 한양대(에리카)가 387명에서 219명으로 168명, 부산대가 679명에서 533명으로 146명, 성신여대가 288명에서 186명으로 102명을 줄이는 등 100명 이상의 인원을 줄인 대학만도 네 곳이나 된다. 

정부정책에 따라 논술전형의 선발규모가 지난해 대비 줄었음에도 수험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중요도는 큰 변함이 없어 보인다. 여전히 서울권 주요대학을 비롯해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에서는 논술전형이 적지 않은 비중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전체 대입 모집인원과 비교하면, 논술전형의 비중은 크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1학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논술전형은 전체 대입 모집인원 34만 7447명 가운데 3.2%를 선발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논술선발을 실시하지 않는 대학들을 제외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올해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대학은 전국 33개교. 이들 대학의 수시·정시 합산 모집인원은 9만 3581명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논술전형의 비중은 11.9%로 대폭 상승한다. 

주요대학 입시에서는 논술의 중요도가 한층 더 높다. 현재 서울권 11개 주요대학 중에서는 서울대와 고려대만 논술선발을 실시하지 않는다. 나머지 9개 주요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은 3만 659명으로 이 중 13.3%에 달하는 4068명을 논술전형으로 선발한다. 

논술전형의 비중이 20% 안팎을 오가는 대학도 존재한다.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는 전체 인원의 23.7%인 210명을 논술로 뽑는다. 한국항공대가 19.5%(171명), 연세대(미래)가 18.6%(262명), 덕성여대가 17.2%(210명), 중앙대가 16.3%(789명), 한국산업기술대가 16.2%(268명)를 선발하는 등 전체 인원의 15% 이상이 논술전형인 경우도 많다. 반면, 울산대는 단 0.4%(12명)만을 논술로 뽑지만, 의대에 한해서만 논술선발을 진행하는 특징이 존재한다. 

■달라진 전형방법…서울시립대 단계별 선발 폐지, 논술고사 비중 확대 대학들 ‘눈길’ = 논술전형은 일반적으로 논술고사와 학생부 성적을 통해 선발을 진행한다. 대학에 따라 전형요소별 비율은 다르지만, 논술고사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도 대동소이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논술고사가 60%, 학생부가 40% 등으로 학생부 성적의 비중이 상당한 곳도 있지만, 실제로는 학생부 등급 간 점수 차이가 크지 않아 논술고사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고 봐야 한다. 학생부 성적이 크게 낮은 경우에는 일정 부분 불이익을 감내해야 하지만, 교과 성적이 4등급에서 5등급 정도 수준만 되더라도 논술고사를 통해 충분히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겉으로 드러난 전형요소별 비율에 있어서도 논술고사의 비중이 한층 더 커지는 추세다. 올해 논술전형 전형방법을 바꾼 대학은 모두 8개교. 이 중 5개교가 논술고사의 비중을 지난해 대비 높였다. 광운대와 한국기술교육대는 60%에서 70%, 한국산업기술대는 60%에서 80%, 홍익대는 60%에서 90%로 각각 논술고사 비중을 늘렸다. 연세대(미래)는 논술고사 70%와 학생부 30%를 반영하던 것에서 학생부 반영 없이 논술고사 100%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외 대학들의 전형방법 변화 중에서는 서울시립대가 단연 눈길을 끈다. 전국 논술선발 실시 대학 가운데 유일했던 단계별 선발 방식을 올해부터 적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논술고사를 통해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학생부 성적을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가렸지만, 올해는 논술고사 60%와 학생부교과성적 4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선발을 진행한다. 

나머지 대학들은 학생부 반영방법만 달라진 사례다. 서울과기대는 지난해 교과성적 18%와 비교과성적 12%를 반영하던 것에서 교과성적만 30%를 반영하기로 했다. 한국외대는 이와 반대로 교과성적만 30%를 반영하다 교과성적 27%와 비교과성적을 3% 반영하기로 정한 상태다. 

■논술고사 유형, 선발 모집단위 등 세부적인 변화에도 유의해야 = 단순 반영지표만 봐서는 알 수 없지만, 논술고사 유형을 달리한 대학이 있으므로 수험생들은 대학별 출제방법을 필히 확인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 코리아텍이 논술고산 유형을 바꾼 대표적인 대학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수리논술을 제외하고 언어논술만 시행하며, 자연계에서도 과학논술이 빠지고 수리논술로만 논술고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선발 모집단위를 바꾼 경우도 있다. 부산대와 연세대는 지난해까지 논술을 통해 의대를 선발했지만, 올해부터는 선발하지 않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외에도 단국대·덕성여대·서울시립대·아주대·연세대(서울)·인하대·한양대(에리카) 등이 지난해 선발하던 모집단위 가운데 일부를 올해 선발하지 않기로 정했으니 기출문제나 입시결과 등을 확인할 때 유의해야 한다. 

반면, 지난해에는 선발하지 않았던 모집단위가 새롭게 선발대상이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건국대(서울)는 지리학과, 부산대는 생물교육과, 인하대는 철학과, 한양대는 행정학과와 정책학과, 한양대(에리카)는 보험계리학과를 올해 논술전형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수능 대비 잊지 말아야…수능최저 적용하는 대학 ‘대다수’ = 논술전형은 논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하는 전형이다 보니 학생부에 약점이 있는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전형이다. 학생부에 약점이 있는 경우 전체 대입전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 등 학생부위주전형 지원이 어렵기에 논술전형이나 수능 위주 정시모집 외에는 지원할 전형이 마땅치 않다. 

이처럼 전형 간 특성이 나뉘다 보니 수험생들 중에는 논술전형만을 염두에 두고 대입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존재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수능 대비는 잊지 않아야 한다. 대다수 논술전형에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논술선발 실시 대학은 경기대·광운대·단국대·서울과기대·서울시립대·연세대(서울)·코리아텍·한국산업기술대·한국항공대·한양대(서울) 등 11개교다. 나머지 22개교는 모두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가톨릭대가 의대와 간호, 아주대와 인하대가 의대, 한국외대가 서울캠에 한해서만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등 일부 모집단위에는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도 존재하지만,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유성룡 커넥츠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학생부·수능 성적이 좋지 않아 논술로 대학에 진학하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잘못된 지원전략이 될 수 있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의 논술고사를 대비해 100% 합격할 자신이 없다면, 수능을 반드시 함께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학들 중 올해 기준을 완화한 사례들이 있으니 수능에 자신이 없다면, 해당 대학들을 노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덕성여대·성신여대·연세대(미래)·이화여대·한국외대·홍익대 등이 지난해 대비 수능최저 기준을 조정해 문턱을 낮춘 대학들이다. 

■일정 겹치면 ‘헛수고’, 대학별 논술 일정은? = 올해도 논술선발을 실시하는 대학 가운데 대다수 대학들은 수능 이후에 논술을 실시한다. 최근 대학들이 발표한 ‘2021학년 수시 모집요강’을 바탕으로 올해 논술고사 일정을 집계한 결과 수시에서 논술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국 33개 대학 가운데 27개 대학이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능 이전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모두 6개교다. 연세대(서울)의 논술고사 일정이 10월 10일로 제일 빠르다. 수시 원서접수가 9월 23일부터 29일까지 실시되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촉박하다. 10월은 막판 수능 준비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기이기에 수험생들에게 주어지는 여유가 많지 않은 시기. 원서접수 이전부터 논술고사를 미리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인 11일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성신여대 지원자도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서울시립대와 홍익대, 가톨릭대, 경기대가 수능 이전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서울시립대는 24일, 가톨릭대는 25일 각각 하루 동안 논술고사를 치른다. 홍익대는 자연계열은 24일, 인문계열은 25일로 계열에 따라 일정을 달리 했다. 경기대는 11월 14일에 논술고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수능 이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에 지원할 때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능 이후 치러지는 논술은 수능성적에 따라 응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잘 나와 정시모집을 통해 더 선호도 높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논술고사에 불참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능 이전에 실시되는 논술은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 본인이 예상보다 수능을 잘 봤다 하더라도 합격 통보를 받는다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수시모집에서 최초합격·미등록충원합격 하는 경우에는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능 이전 논술실시 대학에 지원할 때에는 ‘상향 지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그간의 모의고사 성적을 기반으로 정시모집에서는 지원할 수 없는 수준의 대학을 골라 지원해야만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정시모집에 지원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켜야만 하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상향’ 여부를 판단할 때 배치표는 어디까지나 ‘참고’로만 여겨야 한다. 유성룡 커넥츠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논술전형에 지원할 때 많은 수험생들이 수능 배치표를 참조한다. 하지만, 수능 배치 점수를 그대로 따라 지원하지 않았으면 한다. 1점 이하 점수로도 순서가 나뉘는 배치 점수가 논술전형에서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배치표는 모집단위들을 상위권·중위권·하위권 정도로 구분하는 정도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을 남겼다. 

12월 3일 수능이 실시된 이후로는 본격적인 논술고사 시즌이 시작된다. 수능으로부터 이틀이 지난 주말, 5일과 6일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대거 포진돼 있다. 그 중에서도 5일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더 많다. 가톨릭대 의대를 필두로 △건국대(서울) △경북대 △경희대 △단국대(인문계열) △서강대(자연계열) △서울여대 △성균관대(인문계열) △숙명여대 △숭실대 △울산대 △한국항공대 △한양대(서울)(자연계열) 등 총 13개 대학이 5일에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6일에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많다. 5일 논술고사를 실시한 대학 가운데 △경희대 △단국대(자연계열) △서강대(인문계열) △성균관대(자연계열) △숙명여대 △한양대(서울)(인문계열·상경계열) 등 6개 대학이 계열·모집단위를 달리해 6일에도 시험을 진행한다. 여기에 △덕성여대 △동국대(서울)도 같은 날 논술고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일주일 후 주말인 12일과 13일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많은 편이다. △광운대 △세종대 △아주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5개교는 12일과 13일 양일에 걸쳐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부산대는 12일, 이화여대와 한국산업기술대는 13일에만 논술고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논술전형에 지원할 요량이라면, 대학들의 논술고사 일정을 원서접수 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일정이 겹치는 경우에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시간·장소 문제로 두 대학 논술고사를 모두 치르지 못하는 경우라면, 한 대학을 포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수시 원서접수가 6회로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상당히 뼈아픈 ‘실책’이 될 수밖에 없다. 

일정만 겹치지 않는다면, 수시 원서 6개를 전부 논술로 채우는 ‘6논술’ 전략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자연계 최고 인기 모집단위인 의대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이라면, 12월 5일 가톨릭대·경희대 중 한 곳 지원을 시작으로 5일 한양대, 11일 연세대(미래), 12일 중앙대, 13일 아주대, 20일 인하대 순으로 6개 의대에 지원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수능이 실시된 이후로 일정을 잡았으면서도 5일과 6일, 12일과 13일이 아닌 날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은 겹치는 일정이 없어 수험생들의 선택폭을 넓혀줄 것으로 보인다. 월요일인 7일에는 서울과기대, 한 주 지난 월요일인 14일에는 한양대(에리카)가 각각 논술고사를 실시하며, 인하대는 19일 인문계열, 20일 자연계열 순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올해는 변수가 존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논술고사 일정이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한 대학 입학관계자는 “코로나19가 논술고사가 밀집한 시기에 크게 확산되면, 시험 실시 여부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 다만, 수능이 실시된다면, 논술고사 실시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능마저 실시되지 못한다면 문제가 커지지만, 그 경우에는 논술만이 아니라 대입 전반을 놓고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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