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발표작 ‘페르소나Ⅱ‘로 선정
“인간의 양면성을 진정성 있는 무용으로 풀어”

김영미 무용학부 교수가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무용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영미 무용학부 교수가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무용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김영미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무용학부 교수가 5월 19일 서울시 KG하모니홀에서 진행된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무용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이데일리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우리은행, 재단법인 선현·KFC가 후원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시상식 중 하나로,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2019년 한 해 동안 감동과 위안을 선사한 최고의 공연을 선정해 시상했다. △연극 △클래식 △무용 △국악 △뮤지컬 △콘서트 등 6개 부문별 최우수작을 선정했다. 심사위원은 총 54명으로 2019년을 빛낸 의미 있는 작품을 선정하는데 김영미 교수가 무용 부문 최우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품은 김 교수가 2019년 발표한 ‘페르소나Ⅱ’다. 최종 심사에 오른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의 총 16개 작품이 치열한 경합을 펼친 끝에 국립현대무용단, 국립발레단을 제치고 ‘김영미댄스프로젝트 페르소나Ⅱ’가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올해 우수작품들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한 최대 격전지가 무용 부문”이라며 ‘페르소나Ⅱ’가 미투나 갑질 등 사회적 이슈를 무용으로 승화해 대중에게 이해하기 쉽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영미 특유의 진정성 있는 몸짓으로 어려운 주제를 일반 대중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잘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페르소나Ⅱ’는 김 교수가 2010년 본인의 페르소나를 표현했던 ‘페르소나Ⅰ’의 후속작이다. 전작에서는 개인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가운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여러 페르소나를 띠는 개인의 모습을 담았다. ‘페르소나Ⅱ’는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현대인의 모습’ ‘내면의 또 다른 나의 모습’ ‘사회구조에서 인간의 부조리한 모습과 폭력성’ ‘인간 각자의 개성과 몰개성화’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자아 투영’ 등의 다섯 가지 주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꾸몄다.

김영미 교수는 “작품을 구상하던 단계에서 ‘갑을관계’ ‘미투’ ‘SNS와 같은 온라인상의 언어폭력’ 같은 현상을 접하며 이게 인간의 페르소나라고 느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회생활을 구분하며 온라인 속에 사는 사람도 많아진 것 같다. 이런 다양한 모습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투운동의 양상이 갑을관계에서 비롯되는 상황에서 많은 피해자가 여성인 점을 가슴 아픈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또 이런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사회적으로 사건을 각인시키려는 생각에 작품을 구상했다.

이 작품에서는 한 쌍의 남녀를 남자 둘이 테이블을 두고 멀리서 바라보는 모습이 나온다. 미투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방관하는 세태를 표현한 장면이다. 또 가볍게 머리에 손을 올리는 작품을 반복해 배치해 가벼운 행동도 큰 폭력이 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일반 대중이 가볍게 생각하는 악성 댓글의 폭력성을 강조한 부분이다. 김 교수는 “사회적인 주제를 추상적인 동작으로 표현해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했다”며 “생각했던 부분이 심사위원과 일반 대중에게 잘 전달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페르소나Ⅱ’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월부터 ‘대한민국 무용대상’에서 대통령상 수상과 ‘한국 현대무용진흥회 최우수 작품상’에도 선정된 바 있다. 김영미 교수는 “작품을 통해 본인 스스로 훌륭한 교육자가 되기 위해 달려온 과정이 ‘페르소나Ⅱ’에 담겨있다. 이 작품을 통해 진정성 있는 안무가이자 교육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라며 “용기를 갖고 후학들을 위해 교육자이자 예술가로서 정진하겠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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