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자 원장은 1978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오레곤대 석사를 거쳐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호남대 행정학과 교수, 인문사회과학대학 학장과 전남 복지여성국장, 혁신지방분권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19년 4월 KERIS 10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박혜자 원장은 1978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오레곤대 석사를 거쳐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호남대 행정학과 교수, 인문사회과학대학 학장과 전남 복지여성국장, 혁신지방분권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19년 4월 KERIS 10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코로나19로 대한민국 교육계와 대학가가 위기와 변혁의 시대를 동시에 맞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고, 변혁에 성공하면 선두주자가 된다.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위기에 강했다. 이를 입증하듯이 코로나19 위기를 넘어 변혁의 시대, 즉 애프터 코로나19·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향해 선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K-팝과 K-방역에 이어 K-에듀가 급부상하고 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지만, 대학가를 중심으로 원격교육이 빠르게 실현·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하 KERIS) 원장은 “인류 역사상 3번의 혁명을 통해 영국, 미국 등 서구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운영됐다”면서 “그러나 애프터 코로나19, 포스트 코로나19 이후에는 대한민국이 중심에 설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언하고 있다. 그 역할의 중심에 대한민국 대학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전국 초중고 학교와 대학이 원격교육 시대를 열었다. KERIS 원장으로서 원격교육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한다면.
“장점은 무엇보다 시공간 한계의 극복이다. 학습자들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이해도와 페이스에 맞춰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LMS(학습관리시스템)를 사용할 경우 학생 개인별 케어도 가능하다. 이에 많은 학생들이 마치 1:1 수업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자기주도적 학습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학생의 웰빙 강화를 주창하는데, 원격교육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이 학생의 웰빙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KERIS가 초중고의 원격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개학 연기 기간 동안 학습자들은 개학 기간보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8.1시간에서 9.1시간으로, 평균 휴식 시간이 3.2시간에서 4.4시간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교수자 입장에서는 원격교육으로 업무가 가중될 수 있다. 이번 학기에 대학이 비대면 수업 체제로 갑작스럽게 전환했는데, 원격교육에 익숙하지 않은 교강사들이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격교육의 방식과 인프라 등의 차이로 대학 간 격차도 더욱 깊어질 수 있다. 2019년 대학의 원격교육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대학의 약 40%가 LMS를 구축하지 않았다. 또한 학내 네트워크 속도, 강의 영상 저장 공간 부족 등 대학마다 문제점이 다양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낮은 편이다.”

-원격교육의 단점이 지적되며, 온라인 개학 초창기에 우려가 많았는데.
“현장에서 시스템이 최적화되는데 2~3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K-에듀파인(국가관리회계시스템)은 2~3개월의 최적화 기간 동안 교사들은 적응기를 가졌고, KERIS는 현장의 문제점을 계속 수정했다. 모든 시스템이 개발 이후 현장에서 즉시 일괄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KERIS에 와서 새삼 느끼고 있다.

원격수업도 시범 시행할 때 서버다운가 세 번 다운됐다. 그러나 정식 원격수업 이후에는 서버다운이 발생하지 않았다. 시범 시행 당시 경험 때문이다. 해킹 문제도 우려됐다. 실제 보안본부에서 해킹 사례를 발견한 적이 있는데, 보안프로그램이 즉각 작동했다.”

-초중고 학교뿐 아니라 대학의 원격교육도 지원하고 있지 않나.
“KERIS는 2009년부터 KOCW(대학공개강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KOCW 서비스 건수는 1만8000여건에 달한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이용량이 10배 이상 폭증했다. 2019년부터는 거점국립대학학점교류 시스템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학원격교육운영지원센터를 오픈했는데, 기능과 역할은.
“KERIS는 대학의 원격수업 지원을 목적으로 4월 20일 교육부 대학원격교육운영지원센터로 지정됐다. 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강의 저장소를 운영한다. 유튜브에 강의 동영상을 탑재하면 저작권과 초상권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학내 강의 동영상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교수자에게 50기가바이트의 강의 저장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둘째 LMS 미구축 대학 중심으로 LMS를 제공한다. 서울신학대와 전남과학대학교 등 21개 대학이 사용하고 있다.”

-대학원격교육운영지원센터에서 대학의 강의 콘텐츠 제작·개발도 지원하나.
“강의 콘텐츠 제작·개발은 지원하지 않는다. 줌 활용법이나 영상 편집 등은 지원할 수 있겠지만 강의 콘텐츠 제작·개발을 직접 지원하기 어렵다.”

-어찌 보면 중차대한 시기에 KERIS 원장을 맡아 국가적 측면에서 다행이다. 말씀을 들으니KERIS가 코로나19 이후 코어(Core·중심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면, 코로나19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훨씬 앞당겼다고 생각한다. KERIS는 개원 이후 약 25년 동안 전면 원격교육 도입을 위해 노력했는데, 코로나19로 일거에 추진되고 있다.

지금 K-팝, K-방역, K-에듀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 않나. 사실 지난해 원장으로 취임했을 때부터 조짐을 느꼈다. 에티오피아 장관이 내한했는데, 가장 먼저 KERIS를 방문했다. 에티오피아 초중고 학생이 2000만명. 대학생이 500만명 규모다. 에티오피아 장관은 한국의 교육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한국이 교육을 통해 경제적 빈곤에서 탈피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만 비판했지, 우수성을 칭찬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 분들은 모두 에티오피아 장관처럼 말한다. 지난해 세르비아를 방문했다. 북유럽에서는 정보화가 발달됐지만 최대 관심은 KERIS처럼 교육의 정보화시스템 구축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외국에서는 한국 교육을 주목하고 있으며, 한국 교육의 강점을 배우고 싶어 한다. 정작 우리는 관심이 덜했다고 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한국 교육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교육학자들은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 교육성취도가 높다고 말한다. 거꾸로 학습이다. 집에서 먼저 공부한 뒤 학교에서는 모르는 것만 확인하고, 함께 토론하는 수업방식이다. 이제 플립러닝이 시작됐다. 집에서 공부한 것을 학교에서 교사와 논쟁하며, 공부하는 방식의 학습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있다.”

-말씀하신 대로 K-에듀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교육정보화를 체계적으로 추진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에듀테크를 세계에 알리고, 에듀테크 산업을 활성화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K-에듀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미 21개의 사이버대가 있다. 또한 KERIS를 중심으로 RISS, KOCW, 에듀넷, NIES, Edufine 등 국가 단위 서비스를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에 월드뱅크, UNESCO, 중앙아시아국가연합 등에서 협력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2006년 교육부와 KERIS가 개발·운영한 사이버가정학습의 경우 UNESCO 교육정보화 대상을 받았다. 2008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에 아세안사이버대학 프로젝트를 요청했는데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학교육 변화에 대해 전망한다면.
“코로나19로 대학이 많이 바뀔 것이다. 이제 강의 전달만으로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 가령 취업에 강점이 있거나, 관심 분야의 창업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거나, 동문 선후배 네트워크가 형성되거나, 인턴십이나 체험 기회를 제공하거나, 이런 것이 아니면 어렵다고 본다. 즉 대학의 기능이 바뀐다. 따라서 대학의 고민도 클 것 같다.”

-ASU(애리조나주립대)는 일찌감치 원격교육 일반화와 보편화를 실현했다. MIT도 무료강좌를 대거 오픈하고 있다. 즉 세계의 유수 대학들은 혁신을 거듭하면서 원격교육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우리 대학들의 노력도 필요하지 않나.
“지난해 KERIS의 목표를 ‘사람 중심의 디지털 교육혁신’으로 설정했다. 2개월 후 정부가 ‘디지털 정부’를 국정운영 방향으로 설정했다. 우리가 방향성을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했다. 초중고는 원격교육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반면 대학은 자율성이 있다. 이에 정부가 정책적으로 선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대학교수의 역할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과거 방식은 이제 안 된다. 국가나 정책이 대학을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에 대학 스스로 변해야 한다. 대학은 초중고와 달리 자율성이 더 많이 부과되지만, 교육역량의 격차로 여러 부작용이 파생할 수 있다. 따라서 동반성장과 균형발전을 위해 대학현장에서도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전문가들과 대학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넘어 원격교육을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나.
“원격교육이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극복할 수 있고, 경제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플립러닝으로 교수학습방법을 혁신, 창의인재 양성에 매우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이 1월 ‘학교의 미래’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를 보면 ‘교육 4.0’의 핵심역량에 세계시민역량이 있다. 지금 코로나19로 보호주의가 부상하고 있다. 학습현장의 시공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원격교육이 국가 간 이해에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교수 출신이자 국회 교육상임위 소속 의원 출신으로 대학에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린다.
“무엇보다 국가의 경쟁력은 그 국가의 인적자원의 경쟁력이다. 한국대학신문의 슬로건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과 일맥상통한다. 한국대학신문의 관심사 하나, 하나가 국가와 맞먹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라 격변기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학 자체적으로도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다만 교육정보의 공유, 즉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결과물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정보를 공유했기 때문에 우리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것이다. 대학도 모든 연구 결과물과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하면서 한걸음씩 성장하지 않겠는가. 교육 자체가 산업이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결국은 가르치는 자도 학생이 된다. 모든 국민이 학생 입장에서 평생교육을 받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학생이다. 모든 국민을 교육생으로 생각하면 대학 입장에서 이러한 거대 시장이 없다. 우리 교육의 강점은 기술과 결합된 콘텐츠다. 대학에서 선도적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이 박혜자 원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이 박혜자 원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담=최용섭 발행인 / 사진=한명섭 기자 / 정리=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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