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전년 대비 5만 6897명 감소, ‘학령인구 감소’ 영향
‘학생 간 접촉 최소화’ 위해 시간표 소폭 변경, 점심시간 20분 연장, 영어부터 20분 시작시간 연기
취약점 등 수준 파악, 학습계획·지원전략 마련 기준…수능 난도 등 출제경향 파악에도 도움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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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성기선)은 48만 3286명이 지원한 ‘2021학년 수능 6월 모의평가(이하 6월 모평)’를 18일 전국 2061개 고교와 428개 지정학원에서 동시에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서 고3들은 학평 등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작업이 부족했으며, 등교개학이 늦춰진 데 대한 학습 공백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시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되는 6월 모평을 통해 그간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IBT 형식 ‘시범 운영’, 수도권 3000명 규모 = 이번 6월 모평의 가장 큰 특징은 ‘IBT(Internet Based Test)’ 방식이 처음 시범 운영된다는 점이다. 평가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인터넷 기반 시험을 시범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시험장별 방역 대책이나 자가격리 등으로 인해 시험장 입실이 불가능한 응시 희망자에 한해 사전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시범 운영’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IBT 방식 시험은 제한적으로 실시된다. 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코로나19 지역 감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에서만 실시되며, 인원도 제한한다. 평가원은 3000명 수준에서 IBT 방식 시험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IBT 방식으로 모평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성적은 전체 성적 반영 시 제외한다. 평가원은 시험 당일 발열 등이 발생해 IBT 시험을 신청했음에도 응시하지 못한 수험생이 나오는 경우 스스로 작성한 답안을 ‘온라인 답안 제출 홈페이지’에 시험 하루 뒤인 19일 오후 9시까지 제출하면 별도 성적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전체 성적 반영에서는 제외할 방침이다. 

IBT 시험 운영 관련 세부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평가원은 “(IBT 시험은) 매 교시별 시험 종료 후 인터넷 기반 시험(을 실시하는 방식)”이라며 “접속 사이트와 답안 제출방법 등의 세부사항은 대상이 되는 수험생에게 별도 안내한다”고 했다. 

■지원자 48만 3286명 ‘대폭 감소’…‘학령인구 감소’ 영향 = 이번 모평 지원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어든 점도 특징이다. 이번 6월 모평 지원자는 모두 48만 328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5만 6897명이 감소했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고3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드는 ‘학령인구 감소’ 현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원자를 유형별로 보면, 학령인구 감소 현상을 반영하듯 재학생의 감소 규모가 더 컸다. 재학생은 41만 6529명으로 4만 5556명 줄었으며, 졸업생 등은 6만 6757명으로 전년 대비 1만 1341명 감소했다. 다만, 전체 지원자 가운데 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86.2%로 전년 대비 0.7%p 늘어난 반면, 졸업생 등은 13.8%로 줄었다. 

■‘자연계 선택’ 늘어났나? 가형 선택비율 증가, 탐구는 엇비슷 = 영역별 지원자는 △국어 48만 1413명 △수학 가형 19만 2620명 △수학 나형 28만 7223명 △영어 48만 1418명 △사회탐구 25만 9334명 △과학탐구 21만 2243명 △직업탐구 1만 485명 △제2외국어/한문 5만 9839명이다. 한국사는 필수 응시영역이기에 전체 지원자와 동일한 48만 3286명이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수학 가형 응시자 비율이 다소 높아진 반면, 나형 응시자 비율이 낮아졌다. 전체 6월 모평 지원자 43만 3286명과 비교했을 때 가형을 선택한 경우는 39.9%, 나형을 선택한 경우는 59.4%다. 지난해 가형 선택이 37.8%, 나형 선택이 61.5%였던 것과 비교하면, 나형 인원들이 가형으로 고스란히 이동한 모양새다. 

가형 선택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자연계열 수험생이 그만큼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의대 등의 인기가 워낙 높아 ‘재도전’에 나서는 경우가 빈번하며, 올해 정부가 첨단학과 학생 정원 증원에 나서는 등 자연계열에 ‘호재’가 많다는 점이 자연계열 수험생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단, 아직 속단은 금물이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선택 비율이 53.7%와 43.9%로 지난해 대비 0.2%p 차이에 불과하며, 오히려 사회탐구 선택이 늘어난 상황이기에 실제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늘어난 것인지는 ‘반수생’ 등이 본격 등장하는 9월 모평까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표 변경, 접촉 최소화 위해 점심시간 연장, 영어부터 20분 연기 = 이번 6월 모평은 예년에 치러진 수능·모평 등과 달리 시간표에 약간 변화를 줬다. 국어영역이 오전 8시 40분부터 10시, 수학영역이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2시 10분까지 실시되는 것은 동일하지만, 이후 영어부터는 시험 시간이 20분 뒤로 밀린다.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영역 70분, 한국사와 탐구영역 102분, 제2외국어/한문 40분 등 영역별 시험 시간은 동일하다. 한국사 영역을 30분간 실시한 후 문제지를 회수하고, 탐구영역 문제지를 배분하는 시간 10분이 주어지는 점도 같다. 

다만, 점심시간을 20분 연장함에 따라 영어 시작 시간이 오후 1시 10분에서 오후 1시 30분으로 20분 늦춰진다. 이후 실시되는 다른 영역들도 모두 20분씩 늦게 시험이 시작된다. 한국사는 오후 3시 10분, 탐구 1교시는 오후 3시 50분, 탐구 2교시는 오후 4시 22분, 제2외국어/한문은 오후 5시 20분에 각각 시험이 시작될 예정이다. 

시험 시간표가 예년과 달라진 것은 ‘학생 간 접촉 최소화’를 위해 내린 조치다. 평가원은 “이번 모평은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고1 대상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와 동시에 시행된다.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20분 연장하고, 이후 시험 시작 시간을 20분씩 늦춰 시행한다”고 했다. 

■수험생 ‘총력 기울여야’ 수준 파악, 학습계획·지원전략 기준점 = 6월과 9월, 1년에 두 차례 실시되는 모평은 수험생들의 수능 준비와 시험 출제 과정 전반을 돕기 위해 시행되는 시험이다. 평가원은 “수험생에게는 수능 준비도 진단과 보충, 문항 수준 및 유형에 대한 적응 기회를 제공한다. 모평 출제·채점 과정에서 개선점을 찾아 (이를) 2021학년 수능에 반영한다”고 했다.  

기존에도 중요한 시험이었던 모평은 올해 들어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해진 양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앞서 치러졌어야 할 학평 가운데 일부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고, 등교개학이 늦어지며 수업 일수가 줄어드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학평 등을 통해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파악하고 학습 계획을 세우는 ‘정석’조차 고3 학생들은 이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검증할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다 보니 ‘사설 모의고사’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18일 실시되는 6월 모평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시될 수능의 출제경향과 난도 파악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본인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향후 실시될 수시모집의 지원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먼저 수험생들은 6월 모평을 통해 올해 수능의 출제경향과 난도 파악에 집중해야 한다. 새롭게 등장하는 문제유형은 없는지, 고난도 문제 등의 출제 경향은 어떠한지 등을 통해 올해 수능이 어떻게 출제될지를 엿볼 수 있다. 고3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학습해 온 반면, 졸업생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세대이므로 바뀐 출제범위에 대해 면밀히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9월 모평은 수능 난도 조절을 위한 목적이 강한 반면, 6월 모평은 문제 유형을 테스트하는 경우가 많다. 출제진도 수능과 겹칠 가능성이 높다. 점수에 매달리기보다는 문제 유형과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본인의 객관적인 수준을 파악하는 것도 필수로 해야 할 일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실시될 수시모집 지원전략도 세워야 한다. 이만기 소장은 “6월 모평 결과를 직시하고 이상과 현실을 냉정히 분석해 수시·정시에서 실현 가능한 목표 대학을 설정해야 한다. 수학과 탐구 선택과목도 확정 지어야 한다”며 “고3이 6월 모평에서 얻은 성적보다 수능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는 비율도 25% 내외에 불과하다. 이 점을 알고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지원전략을 세울 시에는 모평 성적뿐만 아니라 다른 평가요소도 모두 고려해 지원 대학을 정하는 것이 좋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모평 결과를 토대로 내신 성적과 대학별고사 준비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모평 결과가 나오면, 정시에서는 어느 대학까지 지원 가능한지를 파악한 후 수시 지원 대학을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 

실망은 금물이다. 6월 모평은 어디까지나 ‘연습’일 뿐 수능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능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성적이 오르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이영덕 소장은 “6월 모평은 졸업생까지 참가하는 시험이기에 교육청 모의고사보다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영역별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학습 방향을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을 남겼다. 

이번 6월 모평의 채점 결과는 내달 9일 나온다. 평가원은 21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아 22일부터 29일까지 이의심사를 실시한 후 29일에 정답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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