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억제단백질 LATS2에 붙는 당분자 ‘오글루넥’이 암 무한증식 일으키는 기작 규명

[한국대학신문 이다솜 기자] 연세대학교(총장 서승환) 조진원 교수(시스템생물학) 연구팀이 종양억제단백질 LATS2의 오글루넥수식화를 최초로 발견하고 이러한 당수식화 현상이 암세포의 무한증식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PNAS: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됐다(제1저자: 김은아 박사).
 
우리 몸의 세포는 이웃한 세포의 수가 증가해 세포밀도가 높아지면 증식을 멈춘다. 간, 폐 등의 조직이 적절한 크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조절 덕분이다. 그러나 암세포는 세포가 과밀한 환경에서도 지속적으로 그 수를 늘려간다. 암세포가 무한증식이 가능한 것은 세포의 증식을 조절하는 ‘히포신호전달(Hippo signaling pathway)’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조진원 교수팀은 히포신호전달의 중심인자인 종양억제단백질 'LATS2'에 당분자의 일종인 오글루넥(O-GlcNAc)이 달라붙으면 LATS2의 활성이 억제돼 히포신호전달을 지속적으로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훨씬 많은 포도당을 흡수한다. 따라서 포도당을 원료로 하는 오글루넥수식화의 비정상적인 증가는 여러 암세포에서 관찰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암세포 내의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오글루넥수식화를 억제시켰을 때, 히포신호전달의 최종 단백질인 전사인자 YAP/TAZ가 핵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YAP/TAZ의 직접적인 억제자인 LATS2의 오글루넥수식화를 조사한 결과, LATS2의 특정 아미노산 잔기(436번째 아미노산인 트레오닌)에 부착된 오글루넥이 LATS2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MOB1단백질과의 결합을 억제해 LATS2의 활성화를 막았다. 실제로 그 자리에 오글루넥이 붙지 않는 LATS2 돌연변이의 경우 LATS2의 활성이 증가해 종양의 성장을 반 이상 감소시켰다.

LATS2는 YAP/TAZ의 직접적인 저해자이기도 하지만 YAP/TAZ가 발현시키는 단백질이기도 하다. 즉 LATS2는 YAP/TAZ의 활성을 일정수준으로 지속시켜주는 음성피드백의 핵심단백질인 셈이다. 따라서 조진원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암세포에서 히포신호전달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한편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집단연구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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